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 전시회

[뉴스포스트=김수정 기자] 미술시장에 그림값이 올해 들어 7%이상 하락했다. 2008년 이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미술 시장은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0일 한국아트밸류연구소장인 최정표(61)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의 ‘2013년 한국 그림시장 총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작품 거래량은 줄었고 거래가격도 하락했다.

연구소가 추정한 한국그림가격지수(KAPIX)에 따르면, 지난해 그림 가격은 7% 이상 하락했다. 2008년과 2009년에는 25% 이상 하락했고 이후에도 그림시장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작품가격이 높은 10대 작가들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미술 시장이 침체하면서 상위 작가 중에서도 경매시장에서 낙찰 작품이 없는 작가가 나타났다.

2004~2013년 작가별 그림가격지수를 추정해 보면 국내 10대 작가는 박수근·이중섭·도상봉·김환기·천경자·장욱진·유영국·이대원·오지호·이우환 순이다.

이들 중 이중섭과 오지호는 지난해 경매시장에서 낙찰된 작품이 하나도 없었다. 따라 지난해 10대 작가에서 이중섭과 오지호가 빠지고 김창열과 김흥수가 진입했다.

10대 작가라고 해도 1호 작품 가격으로 환산하면 나머지 9명은 박수근의 10분의 1 이하다.

10년 사이 가격 상승 폭은 박수근·천경자·이왈종·이우환·김창열·김종학 순으로 집계됐다. 모두 작품 가격은 물론 상승률도 높은 한국미술 시장의 블루칩 작가들이다.

반면 박수근은 10년간 작품 가격이 400% 이상 올랐다. 2004년에는 작품성이 낮은 저가격 작품들이 거래된 이유도 적지 않아 있다.

또한 생존 작가이지만, 이미 작품 활동은 하지 못하는 천경자도 10년간 200% 이상 상승했다.

지난해 가격이 높은 작품들 역시 매우 저조했다. 최고 가격작품인 이대원의 작품은 6억600만원에 불과했다. 한국에 그림경매시장이 열린 1998년 이후 지금까지 10대 고가격 작품에서는 10위 작품의 가격이 15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위 작품가는 3억원에 그쳤다.

최 교수는 “1998년 이후 10대 작품 중 5개는 2007년에 거래된 작품이다. 이것도 2007년이 최고 활황시장이라는 것을 말해준다”며 “1998년 이후 10대 작품 중에 지난해 거래된 작품은 하나도 없을 만큼 그림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헤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 교수는 “한국 미술 시장은 작가별, 그림종류별로 양극화가 매우 심하다. 특히 유화 중심이다. 거래량과 거래가격 모두에서 유화가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그림종류별로 가격지수를 비교해보면 수채화는 유화의 3분의 1 이하다. 판화는 30분의 1이다. 10년 자료를 통합한 분석결과와 지난해 자료를 비교하면 지난해에는 유화 편중현상이 더 심화했다.

최 교수는 “과거에는 동양화와 수채화가 한국 그림시장을 주도했으나 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는 주거 환경의 변화에 따라 서양화와 유화 중심으로 그림 수요가 급변했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에서 지난해 낙찰된 작품 400여점을 중심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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