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공직자 재산이 공개된 가운데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연일 공방을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박원순 시장과 정몽준 의원의 호주머니 사정이 대조돼 눈길을 끌고 있다.

말 그대로 정 의원은 정계 최고 부자인 반면 박 시장은 재산 순위 ‘꼴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립각을 세우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이들의 정치적 시각과 정책 방향 만큼 재산 상황도 양극단에 서 있는 셈이다.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이기도 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은 올해도 정계 최고 부자 자리를 지켰다. 재산이 전년보다 1181억3800만원 증가한 2조430억4300만원으로 집계되면서 의원 중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8일 공개한 ‘2014년 국회의원 재산변동 및 등록사항’에 따르면 정 의원의 재산은 본인과 배우자 등이 소유한 유가증권과 예금, 건물 등을 중심으로 1년간 1181억3800만원이 늘었다.

재산 내역별로는 ▲유가증권 1조9847억7800만원 ▲예금 468억4900만원 ▲건물 67억8000만원 ▲토지 38억7800만원 ▲회원권 2억900만원 ▲골동품 및 예술품 1억9100만원 ▲자동차 1억5400만원 등의 순이었다.

특히 정 의원의 유가증권 재산은 그야말로 천문학 적인 수준이다. 정 의원 본인이 소유한 현대중공업 770만여 주와 GLENCORE INTERNATIO 23만여 주 등으로 지난해보다도 1170억여 원이 증가했다.

정 의원은 또 한겨레신문사 주식 2000주(1000만원)를 보유하고 있으며, 청전 이상범 화백의 동양화(5000만원)와 유병엽 작가의 서양화(2100만원) 등을 소유하고 있다.

정 의원 본인 보유 차량은 2011년식 제네시스 차량 1대(5200만원)이고, 배우자의 보유 차량은 2007년식 베라크루즈 차량(1600만원)과 2008년식 제네시스 차량(2900만원), 2010년식 베라크루즈 차량(2900만원), 2011년식 K5 하이브리드 차량(2700만원)으로 모두 4대다.

반면, 박원순 서울시장은 공직자 순위 중 꼴찌다. 재산이라고 할 만한게 빚 밖에 없다. 그마저도 작년보다 늘어났다.

같은 날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를 통해 공개한 ‘2014년도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에 따르면 박 시장의 재산은 지난해 말 현재 빚만 6억8600만원이었다. 이는 2013년 신고액(-5억9473만원)보다 빚이 9127만원이 늘어난 것이다.

박 시장은 지난해 부인 강난희씨의 사업폐업으로 인해 각종 채무가 증가해 빚을 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자녀의 결혼과 유학, 채무상환 등으로 빚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장남의 주신씨의 결혼식을 축의금 없이 조용히 치렀고 이 때문에 본인의 예금은 줄고 금융기관채무는 늘어났다. 동시에 부인과 주신씨의 예금에서도 적지 않은 금액이 빠져나갔다.

박 시장의 사인간채무는 채무상환으로 인해 종전 2781만원에서 781만원으로 줄어들었지만 금융기관 채무는 종전 신고액 2억3016만원에서 2억9900만원으로 6000여만원이 늘어났다.

부인의 금융기관채무는 채무상환으로 인해 4499만원에서 1350만원으로 줄었지만 사인간 채무는 3억5000만원에서 4억2500만원으로 7500만원이 늘었다.

박 시장은 지난해 저서 출간으로 2507만원의 인세수입을 챙겼지만 한해 동안 쌓은 빚을 줄이는데 턱없이 부족했다.

한편, 재산이 공개된 이날도 박 시장과 정 의원간의 날카로운 신경전을 계속됐다. 앞서 용산 개발에 대한 입장 차이를 보이며 신경전을 벌였던 두 후보가 이번에는 경전철 노선 추가와 시정 브리핑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정 의원은 이날 박 시장에게 A4 용지 두 쪽 분량의 공개서한을 보내 ‘경전철 사업’에 대한 서울시의 대응을 지적했다. 이에 박 시장은 서울특별시 명의의 공개 답장을 보내 정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 정몽준 의원의 천안함 발언을 놓고 안보관에 대한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 의원의 지난 2010년 9월 한나라당 대표 시절 ‘국민의 70%가 안 믿으니 천안함 사건을 이제 덮어야 한다’는 발언을 지적했다. 이어 “저는 이런 발언보다 훨씬 애국심에 가득 찬 말씀을 드렸다. ‘천안함은 북한 소행이고,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의원 측은 발언 내용을 왜곡했다며 박 시장에게 안보관에 대한 토론을 제안하는 등 팽팽히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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