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할인점..호텔까지..대한민국은 지금 반값 할인중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대량구매와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대형마트 대신에 슈퍼마켓을 이용하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쇼핑지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는 말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서울과 경기지역 5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세대의 31%가 경기침체로 주요 쇼핑장소를 바꾸었다고 답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주요 쇼핑장소를 백화점→대형마트…대형마트→슈퍼마켓…오프라인→인터넷쇼핑몰로 바꾼 이유는 불황의 골이 깊어짐에 따라 가계소득이 줄어들면서 비슷한 상품이라면 가격이 조금이라도 낮은 곳을 택하고 소량구매가 가능한 동네 슈퍼마켓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인터넷 쇼핑몰이 인기를 끄는 것도 오프라인 매장과는 달리 공산품 가격비교가 가능하고 싼 값에 공동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20,30대 젊은 소비층들의 얇아진 지갑을 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경제불황기 소비패턴의 변화에 따라 이미 대형 마트들은 업태별로 장점은 최대한 살리고 약점은 보완하는 전략을 세우며 매출 생존경쟁에 돌입했다. 

 

 

▲ 사상 최대 가격파괴 경쟁 돌입

 

우선 가장 눈에 띠는 것은 가격파괴 경쟁이다.
홈플러스의 창립 10주년 행사가 파격적인 가격행사로 극심한 불황에 꽁꽁 언 소비자 지갑을 활짝 열자 경쟁사들도 잇따라 ‘창립 이래 사상 최대’ ‘반값 할인’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알뜰쇼핑족을 유혹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10-10 쇼핑축제’를 진행한다. 행사기간동안 생필품은 최고 50%까지 저렴하게 장만할 수 있다. 또 19일부터 4일간 점포 내 입점 돼 있는 푸드코트의 전 메뉴를 50% 할인한다. 행사 이름도 요즘 최고 인기인 'F4'를 따 '홈플러스 F4(Food court 4 days)'로 정했다. 자장면이 기존 3000원에서 1500원으로, 돈까스가 5500원에서 2750원 등 푸드 코트 내 4500개 전 메뉴를 대폭 할인 판매한다. 4인 가족 기준으로 한 끼 식사를 1만 원이면 해결 가능한 셈이다.

다음달 29일까지 열리는 롯데마트의 ‘창립 11주년 기획전’은 기존 창립 행사보다 규모가 2배 크다. 2000여 개 상품을 2000억원 물량으로 준비해 평소보다 2∼3배 많은 12쪽 분량의 전단에 행사 상품이 빼곡하다. 다음달 1일까지 진행되는 1탄 행사는 돼지갈비 가격에 소갈비(100g·980원), 일반주전자 가격에 전기주전자(1.8ℓ·1만5800원) 등 ‘배보다 배꼽 상품전’과 매일 오전 11시부터 특정 상품을 하나 더 주는 ‘11시 타임 세일’ 등을 준비했다. 또 농·축·수산물을 올해 최저 가격에 판매하고, 가전 진열상품 900여 대를 최대 40% 할인해 준다. 롯데마트 우주희 마케팅부문장은 “불황기 소비 트렌드에 맞춰 생필품을 중심으로 할인폭을 늘렸다”고 했다.

신세계 이마트도 브랜드 탄생 16주년을 기념해 행사를 펼친다. 26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반값 대축제’를 열고 고추장·세제·치약 등 주요생필품을 최대 50% 싸게 판다. 전단광고 상품을 3만원 이상 사면 신세계상품권 5000원권을 주는 파격적인 사은행사도 준비했다. 또 이달 초 첫 선을 보인 990원 야채에 커피·통조림·생활용품 등을 추가해 불황극복 100품목을 선정, 99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 프로모션팀 방종관 팀장은 “행사품목과 물량도 풍성해 소비자의 알뜰소비를 도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 불황극복 마케팅 전략 유행

 

불황에 따른 짠순이 쇼핑객이 증가하면서 이를 겨냥한 생계형 마케팅이 인기다.
물건 값을 깎아주거나 몇 개를 구입하면 하나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덤 마케팅도 유행이다. 글로벌 불황의 장기화가 전망되면서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려는 유통업체들이 눈물겨운 불황극복 마케팅 전략을 내놓고 있다.

소비 심리가 극도로 알뜰해짐에 따라 일명 고객 한명이라도 더 낚기 위한 '미끼 전쟁'이 시작됐다. 할인쿠폰, 마일리지, 할인+마일리지, 전단가보다 싼 가격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과
온라인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공동 구매'가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시도되는가 하면 상품권 증정 행사도 등장했다.

실제로 확인해본 결과 롯데마트 식품매장에선 덤 행사와 할인 쿠폰 행사가 한창이었다. 우유 2개 가격(2900원)에 1개를 더주는 ‘2+1’ 전략과 상품 옆에 할인쿠폰함을 비치해 200원 할인쿠폰 사용을 유도하기도 했으며 이마트는 ‘전단가보다 싸게 팝니다’란 푯말을 붙여놓고 전단지보다 10원에서 100원 단위로 싼 가격을 제시하는 등 알뜰쇼핑객 유혹에 분주했다.

주문자를 한꺼번에 모아 가격을 낮추는 방식인 공동구매(공구)는 온라인쇼핑몰에서는 흔한 일이나 대형 유통업체에서 대규모 공동구매 행사를 실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점포에서 특정 상품을 선정, 일정 가격에 물량을 확보한 뒤 고객을 대상으로 1주일간 공동구매를 진행하면 특정 일자에 고객이 상품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백화점 업계의 전유물로 통하는 '상품권 지급' 행사도 이례적으로 등장했다. 구매 금액이 특정 기준을 넘으면 상품권을 지급하는 행사는 백화점에서는 일상적이지만 할인점업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롯데마트는 19일부터 22일까지 주요 41개 점포에서 롯데 멤버스 고객 중 10만 원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1만 원 상품권을 증정한다.

 

▲ 불황타고 대형마트 PB전쟁 '후끈'

 

불황으로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저렴한 PB제품(독자브랜드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경기 침체에 따라 지갑이 얇아지면서 대형마트의 가격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NB(제조업체 브랜드)에 비해 저렴한 PB 제품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도 이마트, 홈플러스에 이어 PB 라면, 콜라 제품 출시 대열에 가세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불황으로 NB에 비해 품질은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해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PB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연중 고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가공식품인 라면과 콜라를 PB로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PB매출의 비중이 가장 큰 곳은 홈플러스. 홈플러스는 지난 2007년 PB 매출 비중이 20%를 넘어섰고 같은 해 PB상품으로만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에는 매출 비중이 25%까지 증가했고 3월 현재, 26%가 PB상품매출이 차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2012년까지 PB 매출 비중을 40%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대형마트 PB상품은 저렴한 가격은 물론 품질면에서도 다른 상품에 뒤지지 않아 최근 고물가 시대에 더욱 주목 받고 있으며 상품 종류도 다양해지면서 품목수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 백화점..할인점..호텔까지..대한민국은 세일중

 

할인행사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식품이나 생활용품에서 의류, 와인, 잡화류까지 온통 세일이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마다 반값 세일 상품이 부지기수다. 밑지고 판매하는 할인 행사도 많다. 2009년 새봄을 맞은 대한민국 유통시장이 세일천국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각 백화점들도 19일까지 봄 정기 바겐세일을 실시한다.

메이저급 할인경쟁을 유도하고 있는 대형마트들의 생존경쟁에는 글로벌 불황의 장기화에 따른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깐깐해진 씀씀이에 이유가 있다. 가격할인이나 덤 또는 마일리지 서비스로 소비를 유도해야만 매출이 살아나는 것.

또한 대형마트들이 저렴한 독자브랜드 상품(PB) 강화에서 할인, 덤 마케팅 전략으로 선회하게된 데는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웬만하면 지갑을 열지않을 만큼 소비심리가 위축되자 생존형 마케팅 전략이 불가피해진 탓도 있다. 덩달아 제조업체들도 제살 깎아먹기 경쟁으로 울상이다.

눈물겨운 불황속 매출도약을 위해서 대한민국 유통업계와 제조업계의 뼈를 깎는 환골탈퇴의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대한민국 대형 마트의 유통 성장기
해외속의 유통 코리아 신화

 

1993년 신세계가 이마트를 만들며 대형마트 시장에 문을 열었고 뒤를 이어 월마트, 까르푸 등 해외 대형마트업체가 속속 진출하며, 대형마트 유통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삼성물산과 영국 테스코가 홈플러스 대구점을 만들 것은 1997년 9월. 대구점을 시작으로 삼성과 테스코는 합작회사 삼성테스코를 1999년 5월15일 설립했다. 홈플러스는 2000년에 합작 1호점 안산점을 내며 본격적으로 유통사업에 뛰어들었다.

10년 동안 국내 대형마트 업계에서 월마트와 까르푸 등이 철수하는 등 변화를 겪었고, 홈플러스도 까르푸를 인수했던 이랜드 홈에버를 지난해 인수하며 매장 수 111개를 확보하며 매장수에서 업계 2위로 급성장했다.

유통 라이벌 '신세계'와 '롯데'는 대한민국 유통사(史)를 새로 쓴 주역들이다. 그 중 신세계는 해외 진출의 물꼬를 튼 주인공이다. 지난 1997년 국내 유통기업으로는 처음 중국 상하이에 해외 점포를 열었다.

신세계가 대형마트를 활용했다면, 롯데(롯데쇼핑(023530))는 '백화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롯데는 지난 2007년 9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해외 1호점을 열었고, 이듬해엔 중국의 심장부 베이징을 정조준했다.

그룹 유통사업의 또 다른 축인 롯데마트는 해외사업에 있어 '다크호스'로 통한다. 업계에선 처음으로 중국(8개), 인도네시아(19개), 베트남(1개) 등 아시아 3개국에 진출했는가 하면, 올해 추가로 해외에만 4개 점포(중국 베이징·칭다오, 베트남 호치민)를 새로 열 계획이다.

<최>

 


 

英 테스코, 인천에 700억 들여 연수원 세운다

 

대형마트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영국 테스코그룹이 국내에 대규모 글로벌 연수시설을 세운다. 홈플러스 등에 따르면, 테스코는 지식경제부를 비롯한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 관련 기관과 '테스코 아시아 리더십 아카데미(가칭)' 연수원 건립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테스코는 이를 위해 600억~7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현재 인천국제공항 인근의 인천 무의도와 경기도 일대의 몇몇 곳을 후보지로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르면 올 하반기 중 부지 매입 절차를 끝낸 뒤 연말께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테스코 측은 이 연수원을 태국·말레이시아·중국·일본·인도 등 6개 현지법인의 임직원들의 리더십 교육 장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연수원 건물은 교육을 위한 강의실과 식당, 체육시설, 유통물류박물관, 문화체험관 등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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