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욘사마에 SOS ?


 청와대 “한일정상회담과 무관” 확대해석 경계

 

최근 한류스타 배용준이 극비리에 청와대를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비밀리에 추진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언론은 “배용준의 청와대 방문이 이명박 대통령의 일본 방문과 관계가 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이 대통령의 일본 방문과 배씨는 관계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명박 대통은 28일 일본을 방문해 아소 다로 총리와 만찬을 가질 예정인 가운데 한·일 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용준의 만찬 동석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배용준이 왜 굳이 청와대 방문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는지 그 배경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한류스타 배용준이 지난 23일 한국관광의 해 홍보대사 자격으로 청와대를 방문해 실무회의에 참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배용준 소속사 관계자는 “배용준씨가 청와대를 방문해 실무자들과 ‘한국관광의 해’ 관련 실무회의에 참석했다”며 “회의가 그리 길진 않았고 비공식적인 일정이라 별도로 보도자료를 통해 알리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배용준이 어떤 사안에 대해 실무진들과 논의를 가졌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28일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 일본 총리가 가지게 될 정상 만찬에 배용준이 참석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사실과 다르다”며 “이 대통령의 일본 방문과 배씨는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이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배용준의 역할론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002년 제작된 드라마 ‘겨울연가’로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궜던 배용준은 이후 아시아 전역에서 한류붐을 이끈 명실상부한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해 왔다. 특히 이른 바 ‘욘사마’ 열풍을 일으키며 일본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용준은 일본의 동경 미나토구 시로가네에 ‘고시레’라는 한식 레스토랑을 개점하기도 했다.
드라마 ‘겨울연가’가 제작된 지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배용준의 인기는 뜨겁다. 올초 일본의 한 케이블TV는 ‘욘사마’를 테마로 한 ‘배용준 축제’를 기획해 관심을 모았으며 배용준을 모델로 내세운 제품이나 기업들은 일본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것으로 정평이 난 상태다.
드라마 ‘겨울연가’는 식지 않는 인기로 인해 최근 TV판 애니메이션 제작이 결정되기도 했다. 배용준은 드라마의 여주인공 최지우와 함께 애니메이션 더빙에 참여했는가 하면 도쿄돔에서 열리는 제작 기념 이벤트에 참석키로 해 실로 7년만의 동반나들이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제 ‘한류스타의 역할 기대’ 시각도

이처럼 한·일 양국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톱스타 배용준이 양국 정상의 만남에 함께 하는 것은 그다지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대장금의 히로인 이영애와 중국 현지에서의 활동으로 사랑을 듬뿍 받았던 장나라가 한·중 정상 만찬에 참석해 관심을 모았던 바 있다. 당시 현장의 관계자들은 “두 스타의 등장이 자칫 딱딱하게 흐를 수 있는 양국 정상의 만남을 부드럽게 이끌었다”며 “두 스타가 후진타오 주석과 중국말로 인사를 나누는 등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가수 보아 또한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가 가진 만찬장에 참석해 노래를 부른 바 있으며 이후 2005년에는 APEC 공식만찬에서 공연을 가지기도 했다.
최근 세계를 활보하며 한류를 이끌고 있는 스타들이 늘어나면서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정상급 각료들의 만찬장에 이들이 초청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팬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 고위정치인들의 부름에 따라 불려 다니는 식의 접대가 아니라 양국의 문화적 자산을 함께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관계를 형성해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상급 만찬에 초청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양국 문화에 대한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스타파워를 실감케 하는 기회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명예로운 일이라는 것이다.

 

청와대 방문 숨긴 배경은?

 

이번 배용준의 청와대 방문이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이유는 배용준이 한일정상회담에 참석을 하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 석연치 않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방일은 지난 해 4월, 7월, 12월 방문에 이어 4번째 방문으로 지난 1월 아소 총리가 방한한 것에 대한 답방형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의 이번 방일은 최근 북한 미사일 정국을 둘러싸고 대북정책에 대한 한일공조 부문이 깊이 있게 논의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미 양국 정상은 지난해 4월 양국의 ‘성숙한 미래 지향적 동반자 관계’ 구축에 합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국 정상의 이 같은 회동을 접한 여론의 분위기가 마냥 호의적이지는 않다. 양국 정상의 회동이 의례적인 것이 아니라 북핵, 독도 영유권 문제, 한일자유무역협정 등 굵직굵직한 정치 현안을 동반하고 있는 탓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청와대 방문에 대해 배용준이 외부에 굳이 알리지 않은 이유로 이 대통령의 방일에 호의적이지 않은 여론을 인식한 부분이 깔려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아직 만찬 참석 등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적인 논란에 발을 담그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힐 수도 있다.
이에 배용준의 팬을 자처한 한 네티즌은 “청와대 방문이나 한일정상회담 참석이 개인의 문제라면 찬반을 선택해 입장을 명확하게 했겠지만 이번 사안은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으며 “정부에 반대하는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배용준의 참석여부에 대해 질타를 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한편, 배용준의 한일정상회담 참석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이달 말 1만여명의 팬이 참석한 도쿄 현지의 배용준 팬사인회가 개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구체적인 현지 일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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