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의혹 투성이 제2롯데월드 헬기 고층아파트 충돌사고로 '난감'

 [뉴스포스트=안유리나 기자]

 
지난 MB정부의 최대 수혜자로 손꼽히던 롯데그룹이 계열사들의 잇따른 잡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가운데 롯데의 숙원 사업으로 알려져 있던 제2롯데월드 건설과 관련해 부실 의혹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엎친데 덥친격으로 지난 16일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아이파크 헬기 충돌 사건이 발생하면서 고층 빌딩 안전에 대한 검증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정관계의 일부 국회의원 조차도 제2롯데월드를 200미터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봇물처럼 터지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롯데 측은 시공사와 시행사 2곳 모두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와 관련 롯데물산 측은 “이미 공사가 진행 중에 있고 안전성 논란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따라서 본지는 다시 불거지고 있는 제2롯데월드 건립에 대해 살펴봤다. 
 
최근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헬기 충돌 사고로 고층 빌딩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롯데그룹의 숙원 사업으로 알려진 제2롯데월드가 연이어 안전성 논란이 일면서 여당에서는 제2롯데월드를 200미터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2롯데월드가 완공 될 경우 지상 123층, 555미터(m) 높이가 된다. 따라서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200미터 수준이면) 50층 보다 조금 모자라는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시뮬레이션을) 해 보자는 것이다. 어쨌든 123층 까지 다 지으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지금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부분이니까 검증을 받아보자”라며 “항공기, 수송기, 정찰기, 심지어 전투기까지 뜨고 내리는 길목인데 만약 충돌이 된다면 피해의 규모, 재앙이 (아이파크 헬기 충돌 사고와) 비교가 안 되는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최고위원은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부분이니까 다시 검증을 받아보자"고 재차 거듭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 최고위원은 “안전 검증 자체에 대해서 여러 가지 문제 제기가 많았고, 단 9일 만에 어떻게 보면 믿을 수 없는 조사를 했다”라며 “만약 받아보고 진짜 문제가 있다면 과연 롯데그룹이라고 한들 국민들의 생명을 엄청나게 희생시킬 수 있는 일을 강행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허가 당시 논란이 가중됐던 것을 재차 강조하며 이 최고위원은 “물증이 없으니 공개적으로 함부러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들 짐작하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그동안 제2롯데월드는 허가가 날 때부터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현재까지도 잦은 구설수로 몸살을 앓아 왔다. 매번 쓴 고배를 마셔야했던 인허가권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큰 호재를 만났다. 서울시장 재임 때부터 이 사업에 긍정적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08년 롯데의 초고층 사업 계획안에 힘을 실어줬다. 
 
당시 제2롯데월드 초고층 건립에 반대했던 김은기 공군참모총장이 경질됐고 급기야 민간기업의 부동산 개발을 위해 공군 활주로를 3도 조정하는 대안이 마련됐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과 대학동기인 롯데그룹 계열사 고위 임원의 관계가 또다시 구설에 올라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결국 허가권을 따낸 롯데는 공사 중간에도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지난 6월 말 '세계 최초로 과감하게 추진한' 무교체 자동상승 거푸집'으로 공사를 1개월 단축할 수 있다고 자랑을 늘어놓던 롯데물산이 공사 도중 거푸집이 추락해 현장 근로자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안겨줬다.
 
사업 추진 단계부터 특혜와 안전 문제로 끊임없이 논란을 빚던 공사는 급기야 작업용 거푸집 추락으로 근로자 6명이 죽고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것.
 
이에 대해 당시 관련업계에서는 “비용절감 공법이 부른 비극적인 참사”라며 안전 불감증을 꼬집기도 했다. 특히나 사고가 발생한 거푸집은 불과 두 달 전에 안전점검을 받은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고 경위에 대한 논란은 더욱더 불거지기도 했다. 
 
제2롯데월드 둘러싼 구설수는 이후에도 쭉 발생했다. 지난 16일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건설 현장 옆에 위치한 석촌호수의 수위가 계속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관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관련 당국의 조사 결과 지난 봄 부터 최근까지 석촌호수 수위가 0.7m가량 낮아져 15만톤이 넘는 호수물이 사라진 것이다.
 
특히 여름부터는 석촌호수 수위 저하가 눈에 띄게 나타났고, 녹조·악취까지 심각해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가중됐다. 
 
급기야 관련 전문가들은 석촌호수의 수위가 낮아진 원인이 호수 인근의 제2롯데월드 공사와 관련이 있다는 견해를 내놓으면서 논란의 불씨는 더욱더 타올랐다. 
 
전문가들은 높이 555m, 지상 123층으로 지어지는 제2롯데월드의 기초공사는 높은 건물을 지탱하기 위해 그 어느 건물 보다 땅을 깊숙이 파냈던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지하 암반수층에 균열이 생겨 지하수가 새어 나갔고, 지하수가 나간 빈 자리를 메꾸기 위해 주변에 있는 석촌호수 물이 흘러들었다고 진단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석촌호수 인근 주민들은 호수의 수위가 낮아지고 악취가 심해지자 송파구청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롯데물산 측은 논란이 불거지자 이달 말까지 한강 물을 끌어다 사라진 석촌호숫물을 채워놓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처럼 갖은 잡음이 불거지고 있는 제2롯데월드 공사중단이 현재로써는 어렵다는 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삼성동 아이파크 헬기 충돌사고 이후 잠실 제2롯데월드의 층수 문제 등 허가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현재로선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 21일 '맑은 아파트 만들기' 우수사례 현장을 방문하면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무총리실에서 오랜 과정을 거쳐 허가가 난 것이기 때문에 (층수를) 줄이려면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상당한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에서는 형식적인 절차상 결정 과정만 있고 (허가가 난 것을 뒤집을만한) 큰 권한은 없다"며 "이미 결정된 것을 임의로 바꿀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치권과 인근 주민들의 반발 역시 만만치 않아 신격호 회장의 숙원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1988년 부지 매입부터 건축 허가까지 22년이 걸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제2롯데월드는 현재 공적률이46%로 저층부는 내년이면 완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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