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타이’로 연간 2,700억원 절약
- 여름엔 ‘노타이’ 겨울엔 ‘내복’ 권장

 

지구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일상생활 속 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지자체 공무원, 산업계, 의류업계, 그린스타트 네트워크, 시민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9일 열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복장문화 심포지엄’에서는 ‘노타이’, 내복 착용, 의복재활용 등 사소한 습관의 변화로 지구 환경 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이에 대한 근거가 제시돼 관심을 모았다.
환경부에 따르면 여름에 냉방온도를 1°c 높이고, 겨울에 난방온도 1°c 낮추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3을 저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최정화 교수는 “사무실 환경에서는 여름철 냉방기에 의한 실내온도를 26°c에서 28°c로 높이고, 일반적인 사무실 복장인 재킷-넥타이-셔츠 차림에서 재킷을 벗고 넥타이를 미착용한 간편한 셔츠 차림으로 생활한다면 보다 쾌적한 주관적 감각을 유지하고 작업능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생활 속 에너지 절약 방법’을 <뉴스포스트>가 소개한다.

 

 

쿨맵시. 지구온난화를 예방하고, 여름을 시원하게 보낸다는 위미의 영어 ‘Cool’과 옷을 차려입은 모양새·스타일을 의미하는 순 우리말 ‘맵시’의 조합이다.
여름철 온실가스 줄이기 및 직장인 등의 건강증진 등을 위해 기후 적응형 복장을 실천하자는 범국민 운동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일본의 경우에는 이미 ‘쿨비즈운동’을 실천함으로써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신패션산업이 정착했을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에도 기여한 바가 큰 것으로 평가 받고 있으나, 비슷한 시기에 필요성이 제기된 국내 ‘쿨비즈’ 산업의 성장세는 상대적으로 둔화돼 있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국민인식 전환을 위한 적극적인 캠페인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직선적 실루엣에 어깨 패드나 테일러드 칼라, 커프스 등으로 격식을 차린 이른 바 비즈니스 웨어는 각종 부자재를 사용해 두껍게 만들어질 뿐 아니라 폐쇄적인 디자인 형태로 인해 체온을 상승시키게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흔히 저채도·저명도의 색깔로 인식돼 있는 비즈니스웨어는 입는 이 뿐 아니라 보는 이들에게도 심리적인 온열감, 즉 덥다고 느껴지는 정도를 높게 만든다.
한정된 옷감과 소재로 인해 열흡수량이나 탄소 배출량이 높은 데 방해 땀흡수나 통풍이 제한돼 불편한 점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나름의 고충이다. 옷을 관리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낭비도 지적되고 있다. 예컨대 셔츠를 다림질 하거나, 세탁에 필요한 에너지가 기타 옷감에 비해 더 많다는 것.
여름철 사무실에서 ‘노타이’ 등 보다 자유로운 복장 착용을 생활화하자는 의견이 자주 제시돼 왔으나 그에 대한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국립환경과학원 김대곤 연구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관은 “여름에 냉방온도를 1°c 높이고, 겨울에 난방온도 1°c 낮추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3을 낮출 수 있다”며 “겨울철 실내온도를 1°c 정도 낮출 경우 도시가스나 석유보일러 유지비용의 4% 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드 로스타일드의 저서 ‘뜨거운 지구에서 살아남는 유쾌한 생활습관’에 따르면 겨울철 실내 난방 온도를 2°c 정도 낮게 설정해 에너지 비용 4% 절약 및 연간 CO₂250㎏을 저감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확인된 바 있다.
또한 ‘노타이’의 온도 저감 효과도 수치로 확인됐다. 노타이 차림으로 절감되는 냉방전력은 연간 25억㎾의 전기 절약 효과가 있으며, 비용으로 환산할 경우 2,700억원의 절감효과가 있다. 이는 7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의복의 소재 및 형태도 보온력에 영향을 미친다. 직물상태에서 실제 의복을 착용할 때까지의 보온력 변화 양상을 검토하고자 겉감으로 면, 폴리에스테르, 모, 견, 레이온, 안감으로 아세테이트를 이용해 제작. 조사한 결과 평균피부온과 의복 내 온도가 슬렉스 정장이 가장 높으며, 의복 착용상태에서 면, 폴리에스테르, 모, 견은 직물 상태와 각 의복착용상태에 따라 일관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옷감의 관리와 활용 부문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도 제시됐다. 벼룩시장, 재활용센터를 이용하고 유행 지난 옷은 덮개 등 인테리어 소품으로 재사용할 수 있다. 다림질을 할 때는 옷감을 종류별로 모아 한꺼번에 다림질 하고, 스팀다리미를 사용할 때 온수를 사용하면 예열하는 데 드는 시간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세탁 시에는 1회 분량을 모아서 한꺼번에 세탁하고, 적정 세탁 온도를 30도 이하로 유지하는 게 좋다. 세제는 물론 권장량을 사용할 것.

 

“‘쿨비즈 캠페인’으로 산업동향도 바꿀 것”

 

1988년 IMF 이후 원가절감을 위해 일부 기업에서 자율복장 권장. 2005년부터 정부와 전국경제연합회에서 ‘Cool Biz’ 캠페인을 주도했다. 의류제조업체에서도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김대곤 연구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겨울철 평균 착의량을 ASH-RAE 기준으로 끌어올린다면 실내 쾌적 온도는 약 3°c 가량 낮아질 수 있으며, 동내(겨울철 내의)까지 착용할 경우 약 7.5°c까지 더 낮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자의 경우 약 23%, 후자의 경우 약 47.8%까지 난방에너지 저감기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여름철 사무실 복장을 주변 온도에 자유로운 캐주얼로 바꿔나갈 것을 권장했다.
일본의 경우 정부가 직접 주도하고 나선 ‘쿨비즈 캠페인’으로 인해 넥타이를 안 매고, 상의를 안 입는 캐주얼한 정장 입기 운동을 실시한 결과 소매 판매를 증가시키는 효과를 이뤄낸 바 있다. 또한 이 같은 ‘쿨비즈’ 캠페인은 관련한 소재 개발과, 디자인 발전에도 기여하는 바가 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관계기관의 후원이 요구되고 있다.
미 우주항공국(NASA)에서 우주인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된 소재인 ‘아웃라스트’가 대표적인 체온 조절 섬유다.
휴비스 호요승 팀장은 “에코 섬유 중 오가닉 코튼은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판매가 진행돼 왔고, 일본에서도 몇 년 전부터 제품화 돼 지난해부터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환경부 기후변화협력과 이민호 과장은 “가정, 상업, 수송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부문(비산업부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상당히 많다”며 “기후적응형 복장 캠페인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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