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롯데·LG 등 기업규모 클수록 ‘아들’에 승계자산 2배 이상 커

[뉴스포스트= 정소현 기자]그룹의 규모에 따라 후계 상속 성향도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 및 CEO,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LG, 삼성 등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아들’ 위주의 상속이 이뤄졌다. 반면 한진·현대·GS 등 대물림 초기 단계에 있는 그룹들은 오히려 딸의 상속 비율이 더 높은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국내 10대그룹의 후계상속 성향을 살펴봤다.

국내 재벌 기업들은 딸보다 아들을 통해 그룹을 승계, 유지시키려는 의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 및 CEO,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LG, 삼성 등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딸보다 아들에게 많은 재산을 물려주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에 따라 상속 성향 다르게 나타나

CEO스코어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경우 정몽구 회장에게는 정성이·명이·윤이 씨 등 세 명의 딸이 있지만, 이들에게 승계된 자산은 5% 남짓에 불과했다. 장남인 정의선 부회장에게 3조6,000억원의 자산이 승계된 반면 장녀 정성이 씨 등 세 딸들은 1,970억원만 받은 것. 정 부회장은 세 명의 딸들이 받은 것보다 무려 18배나 많은 자산을 물려받았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 역시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사장이 이부진, 이서현 씨 등 딸들보다 2배 가량 많은 2조3,700억원을 물려받았다.

LG는 구본무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씨가 구연경, 구연수 씨 등 두 딸들보다 5배 많은 5,450억원의 자산을 승계 받았다.

삼성, 현대차, LG 등은 아들보다 딸들의 수가 많았으나 승계된 자산 규모는 아들 쪽이 최소 2배 이상 커 아들을 통해 그룹을 지키겠다는 의욕이 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밖에 롯데도 딸보다 아들에게 더 많은 자산 승계가 이뤄졌다. 롯데는 신격호 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씨와 신동빈 회장이 딸들보다 12배 많은 액수인 3조4,970억원을 물려받았다. 신영자·신유미 씨는 2,960억원을 받았다.

신세계와 동부도 정용진 부회장과 김남호 회장 등 아들에게 딸보다 3.5배 가량 더 많은 자산 승계가 이뤄졌다.

CJ는 이재현 회장의 아들딸인 이선호 이경후 씨에게 각각 2,000억원 수준의 비슷한 자산 승계가 이뤄졌다.

반면 한진·현대·GS 등 대물림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그룹들은 오히려 딸의 상속 비율이 더 높은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한진은 조양호 회장의 두 딸인 조현아·현민 씨의 보유주식 가치가 173억원(65.7%)으로, 아들인 조원태 전무의 90억원(34.3%)보다 더 많았다.

현대도 현정은 회장의 두 딸인 정지이 전무와 정영이 씨의 보유주식 가치가 20억8,000만원(63.4%)으로 아들인 정영선 씨의 12억원(36.6%)보다 많았다. GS 허창수 회장의 딸인 허윤영 씨의 보유주식 가치는 423억원(55.4%)으로, 아들인 허윤홍 상무보의 340억원(44.6%)보다 더 많았다. 10개 그룹 전체의 아들 상속비율은 평균 66.4%였다.

한편 20대 재벌기업들의 2세 승계율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현대차그룹이 94.8%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롯데와 LG가 92.2%와 83.8%로 2, 3위를 차지했다. 이어 신세계(78.8%), 동부(77.5%), 삼성(68.9%), CJ(52.4%), GS(44.6%), 현대(36.6%), 한진(34.4%) 순이었다. 이들 10개 재벌기업들의 2세 아들 승계율은 평균 66.4%를 기록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이번 조사의 분석 대상은 국내 상위 20대 재벌 중 아들만 있거나 아들 수가 더 많은 곳을 제외한 10개 그룹으로, 삼성·현대차·엘지·롯데·GS·한진·CJ·신세계·현대·동부 등이다. 상속비율은 9월 7일 현재 총수자녀들이 보유 중인 상장주식(시가 기준)과 비상장주식(순자산가치 기준)의 가치를 합산해 계산한 것으로 알려진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