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알코올 중독·자살 상담 증가
코로나19 이후 악화...원인은 ‘경제’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청년층 알코올 중독 환자 수와 자살 상담 건수가 이전보다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이 특히 20~30대 청년들의 정신건강을 극도로 악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뉴스포스트 강은지 기자)
(그래픽=뉴스포스트 강은지 기자)

22일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치료를 받은 환자는 지난 2017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899만 5562명으로 900만 명에 달한다. 이들 중 우울증 환자는 474만 4281명, 불안장애 환자는 425만 1281명이다.

우울증 환자는 2017년 67만 9997명에서 2018년 75만 1774명, 2019년 79만 6141명, 2020년 83만 7541명, 지난해 91만 430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다. 불안장애 환자 역시 2017년 63만 3504명, 2018년 69만 560명, 2019년 71만 7840명, 2020년 74만 7148명, 지난해 81만 8869명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특히 백 의원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과 지난해 젊은 층 환자 증가 수에 주목했다. 20대가 42.3%로 가장 증가했다. 이어 10대 이하 33.5%, 30대 24.9%, 10대 22.1% 순이다. 여기서 환자 수가 적은 연령대인 10대 이하 어린이들을 제외하면 사실상 20~30대 환자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백 의원은 “코로나19와 경기침체, 과열된 입시와 스트레스, 그리고 사회 양극화 심화 등 우리 국민들은 우울감과 불안한 현실 속에 살고 있다”며 “특히 이 나라를 이끌어갈 젊은 층 중심 층에서 우울·불안증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픽사베이)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픽사베이)

정신건강 악화 극단에 몰린 경제인구

젊은층의 정신건강 악화를 우려하는 통계나 연구결과는 더 있다. 특히 연령대 중 사회 활동이 가장 활발한 30대 청년들의 정신건강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넘어 알코올 중독, 자살 생각 등 극단적으로 악화하고 있어 우려가 커진다.

서울시 자살예방센터는 이달 19일 30대의 심리상담 건수가 건수는 2018년 5455건, 2019년 5009건, 2020년 4788건으로 줄다가 2021년 7511건으로 56.9%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상담 건수가 적은 10대가 2020~2021년 514건에서 852건으로 65.8% 오른 것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증가율이라고 설명했다.

중·노년층의 전유물인 줄만 알았던 알코올 중독도 젊은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이 이달 20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9월까지 알코올질환으로 입원한 20·30대 환자는 103명이었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153명으로 늘었다. 또한 2019년 이후 입원한 알코올 중독자 3,906명 중 15.2%인 594명이 20·30대다.

최강 다사랑중앙병원 원장 역시 젊은 층 환자 증가에 경제 문제를 원인으로 봤다. 경제난으로 정신건강이 악화해 알코올 중독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좁아진 취업문과 코로나19, 경기 침체 등으로 불안한 심리와 스트레스에 가장 쉽게 대응하는 방법으로 음주를 하다 병원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며 “알코올 중독 입원 환자 10명 중 1.5명이 청년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정적 감정 조절 능력을 제대로 다스리기 위해선 술이 아닌 운동이나 취미활동 등 다른 대처 방식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그래도 술을 끊기 힘들다면 하루라도 빨리 가까운 지역 중독관리지원센터나 전문병원을 방문해 도움을 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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