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조성용 기자] 올 초부터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강동희 전 감독의 ‘승부조작’으로 인해 불법 스포츠도박 혐의로 구속되는 등 파장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용만이 지난 5년간 불법 스포츠도박에 빠져 10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김용만이 그동안 신사적이면서도 교양 있는 이미지를 쌓아왔기 때문이다.

▲ 방송인 김용만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박성진)는 지난 19일 김용만을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로 불러 밤늦게까지 조사를 벌였고 불법 스포츠도박에 10억원이 넘는 돈을 베팅한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용만이 “2008년 가벼운 마음으로 취미 겸 시작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끊을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앞서 검찰은 김용만의 매니저 양모(43) 씨를 같은 혐의로 불러 조사했다. 두 사람은 주로 해외 축구경기의 승패 및 점수를 맞히는 데 한 달에 수천만원씩 쓴 것으로 드러났다. 회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이 넘는 돈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만의 도박 혐의는 검찰이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을 적발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검찰은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개설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김모(35) 씨 등 운영자 2~3명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던 중 김용만의 불법 도박혐의가 드러난 것이다.

김용만은 현재 메인 MC로 활동하고 있는 KBS2 ‘이야기쇼 두드림’, KBS2 ‘비타민’, MBC ‘섹션TV 연예통신’, SBS ‘자기야’, 종합편성채널 JTBC ‘닥터의 승부’ 등 5개 프로그램 측에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며 하차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김용만이 방송사를 가리지 않고 친근한 이미지로 국민들에게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연예인인 만큼 방송가의 충격파가 더 큰 상황이다.

연예인의 도박 소식은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니다. 가장 최근의 예로는 신정환을 꼽을 수 있다. 필리핀 세부의 한 카지노에서 1050만 원으로 해외원정도박을 했고, 그해 9월까지 같은 장소에서 현지 롤링업자로부터 2억 원을 더 빌려 도박을 계속한 혐의로 적발됐다. 신정환은 앞서 2003년 7월과 2005년 12월에도 상습 도박 혐의로 각각 벌금 500만 원과 벌금 700만 원을 선고 받은 적이 있었다.

NRG 출신 가수 이성진 역시 사기 및 도박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500만원형을 선고 받았다. 이 때문에 MBC에선 출연 금지 리스트에 올랐고 여러 방송의 자료 화면에 나올 경우 모자이크 처리되고 있는 상황이다.

개그맨 김준호 역시 해외도박 혐의로 적발돼 1년여 간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에 시간을 가졌다. 이후 방송에 복귀해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예인은 일반인에 비해 도박의 유혹에 훨씬 많이 노출돼 있는 게 사실이다. 일반인들과 달리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 힘들어 여가를 보내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인 레저 같은 경우엔 일반인들에게 얼굴이 노출돼 연예인들이 쉽게 즐길 수 없지만 도박은 일반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없고 어느 정도 신분을 숨길 수도 있어, 연예인들의 입장에선 다른 사람의 눈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즐길 수 있다. 방송을 앞두고 대기실에서 ‘시간 때우기’식으로 삼삼오오 모여서 하기도 한다. 그렇다보니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고, 돈도 딸 수 있는 도박은 연예인들에게 있어 쉽게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그런 식으로 접하다 보니 서서히 도박에 중독되어 헤어 나오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불법 도박은 부도덕한 행위로, 공인의 입장에 있는 연예인들에겐 더 치명적이다. 일반인들이 평생에 걸쳐 모아도 만져보지 못할 금액의 돈을 연예인들은 몇 번의 방송활동으로 쉽게 벌 수 있기 때문에 돈의 액수에 무감각해지고 불법도박의 폐해에 대해 도덕적 가치관이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예인들의 도박 사건에 대한 대중들의 곱지 않은 시선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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