[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완수] 국회의원님, 검사님, 기자님.이들은 누가 뭐라고 해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들이다. 대한민국은 이들 세 집단 사람들에 의해 좌지우지된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온 나라를 광기에 빠뜨렸던 최근 몇 달 동안의 조국 전 법무장관 사태를 보면서 이들 세 집단 사람들의 위세와 위선을 새삼 읽게 된다.하나, 이들은 하나같이 똑똑하고 잘 나가는 사람들이다. 국회의원님. 그들은 명문대학 나와 장차관을 지내고, 고위 판·검사를 지냈으며, 언론인으로 이름을 날리고, 운동권에서 명성을 쌓고, 노동계를 호령하고,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인권] 한국사회에서는 ‘한 사람만 거치면 다 연결 된다’는 말이 통한다. 그것은 세상이 좁다는 뜻이며 인간관계가 촘촘하게 엮어져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결국 이런 저런 인연을 찾으면 다 연결고리가 된다는 함의다. 그래서 연(緣)과 맥(脈)이 사회생활의 중요한 경쟁력으로 간주되고 있다.그러고 보면 한국은 개인들 간의 상호 작용이나 영향이 상당히 작용하는 집단 역동성(Group Dynamics)이 강한 사회다. 실제로 한국 사람은 평균 3.6명만 거치면 다 아는 사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이게 비단 한국에만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이인권] 누구나 개인이 활동하고 있는 분야를 올바로 파악하려면 우선 그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그와 함께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회문화체계에 대한 이해력과 적응력을 길러야 한다. 한 사회의 문화체계는 생명체처럼 끊임없이 성장하며 진화하게 되어 있다.우리가 생활하는 사회나 조직의 주변 환경이 너무 급속하게 변하는 데다 전문지식도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생각이나 행동이 유연하고 탄력적이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신축성 있는 예지를 갖추는 것이 돋보이는 세상이 되어있다.그런데도 사회에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인권] 미국의 문학가 마크 트와인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도 그 아이디어가 성공할 때까지는 괴짜일 뿐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은 아무것도 생각지 않는 것’과 다름없음을 강조했다.그래서 아이디어는 무한한 상상력의 발로라 할 수 있다. 그 상상력이야말로 아인슈타인의 말대로 지식의 한계를 뛰어 넘으며 세상의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다. 그만큼 상상력은 중요하다. 상상력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창의력’이라는 말과도 통한다.그러나 냉철하게 생각해보면 상상력이 무한대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 = 이인권] 한 개인의 힘은 미약하다. 그러나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조직’이라는 힘은 막강하다. 조직은 팀이고 시스템이기 때문이다.영어에 "You can not beat the system" 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조직과 싸워 이길 수 없다"는 의미다. 조직이 갖고 있는 파워를 가리킨다.개인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러나 그 개별적인 힘이 모여 시스템의 에너지가 되면 세상에 못 할게 없다. 그 조직의 에너지가 우주선을 만들기도 하고, 100층이 넘는 건물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최충웅] 올 새해도 미디어정책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지난 해 인수위원회 과정을 거치지 않은 정권교체로 인해 방송통신 분야의 조직개편과 업무조정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벌써부터 정부조직 개편안이 나돌면서 방송과 통신 분야 진흥과 규제를 나눠 맡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와 과기정통부의 역할 조정이 초미의 관심사이다. 제4기 방통위 출범 이후 내부에서는 과기정통부의 통신정책과 유료방송 분야가 방통위로 합쳐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그런가 하면 과기정통부에서도 기존의 역할 강화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으로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김필수 교수] 매년 발생하는 자동차 화재는 5천 건이 넘는다. 매일 13~14건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운전 도중 한두 번은 목격할 정도로 차량 화재는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친지가 대상이 될 수도 있고 내 자신의 차량도 해당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차량 화재가 겨울에 집중된 이유도 여러 가지가 해당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 차제의 결함도 완전히 예외일 수 없으며, 차량 관리적 문제로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차량 화재는 우선 90% 이상이 발화지점으로
“다음 법꾸라지를 향해”
“암도 없는가? 안에 계신가요?”뜻밖에도 임실댁이었다. 붉은색 고무통을 머리에 이고 문간에서 빼꼼히 들여다보고 있던 임실댁이 황씨와 눈이 마주치자 배시시 웃으며 마당으로 들어섰던 것이다.“집에 계셨고만요.”“아니, 임실댁 아니요! 임실댁이 여긴 워쩐 일이다요?”“그냥 지나다가 들려봤어라, 성님 계실 때도 들려 쉬어가곤 혔는디, 성님 생각도 나고 혀서.....”그러고 보니 아내가 떠난 후 간만에 보는 임실댁이었다. 전보다 허리가 좀 굽어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강단 있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마당으로 들어선 임실댁은 머리에 인 고모통을 토
비가 그치자 옥정호에서는 부옇게 안개가 피어올라왔다. 안개는 마을도 마을 주위로 내려뻗은 산자락도 순식간에 삼켰다. 창문을 통해 내다보이는 국사봉도 하얗게 오르는 안개에 가려져 숨이 막히게 적막했다. 황씨는 망원경을 손에서 내려놓고 창가에서 돌아섰다. 끙, 가는 신음을 뱉으면서. 아내가 누워있는 뒷산 국사봉 자락이 안개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황씨가 아침마다 망원경을 들고 산을 올려다보는 건 아내가 떠난 뒤 그의 습관이었다. 아니, 이젠 망원경을 들지 않는 날도 가끔 있기는 했다. 그게 언제부터였는지 모르지만. 하마터면 오
얼굴에 와 닿는 바람이 차갑다. 아니, 정확한 농도를 느끼지 못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코트 깃을 세우고 얼굴을 묻는다.다행히 오이도남자가 기대고 서 있는 봉고차는 각설이마당을 등지고 서있다."날씨가 꽤 춥지요."순간, 차에 기대고 있던 그가 몸을 곧추 세우고 멍하게 날 쳐다본다. 오이도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인지? 오이도 마당에 섰을 때와는 전혀 다른 쌩한 표정이다."오이도!""....?""대보름날의 오이도 저 기억나지 않으세요?""....?""그쪽이 그랬잖아요! 한집안에서 부부가 너 따로 나 따로 따로따로 산
커피숍에 들어서자마자 난 창가를 찾아 앉는다. 역시 제대로 자리를 잘 잡았다는 생각이다. 생각대로 각설이마당이 잘 보인다. 아니, 바로 그 남자, 오이도남자의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 순간 나도 모르게 마른침이 삼켜진다. ‘아아, 저 남자가 날 이곳으로 부른 것인가. 저 깡마르고 볼품없는 남자가. 왜, 무엇 때문에...’강렬하게 솟구쳐 오르다가도 어느 순간 소르르 잠겨 한기마저 느껴졌던 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걸 감싸 안을 듯 넓은 품이 느껴졌던 바다. 그런 것인지.푸른 브라와 미니스커트 한 장으로도 충분히 자신감 있어 보이는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이재인] 필자는 시골에 귀촌자로서 여섯 마리의 닭을 정원 한구석에 작은 닭장을 마련, 기르고 있다. 처음에 암탉 한 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우리에 가두지 않고 방사하여 자연산으로 달걀을 주워 먹을 요량으로 키워왔다. 그런데 이 토종닭이 알을 낳더니 알을 품었다.주인의 이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정확히 21일이 지나서 병아리 다섯 마리가 태어났다. 그것도 감격을 했다. 그런데 웬걸 이중 두 마리를 산짐승이 물어갔다. 흔적도 없이……. 고민 끝에 병아리가 일주일 먼저 부화한 곳을
남편의 방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본다. 엉망이다. 하긴 있는 대로 옷을 다 꺼내놓고 입으니 방안이 엉망일 수밖에 없다. 정리를 할까 하다 아차, 관둔다. 남편은 저렇게 옷을 늘어놓고 입는 걸 자기 나름의 정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난 다시 남편의 방문을 닫고 내 방으로 들어온다.'아줌씨! 아닌 척 하지만 나는 얼굴만 보면 금방 알 수 있당게로.'갑자기 오이도남자의 실루엣이 내 머릿속을 파고든다. 아니, 갑자기가 아니다. 그를 본 이후로 내내 난 그 남자만을 생각하고 있다.'아직도 오이도엔 그가 있을까? 오이도
남편과 난 결혼 10년 만에 처음으로 마당이 딸린 이집을 마련하였다. 10년 넘어 마련한 이 집으로 이사를 온 날부터 남편은 전과달리 몰라보게 퇴근이 빨라졌다.새집 꾸미는 재미에 푹 빠진 것이다. 처음엔 나도 그런 남편을 보며 좋아라했다. 헌데, 벽지를 갈고 페인트를 칠할 때만 해도 손뼉을 치며 반겼던 일이 그렇게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니었던 것이다.남편이 전구를 갈아 끼우고 낡은 벽에 페인트를 칠해 놓았을 때 너무 호들갑스럽게 추켜세우지만 안 했어도 어쩌면 남편은 딱 거기에서 일을 멈추었는지 몰랐다.그러면 이렇게 일이 커지지 않았
각설이마당을 벗어나고서야 난 상당히 시간이 흘렀다는 걸 알았다. 어느새 해가 바다 끝에 걸려 서쪽하늘은 온통 붉은색이었다. 태양이 잠긴 바다역시도 붉게 물들어 있었고 검은 갯벌도 오이도남자를 보는 사이에 사라져있었다. 대신 기운차게 들어찬 물이 방파제 아래까지 올라와 철썩이고 있었다.그 위를 한낮보다 더 차가워진 바람이 달리고 있었다. 오이도남자, 그리고 철썩이는 바다, 순간 난 잠시 길 잃은 미아처럼 당혹스러웠다. 갑자기 돌아갈 곳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그 모든 풍경들이 손에 닿지 않는 창문 너머의 그림 같았다. 현실감이 느껴지지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이재인] 우연한 기회에 친우를 방문했다. 친구가 어디에선가 헌책을 받아 정리하고 있었다. “어디서 이렇게 좋은 책을 기증 받았어요?” 친구는 가감 없이 말했다. “대학도서관에서 폐기처분하는 도서인데 받고 보니 좋은 책, 새 책도 있어 나름 좋기는 한데 좀 말하기 거북해…. 이런 책도 있어….”친구가 주워들은 책은 발간된 햇수로 3년도 안된 역사책이었다. 3년도 안된 책을 고서로 폐기한다는 데에는 대학도서관에 문제가 있다고 느껴졌다. 필자도 대학에서 정년 퇴직시 1만권이 넘는 희귀 장서
"흐 응! 언니는 이런 구경 처음인 것 같어! 뭐, 우리가 항상 오는 것도 아니야, 오늘만 특별히 나왔어, 언니는 오늘 운 좋게 잘 나온 거야, 그러니까 딴 데 가지 말고 여기서 놀다가 가. 어, 비껴요 비껴! 오빠, 궁뎅이 좀 치워봐, 하이고, 궁뎅이도 크기도 혀. 후딱후딱 좀 일어나봐, 우리 언니 좀 들어가게.""어머! 싫어요. 아, 아니라고요. 나 난, 싫다고요...."그러나 빨간원피스는 사람들을 헤집고 버팅기는 날 공연장 제일 앞쪽에 앉혀 놓고 말았다. 사람들이 그런 날 쳐다봤다. 빨간원피스의 수선스런 몸짓에 울상으로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박종민] 둘이 서로 눈을 마주보고, 손을 잡고 함께 걷고, 같이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다정히 얘길 나누고, 같이 놀고 여행을 하고. 그렇게 사랑은 실천하고 실현하는 것입니다.둘이 굳게 약속하고 그 약속을 제대로 잘 지키면서 아끼고 보듬기를 이천하고 이행하는 것입니다. 소설 ‘어린왕자’로 명성을 날린 프랑스의 소설가 생텍쥐페리는 “사랑은 서로 마주보는 게 아니라 함께 같은 곳을 바라다보는 것”이라 했습니다.둘이서 생각을 같이하고 뜻을 같이하며 둘이 함께 한 곳을 바라다보며 같이 한마음으로 미래를 열어 나가라
오이도로 들어가는 도로는 상당히 막혀있었다. 하지만 받아놓은 시간 약속도 없는 상황이라 난 그런 것에는 무감각했다.그보다 서듯 기듯 어기적거리며 들어선 오이도는 내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상큼함은커녕 물방울 하나 튕겨내지 못하는 바다였다. 그런 바다를 보려했던 건 아니었는데. 좁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즐비한 상가와 마주한 바다는 시끄므레한 뻘을 드러낸 채 벌러덩 누워있었다.뻘 안에는 검은 폐타이어와 비닐 등이 군데군데 흑점처럼 박혀 마치 중병 앓는 환자처럼 초췌해 보였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도, 검푸른 먹빛의 일렁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