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쇄 살인범이 아니다”

30대 초반의 실업자 신분 놓고 논란 뜨거워
박씨 주변 “평범한 청년, 믿기지 않는다” 주장

 

지난 해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을 예측하면서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했던 미네르바. 그가 예측한 경제 동향은 대부분 맞아 떨어지면서 일순간 경제대통령으로 까지 불리며 파장이 거셌다. 정부는 미네르바의 예측에 대해 말도 안된다며 이례적으로 일개(?)네티즌을 상대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결국 검찰의 긴급체포로 잡혔고 그의 실체가 일부 언론에서 주장하던 바와 달리 30대의 실업자라는 사실에 다시 한 번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그렇다면 과연 미네르바의 실체는 무엇인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미네르바라고 주장하는 박 씨에 대해 알아봤다.

 


1978년 출생, 모 대학 정보통신과 졸업. 이것이 인터넷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네르바 박 씨의 이력이다. 검찰의 발표에 따르면 독학으로 경제학 원론을 공부하고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정보를 가지고 짜깁기를 해서 전문가 뺨치는 지식을 얻었다고 한다. 하지만 검찰이 밝힌 미네르바의 이력과 모 월간지의 미네르바 기고에 나온 이력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서는 박 씨의 뒤에 모종의 정치 세력이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박 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박찬종 변호사와 박씨의 면담록이 공개되면서 이는 기정사실화 되는 듯 보였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박 씨가 민주주의 2.0(노무현 대통령의 토론 홈페이지)에 가입한 적이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면담록이 공개되자 정치권에서는 박씨가 ‘반 이명박 사이트의 회원이다’, ‘친노의 골수 회원이다’ 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졌다.
하지만 박 변호사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씨가 민주주의 2.0에 가입한 것은 단지 글을 쓰기 위해서였다. 내 주변에도 그곳에서 토론을 하기 위해 가입을 한 사람들이 있는데 단지 그것 때문에 친노다, 정치적 배경이 있다는 주장은 너무 앞서간 경향이 크다. 박씨는 노사모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네르바는 누구?


그렇다면 박씨는 어떤 사람일까.
박씨는 서대문의 한 빌라촌 밀집지역에서 여동생과 살다가 최근부터 혼자 살았다고 한다. 박씨가 미네르바라는 것에 이웃들의 반응은 상당히 의외라는 평가다.
옆집에 살고 있는 한 할머니는 “가끔 인사를 하는 사인데 워낙 조용했다. 하지만 어른들한테 예의가 바르고 인사를 하는 모습에서 좋은 청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사람이 미네르바였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웃 주민도 “원래 관심을 끌만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냥 평범했다. 이웃들이 도움을 요청해도 곧잘 응하는 착한 청년이었다. 아버지가 경기도에서 여관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예전에 건설 계통 회사를 다녔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해 박씨가 평범한 이웃 청년이라고 말했다.
그의 대학시절 담당교수도 “워낙 말수가 적은 학생이었지만 성실했다. 그런 박씨가 미네르바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함께 생활했던 여동생의 지인에 따르면 “집안 형편이 어렵지는 않았던 것으로 안다. 여동생한테 들었던 얘기로는 최근 들어 인터넷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또한 집에서도 항상 경제 관련 서적을 보면서 열심히 공부를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박씨에 대해 하나 둘씩 실체가 드러나면서 그저 평범한 30대 청년이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런 와중에 모 언론에서 박씨 아버지와의 인터뷰 기사가 나와 관심을 집중시켰다. 박씨의 아버지에 따르면 “아들은 착했다. 경기도에서 여관을 운영하는데 주말이면 내려와 청소도 도와줬다. 얌전한 아들이 그런 일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아들 혼자 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아들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박씨는 박 변호사를 통해 “이중구 교수의 ‘경제학원론’을 바탕으로 잡지, 서적, 인터넷을 통해 지식을 습득했다. 정치권 배후세력은 없다. 나는 나의 개인 시각을 온라인으로 알리는 블로거”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심정에 대해 “두렵다. 단순히 온라인에 글을 게재한 것이 이렇게 정치적으로 비화되는게 부담스럽다.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 그리고 연쇄살인범도 아니다. 정치적 사건으로 만들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범하고 경제 관련 일을 하지 않았던 박씨가 정확한 예측을 한 것에 아직도 의혹은 남아 있다. 일각에서는 여러 명의 미네르바가 있고 박씨는 글을 올리는 일만 했다는 주장도 있고, 진짜 미네르바는 현재 외국에서 안전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제 미네르바 박씨 공방은 재판부의 손에 달렸다. 재판을 통해 밝혀질 실체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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