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감기” vs “졸도로 긴급 후송”


- 두 번째 입원과 함께 ‘건강이상설’ 일파만파
- 노컷 뉴스 “졸도 확실하며 근거 있다” 밝혀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이 올 들어 두 번째 입원했다. 지난 달, 아들 이재용 전무의 이혼소송이 불거짐과 동시에 입원한 이후, 한 달여 만에 재입원한 것. 이에 대해 삼성 측은 “단순 감기몸살로 인한 기관지염” 때문이라고 입원사유를 밝혔지만, 지난 19일 CBS <노컷뉴스>가 “해외여행을 마치고 국내로 입국도중 갑자기 쓰러져 입원했다”는 보도를 하면서, 이 전 회장 입원에 대한 정확한 이유가 엇갈리고 있다. 한편 병원 측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주 18일,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이 서울 삼성병원에 입원했다. 지난달 같은 병원에 입원했다가 9일 만에 퇴원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입원한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환절기 감기몸살로 인한 기관지염으로 18일 오후 입원했으며, 의사 권유에 따라 일주일 정도 병원에 머무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12일 일본을 방문했다.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서는 통상 3월까지 지인들과 신년인사를 나누는 관행이 있어, 인사 목적으로 방문했던 것. 그런데 일본에서부터 감기 몸살 기운이 있어 의료진의 권유에 따라 예정보다 하루 앞당긴 18일 오후 3시쯤 귀국했다고 했다. 그리고 귀국 후에는 공항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과 함께 병원으로 갔다는 것이 삼성 관계자의 설명이다.

 

노컷뉴스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팩트”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전 회장이 지난 1999년 림프종수종(폐암의 한 부류)으로 수술을 받은 것과 관련, 건강에 ‘감기’ 이상의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이 ‘건강이상설’에 대한 추측은, CBS <노컷뉴스>가 지난 19일 보도를 통해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이 해외여행을 마치고 국내로 입국 도중 갑자기 쓰러져 서울 삼성의료원에 입원 치료중이다. 이 회장은 18일 오후 일본에서 김포공항을 통해 국내로 입국하던 중 쓰러져 오후 4시쯤 서울 삼성의료원에 입원했다”라고 하면서 확산되고 있다.
사실 확인을 위해 <뉴스포스트>가 접촉한 <노컷뉴스> 보도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현장에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정확한 근거를 둔 사실”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근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근거를 밝히지 않으면 ‘사실’이라고 말하는 것에 무리가 따르지 않겠느냐며, 다른 데서 문제 삼을지도 모르니 근거를 밝혀달라는 기자의 물음에는 “어디서 문제를 삼았습니까?”라고 오히려 반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확히 확인한 내용이니까 그렇게 알고, 바쁘니 그만 끊겠다”라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삼성 관계자는 <노컷뉴스> 보도는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일주일 입원 사유가 ‘감기’라는 것에 대해서도 “노환이시기 때문에 감기도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삼성병원 관계자 또한 이 전 회장의 정확한 입원 사유에 대해서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화로 접촉한 병원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의 개인 정보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입원 여부 밖에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기 몸살로 입원한 게 맞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모르겠다”고 답하며 대답을 회피했다.
또한 이건희 전 회장은 림프종수종 수술 이후 호흡기 건강에 주의를 기울여 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삼성 관계자는 “삼성 자체에서 이 전 회장 건강에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이재용 전무 이혼 여파 시각도


최근 이건희 전 회장의 건강악화의 이유가 아들 이재용 전무의 이혼으로 인한 충격 때문이 아니냐는 물음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12일, 이 전 회장이 정기검진을 위해 같은 병원에 입원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 공교롭게도 아들 이재용 전무가 임세령씨로부터 수천억대의 이혼소송을 당했다는 소식이 같은 날 전해지면서 “이 전 회장이 충격으로 쓰러졌다”고 전해진 것이다. 하지만 삼성 관계자는 “지난달엔 정기검진 목적으로 입원한 것이다”라며, 이 전무의 이혼과는 관련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지난달에도 이 전 회장의 입원을 두고, 이번과 비슷한 추측들이 많았다. 삼성 측이 당초 2~3일 입원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입원기간이 다소 길어져 9일 만에 퇴원하게 된 것이 문제로 제기된 것. 이에 대해서도 삼성은 “림프종수종을 앓은 환자들은 감기에 취약하다”며 “감기 기운을 잡기 위한 것”이었다고 건강이상설을 일축했다.
한편 2007년 말 시작된 ‘특검 사태’ 후, 이 전 회장은 해외 방문을 모두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1년6개월 만에 일본을 방문한 것과 관련, 방문 이유와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삼성 측은 이 전 회장이 그룹 공식 직책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일본에서 누구를 만났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림프종수종, 폐수종 증상 동반>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은 지난 1999년, 미국에 있는 세계 최고의 암 전문병원 ‘MD앤더슨 암센터’에서 림프종수종 수술을 받았다. 림프종수종은 일종의 폐암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회장은 수술 후 따르는 폐수종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저혈당 치료까지 계속해서 받아왔다는 것이 삼성 관계자들의 설명.
폐수종 증상은 고열을 수반하고 심한 피로감을 수반하는 것으로, 심할 경우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병이고, 저혈당의 경우 몸 속 혈당이 정상인보다 적은 것으로 저혈당인 사람들은 일반인보다 빨리 피곤해하고 졸음을 참지 못하는 병이다.
이와 관련, 삼성 측은 “이 회장은 지난 1999년 폐의 림프종수종 수술을 받은 후 폐 기능에 문제가 발생, 폐에 물이 차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 왔다”고 밝힌바 있다. 그래서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은 ‘경영권 불법승계 및 조세포탈 혐의’로 재판을 받던 도중,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사탕을 먹기도 했다고 알려졌다.
또한 삼성 측은 이 전 회장은 폐 기능의 약화로 작은 감기에도 심한 병치레를 하고 있다고전했는데, 지난 2007년 11월 선대 이병철 회장의 20주기 추도식 때도 ‘심한 감기’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바 있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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