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기술로는 벌레 못 막아”


 

-유한킴벌리 측 “천연물질 개발해 특허출원 중”
-대안 생리대 구입 증가 등 소비자 반응 민감

  

유아들과 여성의 필수품인 기저귀와 생리대에서 애벌레가 나와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6년 11월과 2008년 6월에도 기저귀와 생리대에서 벌레가 발견됐으나 사고발생 당시에만 잠시 임기응변식 조치를 취할 뿐 별 다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생리대 벌레 발생 파문과 관련, 관할관청인 식약청과 유한컴벌리사측의 입장을 취재했다.  

 

지난 14일 MBC ‘뉴스데스크’는 “26개월 된 아이를 키우는 한 주부가 지난해 11월 아이 기저귀를 갈아 주다가 기저귀에서 누런 벌레가 꿈틀거리는 것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14개월 된 아기를 키우는 박모씨 부부가 구입한 8개의 아기 기저귀에서도 유충 찌꺼기와 같은 이물질이 나왔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해당 회사인 유한킴벌리는 “‘하기스’ 기저귀와 ‘좋은 느낌’ 생리대에서 발견된 벌레는 쌀벌레로 불리는 화랑곡나방 유충이라는 것이 세스코의 테스트 결과”라고 밝혔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 회사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에서도 살아있는 벌레가 간혹 제품 포장지를 뚫고 들어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국외에서도 이런 사례는 종종 발생하지만 아직까지 이 문제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을 제시한 제품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3년간 실험을 통해 이같은 벌레가 들어가지 않는 천연물질을 개발해 현재 테스트 단계에 있으며 현재 특허출연 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결과 밝혀진 벌레인 범나방 유충은 꼬치를 틀기 위한 장소를 찾다가 온도나 환경 등이 꼬치를 틀기 좋은 환경을 찾아서 들어간 경우 같다는 것이 유한킴벌리측의 설명이다. 화랑곡나방 유충은 어둡고 습한 곳을 좋아하고 벌레 특성상 푹신푹신한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또 제품의 비닐이나 은박포장도 쉽게 뚫고 들어갈 수 있으므로 기저귀나 생리대 같은 펄프 제품에 쉽게 생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품공정 중에는 고온, 고압의 환경이므로 이 벌레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므로 아마도 제품 포장지를 뚫고 들어갔을 것 같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번에 쌀벌레가 발생한 제품의 경우도 구명이 2mm 정도로 워낙 작아 육안으로는 식별이 거의 불가능했다고 한다. 특히 개봉된 제품의 경우 이같은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더 커지게 된다.


한편 식약청에서는 경인지방식약청과 대전지방식약청에서 유한캠벌리 분공장에 특별감시반을 보내 조사 중이며 이달 안에 제조공정상의 문제인지 유통상의 문제인지 판가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약청 화장품정책과 이윤재 사무관은 “이같은 사례는 해당 회사측에서 그동안 흔히 발생한 것으로 안다. 식약청에 신고된 경우는 1년에 2~3건 정도인데 분기별로 한 번 정도, 특히 요즘과 같이 계절상 여름이 다가올 때쯤 이런 신고가 들어오곤 했다”고 말했다.


조사 후 이것이 제조상의 문제가 아닌 ‘소비자 유통상’의 문제일 경우 식약청 소관이 아니라는 입장도 전했다. 식약청은 ‘제품 품질관리’와 ‘제조공정’상의 문제를 점검하는 곳이지 소비자 유통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곳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사무관은  “유한킴벌리 공장은 의악품에 준하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공장이기 때문에 제조과정에 벌레가 들어갈 수 없었을 것이다. 제조공정상의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전 사례에서도 90% 이상이 유통과정에서 발생한 사례들이므로 회사측에서도 소비자들에게 ‘반품’이나 ‘교환’을 해준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대도시의 이마트 등에서는 유통기간이 짧기 때문에 이런 일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데 비해 중소도시 슈퍼마켓에서는 유통기간이 1년 정도 될 때 이같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한편 유기농 생리대로 알려진 일동제약의 나트라케어도 이물질이 검출돼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 한 적이 있다. 지난해 G마켓을 통해 일동제약에서 판매된 ‘나트라케어 울트라 패드’에서 가로·세로 약 4㎝ 크기의 은색 금속성분 이물질이 검출됐으며 2007년에도 한 약국에서 판매된 울트라패드 제품에서 은색 접착테이프 이물질이 발견됐다.


해당 이물질은 생산과정에서 생리대 안에 들어가는 흡수펄프를 감고 있던 롤의 접착테이프로 밝혀졌다. 원래 자동센서감지기가 접착테이프의 검은색을 감지해 자동 커팅된 후 흡수펄프만 들어가도록 돼 있는데 공급된 흡수펄프 롤 중에서 검은색이 아닌 은색 접착테이프가 부착되면서 자동센서감지기가 은색 접착테이프를 감지하지 못해 접착테이프가 커팅되지 않고 그대로 흡수펄프와 함께 말려 들어가 흡수층과 방수층 사이에 혼입된 것이다.


이같은 생리대 사고에 대해 주부들은 “아이가 사용하는 기저귀가 벌레가 나온 제품이 아니더라도 언제 어느 제품에서 발견될지 모르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매달 쓰는 생리대인데 지금까지 모르고 사용했다니 믿을 수가 없다” “혹시 벌레가 생리대 안으로 들어갔는데 모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번거로워도 면생리대를 사용하는 이들이 몇 년 전부터 늘고 있다. 피자매연대는 직접 생리대를 만들어 제작하는 모임을 갖고 있기도 하다. 피자매연대측은 “일회용 생리대는 하얗게 표백하는 과정에서 환경호르몬인 다이옥신 찌꺼기를 남기고 이는 우리 몸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요즘 한참 문제가 되고 있는 환경호르몬에 내 몸이 그대로 노출되는 것”이라면서 면 생리대를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면생리대의 구체적인 의학적 효능들에 대해서도 일각의 전문가들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건국대의 한 산부인과 관계자는 “생리통완화와 관련해 관련 임상결과나 직접적 근거는 없다”며 “생리통은 심리적인 요인도 상당히 영향을 받는 부분이기 때문에 면생리대 착용 후 일시적인 효과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 사건을 접수한 식약청은 지난 4월 30일자로 새로 신설된 화장품정책과에서 생리대 문제를 관리하게 돼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화장품정책과는 “관할부서가 통합된 지 2주밖에 되지 않았다. 기존의 의약품관리과에서 관리하던 것에 대한 인수인계를 받은 바 없다”고 얼버무리기도 했다.

 

또 생리대에 대한 관리는 식약청 소관이지만 기저귀는 공산품으로 분류돼 지식경제부 관할이라면서 책임소재를 떠넘기기도 했다.

 

다시말해  “이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사용하는 가벼운 재질의 비닐포장재를 완전히 바꾸는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은데 그것도 쉽지 않을 것 같으며 해당 회사에서 알아서 처리할 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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