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독선 탈피...'지속가능성' 위해 환경과 동조화가 필요
이제 ESG는 인류가 지켜가야 할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가치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이인권 문화커뮤니케이터] 인간계과 자연계는 상호공존의 관계에 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무한성을 갖는 자연계와 유한성을 갖는 인간계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어 서로 비교할 수가 없다.

창조론에 따르면 자연계를 구축하고 나서 인간계가 구축됐다. 그래서 인간계가 존재하지 않아도 자연계는 존속될 수 있지만 자연계를 떠난 인간계는 상상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인간계와 자연계는 상호 보완적 관계 속에서 건강한 ‘지속가능성’을 찾아내야 한다. 하지만 인간계는 매우 영특한 생명체 집단으로서 자신들만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해 왔다. 그래서 자신들만의 삶을 위해 과학, 기술, 산업 등의 미명 하에 물질문명을 일궈냈다.

18~19세기 제1차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인간계의 끝없는 질주는 위대한 업적을 이뤘다. 이제는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인간의 기능과 역할을 대체하는 단계까지 접어들었다. 그러면서 자연계는 인간계와 유리되면서 역기능을 내기 시작했다. 자연계로부터 위기에 직면한 인간계는 이제 ‘리스크’를 체감하면서 자연계의 가치를 깨닫기 시작했다.

인간계의 대각성이 바로 ‘ESG'다. 80억 인류를 포용했던 ’지구환경‘으로 상징되는 자연계가 인간의 독선에 반기를 든 것이다. 대기오염, 생태환경 파괴 등 지구의 물리적 공간이 신음하면서 인간계에 반격을 개시했다. 이는 지구촌 곳곳에서 빈발하는 역대급 자연재해가 말해준다. 인간계는 이 같은 상황에서 우선 ’탄소중립‘(넷제로)을 절체절명의 해결 과제로 내세웠다.

지금 인간계의 핵심 주제는 ESG다. 모든 건 ESG로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 인간의 삶의 질에 근본이 되는 경제 산업 활동에서 ESG는 지상의 실현 가치다. 이제는 그것을 인정하고 실행해야 하는 글로벌 스탠더드가 됐다.

ESG를 분석해 보면 ‘E'(Environment·환경)는 절대적인 명제로 자연계에 대해 인간이 보내는 반성문이다. 반면에 ‘S'(Social·사회)와 ’G'(Governance·지배구조)는 상대적으로 부수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S와 G의 영역은 인간계의 경영활동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터라 새로울 게 없다. 문제는 E를 가장 강조해 맨 앞에 배치한 것은 그만큼 지구환경이 몹시 위태롭고 절박한 지경에 처해 있음을 반증한다.

최근 ‘2022 글로벌 ESG 포럼’이 서울에서 개최됐다. 이 포럼에서 첫 강연자로 나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인간계 vs 자연계'에 대해 언급했다.

“경제성장·사회발전을 추구하는 인간계, 환경이라는 자연계와의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지속 가능 발전을 조망해나가야 한다. 앞으로 올 많은 세대를 위해 지구를 온전하게 유지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도덕적 책임이다.”

전 세계의 인간계를 직접 체감한 반 총장의 이 언명은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강한 메시지다. 건강한 지구환경이 담보되지 않은 그 어떠한 인간계의 성과물들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미래 세대들에게 온전한 지구환경을 전수(傳授)해주지 못한다면 도덕적 책임을 넘어 후세대의 생존권 자체를 박탈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어 ESG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됐던 반 총장의 일화는 더욱 알싸한 생각을 갖게 한다. 그가 로마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기후변화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교황은 ‘신은 어떤 사람도 용서를 한다. 인간 사회는 기분이 좋으면 때때로 용서하지만 늘 용서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자연은 절대 용서를 안 한다’고 했다. 자연계의 속성을 그대로 표현 한 것이다.

이제 인간계는 그동안의 유아독생적 행태에서 벗어나 자연계와 공존을 모색하는 ‘대전환점’(Point of a Great Transition)을 이루어야 한다. 이것은 자연계의 환경과 인간계의 사회·경제 생태계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제  인류는 ESG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 이인권 칼럼니스트는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와 문화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와 예원예술대학교 겸임교수 역임과 ‘예술경영리더십’ ‘문화예술리더론' ‘긍정으로 성공하라’ ‘경쟁의 지혜’ ‘예술공연 매니지먼트’등 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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