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부, 국방예산 줄고 대미 의존 심화

노무현, 국방비 증액율 8.8% MB 7.5%
국방개혁 2020 수정안, 국방력 약화 우려


지난 2005년 참여정부는 2020년까지 총 621조원을 투입, 병력 감축과 장비 첨단화로 국방력을 개혁한다는 취지로 ‘국방개혁 2020’을 발표했다. 이후 2006년 12월 상시인력 50만명으로 감축, 글로벌호크 등 첨단 무기 도입의 추진을 법제화한 국방개혁법안이 통과되었다. 단 이 같은 목표는 북한의 군사상황과 남·북한 평화상황 등을 고려해 3년 단위로 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지난 4월 말 국방개혁 2020의 수정안이 발표되었고 국방부는 원안보다 22조원이 감축된 599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쟁을 억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사업이 축소 또는 연기되어 국방개혁이 오히려 후퇴되었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 K-2 전차

당초 국방개혁 2020은 현재 68만명인 병력을 50만명으로 감축할 것을 목표로 했다. 이번에 국방부는 51만7,000명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해 원안보다 2만명 가량이 증가되었다. 또 육군의 신형전차 K-2기동군단이 2개 군단 600대에서 300대인 반으로 줄었다. 2011년 전력화를 계획했던 2,000톤급 차기호위함(FFX)은 재검토 대상이 되었으며 해군 항공대의 창설은 백지화되었다. 또 2011년 도입할 예정이었던 고고도 무인정찰기(UAV)는 4년 후인 2015년 이후로 연기되었다.


국방부는 이를 발표하면서 축소 및 연기되는 핵심전력 사업이 미국과의 공조를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해군과 공군의 핵심 사업 및 정보분야  투자의 축소가 자주국방을 위한 장기적인 목표에 역행한다고 지적한다. 일부에서는 전 정권과의 국방 사업을 비교하며 이명박 정부의 안보의식을 문제 삼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 국방개혁 어떻게?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국군 창설 이후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는 등 안보 협력을 강화했다면 박정희 전 대통령은 미국이 군사원조를 축소하자 경제 성장을 통한 자주국방을 내세웠다. 또한 율곡사업(1974∼81년)을 실시함으로써 군현대화에 주력했고 1970년 8월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세워 방위산업을 집중 육성했다.


박 전 대통령부터 시작된 율곡사업은 2차(1982∼86년), 3차(1987∼92년)에 걸쳐 전두환, 노태우 정권까지 이어졌다. 이를 통해 한국형 전차 K1, 155mm 자주포, 한국형 구축함 등이 도입됐다. 하지만 이미 미국에서 1960년대에 개발된 F5 전투기를 대대적으로 도입해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샀고 미국과의 양해각서 체결로 180km 이상의 미사일 기술개발 및 보유가 제한되었다.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은 이른바 ‘818 계획’으로 알려진 합동군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군사력을 유지하면서도 합참 작전 능력 강화, 육·해·공 각 군의 균형 발전을 이루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이에 2년 후 합동참모본부를 출범시켰고 국군정보사, 통신사, 국군 참모부대 등 유사부대를 통합했다.

 

DJ, 군사력 증강 시도

 



▲ KD2

한국형 경량구축함 도입 사업인 KDX(Korea Destroyer Experiment)-1이 진행됐던 김영삼 정부 시절 대규모 전력증강에 대한 논의가 이루지기 시작했다.

 

 1996년 무기도입 중장기계획을 발표하며 신형 한국형 구축함(KDX-2), 3,000톤급 중잠수함, 공중 조기경보통제기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1997년 IMF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가 몰아쳤고 이듬해 이와 관련된 예산이 전액 삭감되고 말았다.


하지만 예산 문제로 중단됐던 사업들은 6개월 후에 재개되었다.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국방부가 “다른 부문의 예산을 절감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것이다. 또한 미국과 맺었던 미사일 제한 협정을 해제하고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가입함으로써 미사일 기술 개발도 추진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차기잠수함 사업자를 선정하는 등 214급 잠수함 개발에도 착수하였고 미국의 보잉사로부터 기술을 이전 받아 향후 독자적인 전투기 개발을 천명하기도 했다.

 

참여정부, 이지스함 진수

 



▲ 세종대왕함

전 정부에서 계획했거나 진행되던 국방 사업은 참여정부에 들어서며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KDX-3 사업의 결과로 ‘세종대왕함’을 진수한 것이다. 이는 7,600톤급 이지스함으로서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스페인,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 이지스 구축함 보유국이 됐다. 7,600톤급 이지스 구축함은 현재 미국과 일본만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이 사업을 추진한 과정에서 우리 기술이 76%를 차지해 대외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가장 상징적인 전투능력이 오늘 이지스함으로 표현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또 사거리 1,000km 이상의 미사일 발사 실험에 성공함으로서 미사일 강국으로서 진입하는 계기를 이루어냈다. 이어 지대지 미사일 ‘현무’, 함대지 미사일 ‘천룡’, 공대지 미사일 ‘보라매’ 계열의 미사일을 잇따라 개발해 실전 배치했다. 


이렇듯 현대전에 걸맞게 기동성과 정밀 타격을 높이도록 군 전력을 첨단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국방개혁 2020이 발표된 것이다.

 

MB정부, 국방연구 인력 축소

 



▲ K-2 전차

이번에 발표한 국방개혁 2020의 수정안은 이러한 의도가 퇴색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2012년 전시작전권 환수 이후 필요한 정보수집 등의 기반이 되는 전력을  지나치게 미군에 의존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한 참여정부 시절에도 국방비 증액율이 전년대비 평균 8.8%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MB정부는 전년대비 7.5% 증액에 그친 점도 수정안에 이의를 제기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MB정부의 국방정책에 대한 불신이 드러난 것은 이번 수정안 발표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에는 제2롯데월드 허가로 인해 성남비행장의 기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과거 수년 동안 불허됐던 제2롯데월드 건립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최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연구인력 1,000명에 대해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것이 알려지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ADD가 연구원 400명에 대한 명예퇴직을 실시하고 추가로 400~600명을 방위산업체 등에 이관하기로 하는 방법으로 감원을 단행할 예정인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ADD의 연구원 총원이 2,000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무려 절반의 인원이 감소하는 것이다. 이러한 대규모 감원은 5공화국 전두환 대통령 시절 이후 처음이다. 만약 이것이 실행될 경우 방위산업 기술 개발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나르는 어뢰 ‘홍상어' 개발 성공


유도탄으로 잠수함이 발견된 해역까지 날아가는 대잠유도무기 ‘홍상어’가 국내기술로 개발됐다. 지난 달 24일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소장 박창규)는 홍상어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홍상어 개발은 지난 2000년 사업을 착수한지 9년만에 성공한 것이다. 함정 전투체계와 연동시켜 운용되는 이 무기는 수직발사형 유도탄, 수직발사체계, 발사통제콘솔로 구성됐으며 지난 2004년 ADD가 개발한 경어뢰를 유도탄에 탑재했다.


홍상어는 수직 발사체계를 이용해 날아가며 적 잠수함이 위치한 해역의 상공에 도달한 유도탄은 입수 시 폭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낙하산을 이용해 투하된다. 이후 낙하산을 떼어 내고 어뢰가 되어 적 잠수함을 공격하며 유사장비에 비해 정확도와 사거리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홍상어는 수직 발사 시 급속자세제어를 위한 고내열 성능의 추력방향조정장치인 조종날개를 적용해 미국산 대잠로켓 VLA의 공중사거리(17km)와 정확도를 앞서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유도탄 발사 시 발생하는 화염 처리를 위해 특수내열 복합재가 적용됐으며 신기술 추세인 수직발사체계를 적용해 함정내의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하도록 개선됐다.


홍상어는 내년부터 한국형 수직발사관이 설치된 KDX-2급 이상 구축함에 실전 배치된다.

홍상어는 길이 5.7m, 지름 0.38m, 무게 82kg이며 1기의 가격은 약 20억원이다.

배연숙 홍상어체계 개발단장은 “이번 홍상어 개발의 성공으로 세계적 수준의 해군 대잠작전능력 확보 기반이 마련됐다”며 “함정 표준 수직발사체계도 함께 개발됨으로써 향후 다양한 유도무기의 함정탑재 및 운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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