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한국 첫 우주인’, ‘세계 49번째 우주인’ 그 감격스러운 영예를 안은 이소연(30)씨는 현재 우주에서 과학실험에 몰입 중이다. 우주에 도착한 후 모스크바 임무통제센터와의 화상통신에서 이소연씨는 “국민들이 지켜보는 동안 최선을 다해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 보여드리겠다. 대한국민 모두가 우주에 오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지원자 3만6천206명 중에서 최종후보 2인이 되기까지, 그리고 예비우주인에서 탑승우주인이 되기까지의 우주인 이소연을 집중 조명해 본다.


한국최초 우주인이 탄생하기까지
지난 8일 이소연(30)씨가 탑승한 소유즈 TMA-12는 발사 당시 지축을 흔드는 굉음과 화염을 뿜어내며 그 위용을 자랑했다. 소유즈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면서 우주항공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세계에서는 49번째로 우주인이 된 것이다.
이씨는 우주정거장(ISS)에서 9박 10일 동안 머물며 18가지 과학실험과 한국우주식품으로 여는 만찬, 방송 출연, 국제우주정거장 투어 등의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
이씨가 국내 최초의 우주인이 되기까지 2년간의 치열한 선발과정과 혹독한 훈련이 있었다.
지난 2006년 4월 21일 우주인 선발 후보접수를 시작으로 그녀의 2년간의 대장정은 시작됐다. 지원자는 3만6천206명. 첫 관문인 기본 서류 평가에서 2만6천여명이 탈락하고 남자 8천691명, 여자 1천467명이 기초체력평가 참가자격을 얻었다.
같은 해 9월 2일 서울 등 전국 6곳에서 실시된 3.5km 달리기 기초체력평가에서는 참가자 중 149명만이 탈락했다.
이어 10월 13일에 열린 영어와 상식 필기시험, 기본 신체검사에서 후보가 245명으로 대거 압축됐고 같은달 27일까지 임무수행능력평가, 심층체력평가, 정신 심리검사 등의 시험을 거쳐 2차 후보는 총30명으로 줄었다. 

 


과학에 대한 ‘열정’이 ‘한국 최초 우주인 탄생’시켜
태권도 3단 실력에 수영 마라톤 농구 등 운동 만능


3차 선발 과정 첫 단계는 우주인 적합 여부를 판단하는 정밀 검사. 충북 청주 공군 항공우주의료원에서 3박4일간 정밀 신체검사가 이뤄졌고 중력 가속도 테스트 등 우주 적성 평가와 추론능력, 위기관리능력, 발표력, 과학실험능력 등에 관한 심층 개별면접, 상황대처능력평가도 이어졌다.
3차에서 10명이 선발됐고 한번 더 합숙평가를 거쳐 8명으로 좁혀졌다.
2006년 12월 25일 TV로 생중계된 최종선발에서 6명을 대상으로 한 대중친화력 평가를 통해 고산·이소연씨가 최종 우주인으로 선발됐다.
두 우주인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러시아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에서 6개월간의 훈련을 받았다. 6개월간 러시아어 구사능력, 중력가속도적응훈련, 지상생존훈련을 수행했다. 9월 5일 한국 우주인 선발협의체는 실습훈련 등에서 더 나은 평가를 받은 고산씨를 한국 첫 탑승우주인으로, 이씨는 예비우주인으로 선정됐다.
두 우주인은 작년 11월부터 4개월간 탑승우주인과 예비우주인 팀으로 나눠 다른 우주인들과 훈련을 했다.
그러나 고산씨가 지난해 9월과 올 2월 훈련 교재 관련 규정을 반복 위반해 탑승우주인이 이씨로 교체되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 측은 우주인 교체를 요구했고 한국 항공우주연구원의 우주인관리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여 탑승 우주인을 이씨로 돌연 교체했다. 이에 두 우주인은 탑승우주인 교체 사실을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소감문을 이메일로 보냈다. 이씨는 “그 어느 때라도 임무가 바뀌게 됐을 때 빠르게 대처해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수 있는 우주인이야 말로 최고의 우주인일 것”이라며 “대한민국 최초 우주인으로서 노력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변함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국최초우주인은 혼자 우주정거장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꿈을 싣고 가는 것이다.”고 했다.
또 고산씨는 “부끄럽지 않은 우주인이 되기 위해 조금 더 많이 보고 다 많이 배워가려고 노력했는데 러시아측이 정해놓은 선을 넘는 불찰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연방우주청은 우주인 교체에 대해 “고씨는 스파이가 아니라 조금 더 공부하기를 원했을 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과학계에서는 갑작스런 임무 교대에 많은 우려를 제기했으나 이 씨는 지난 달 말 실시된 탑승우주인 평가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다.
지난 7일 이씨는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묻는 질문에 “ISS에 도착하면 ‘와우’라고 소리칠 것 같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의 꿈을 안고 이곳에 왔다’고 말하고 싶다.”며 우주비행에 강한 자신감과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 최초 우주인 이씨가 탑승한 '소유즈 TMA-12' 우주선은 안정적으로 우주궤도에 진입해 성공적인 우주탐험을 계속하고 있다.
소유즈 우주선과 도킹에 성공한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우주공간에서 인간 장기체류, 우주과학실험, 우주활용 연구를 위해 미국, 러시아, 일본, 캐나다, 브라질 등 세계 16개국이 참여, 지난 98년부터 2010년까지 약 40조원이 들어가는 대형경제사업이다.
이번 한국 최초 우주인 탄생으로 인해 우주산업은 한국경제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더욱 각광 받을 전망이며 이미 아시아에서 제일 먼저 우주사업을 시작한 일본은 로켓·위성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한편, 8일 우주탐험을 시작한 이소연 씨는 우주에서의 임무를 마치고 4월 19일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한국시각으로 오후 2시 20분경 국제우주정거장을 출발하여 오후 5시 38분경 카자흐스탄 초원지대로 귀환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우주인 영광 안아
이씨는 야무진 외모만큼이나 말솜씨도 당차다. 어려서부터 유독 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광주 과학고를 거쳐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그러던 어느날 이씨는 우연히 우주인을 선발한다는 기사를 읽게 된다. 과학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그는 꿈만 같은 기회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고 한다. 또 이공계가 침체되는 현실에서 '과학'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한 것. 
과학에 대한 그의 열정은 결국 우주인 후보로 최종 선발되는 행운을 안겨줬다. 2명의 우주인 후보 가운데 1명으로 선발됐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했던 이씨.
그러나 행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당초 우주선 탑승자로 선정됐던 고산씨가 훈련도중 규칙을 어긴 것이 발단이 돼서 최종 탑승자가 이소연씨고 전격 교체된 것이다. 우주선 발사 불과 1개월 전의 일이다.
이 덕분에 이씨는 전국민의 주목을 받는 가운데 8일 소유즈 우주선에 몸을 싣고 우주로 떠날 수 있었다. 우주선 발사 막바지에 남자도 아닌 여자의 몸으로 탑승자로 결정된데는 남자 못지않은 강한 체력이 뒷받침됐기 때문. 이미 후보자로 선발되면서 인정받은 체력이긴 하지만, 이씨의 체력은 남다르다. 태권도 공인 3단을 비롯해 조깅, 수영, 마라톤을 즐겼고, 대학재학 시절 농구동아리 매니저를 할 정도로 활동적이다.
뿐만 아니다.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아 관련 수업을 듣거나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하고 화장품 회사에서 제품 품평, 용기 디자인 및 브랜드 이미지 관련 자문을 하는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한 적도 있다. 밴드 보컬리스트로 활동한 적도 있다.
준비된 '우주인'에서 행운까지 따라준 이소연씨. 그는 우주에서 돌아오면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이 "어머니가 해주는 콩국수"라고 말할 정도로 지극히 소박한 대한민국 젊은 여성이다.
모 언론은 첫 우주인 배출을 통해 4800억 정도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보도했지만 일각에서는 과연 10일간의 1회성 실험으로 얻을 수 있는 성과가 얼마나 되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더욱이 이 씨가 정식 우주임무에서 제외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인이 아닌 우주비행참가자로 정의하면서 논란은 더욱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국정부는 우주 발사체 기술에서 미국을 압도하고 있는 러시아 측이 이씨를 공인 우주인 자격자로 이미 인정한 만큼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우주청 가가린우주인훈련센터는 이미 지난달 탑승우주인 이씨와 예비우주인 고산씨에게 공인된 우주인 자격증을 수여한 상태다.
현재까지 우주인 배출을 위해 국내에서 소요된 비용은 200억원의 훈련비와 탑승비를 비롯, 아파트 한 채값에 달하는 우주복 5억원(1벌)을 포함하면 총 310억원 정도다. 그중 260억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것이다.

 

 이소연, 우주에서 어떤 실험 하나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씨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성공리에 도착해 임무를 시작하게 됐다.
그렇다면 그녀는 우주에 머무는 10여일 동안 어떤 일을 하는 것일까. 그녀는 우주비행 사흘째인 10일 소유스 우주선이 ISS와 도킹하면 19일까지 머물면서 우주 무중력 공간에서만 가능한 다양한 과학실험을 전개하게 된다. 이 씨가 수행할 연구는 청소년 교육 자료로 활용할 교육실험 5가지와 산업적, 경제적 활용가치가 높은 기초과학 실험 13가지 등 총 18가지다.
특히 교육실험에는 청소년들이 평소 궁금해 하던 것들이 많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물은 지구와 우주에서 어떻게 다른가’ ‘무중력 상태에서도 글씨가 써지는가’ ‘지구와 우주에서의 표면장력 차이와 원리’ ‘우주에서 물이 어는 과정은 지구와 어떻게 다른가’ ‘지구와 우주에서 각각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비교해 중력이 식물생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기초과학실험에서도 경제적. 산업적 활용가치가 있는 실험을 한다.
그 중 우주저울을 가지고 가서 그 실효성을 실험한다. 이 저울은 무중력 환경에서 5㎏ 이하 물체의 무게를 오차 0.5g 수준으로 측정할 수 있다.
ISS의 소음문제를 파악해 개선하기 위한 실험도 관심을 끈다. 방음재는 대부분 불에 잘 타는 것이어서 ISS에는 별다른 방음장치가 없기 때문에 소음은 우주인에게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다.
첨단 식품가공기술로 국내에서 개발된 우주김치와 라면, 홍차 등 우주식품들은 이번 우주임무 중 우주인 식단과 만찬에 오름으로써 한국 음식의 세계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초파리를 이용한 중력반응 및 노화유전자 탐색 실험도 병행한다. 또한 우주공간에서 사용할 소형 생물배양기, 우주시대에 대비한 차세대 메모리소자 실증실험, 무중력 상태의 제올라이트와 금속-유기다공성 물질 결정 성장 등도 학계와 산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모든 실험들은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이 씨가 우주에서 귀환하면 우주인 생활모습과 함께 실험결과를 CD로 제작해 전국 초.중.고교에 교육자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