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준 동화약품 회장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고액 배당과 일감몰아주기 등 오너일가의 경영 행태가 제약업계에서 끊이지 않고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유의 가족경영 구조에 투명하지 않은 재무구조로 유독 제약업계에는 편법 경영에 대한 구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까스활명수로 유명한 동화약품 윤도준 회장 일가가 순이익의 2배에 가까운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하고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지난달 공개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동화약품 당기순이익은 10억1200만원으로 176억7900만원을 기록한 2011년도에 비해 2년 사이 94% 급감했다.

그러나 지난해 주주들에게 지급된 배당금은 당기순이익의 2배에 가까운 19억5500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인 배당성향은 2011년 15.8%에서 지난해 193.23%로 177%나 증가한 것이다.

국내 100대 상장사들의 평균 배당성향이 20%인 점을 고려한다면 동화약품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이보다 10배 가까이 높아 ‘고액배당’을 넘어 ‘과배당’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동화약품의 지분구조를 보면 계열사인 동화지앤피가 주식 15.23%를, (재)가송재단이 6.03%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개인으로는 윤 회장이 지분율 5.13%로 가장 높은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화지앤피는 배당금 2억9800만원을, 윤도준 회장은 지분율 5.13%로 배당금 1억원을 받았다.

동화지앤피는 특수관계법인을 제외하고 윤 회장이 8.86%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간접 지분 보유까지 합치면 배당 규모는 더욱 커진다.

동화지앤피의 지난해 당기 순이익은 11억 8926만원, 이중 총 1억8천여만원이 현금배당됐다.

동화약품의 계열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도 논란의 대상이다. 동화약품은 계열사 간 얽히고설킨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로 구성됐다.

그중 동화약품의 의약품 병을 제작하는 계열사 동화지앤피는 동화약품 내 4개 순환출자 고리 중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동화지앤피의 주주를 살펴보면 동화개발 19.81%, 동화약품 9.91%, 동화약품 윤도준 회장이 8.86%로 구성돼 있다.

다시 동화개발 지분은 동화지앤피 46.07%, 동화약품 33.81%, 흥진정공 9.72% 등이며, 흥진정공 지분은 동화약품 29.58%, 동화지앤피 13.96% 등으로 구성, 지분구조를 한눈에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얽혀있다.

문제는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에서 핵심역할을 하고 있는 동화지앤피는 동화약품의 전폭적인 ‘일감 몰아주기’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동화지앤피가 동화약품과 거래한 금액은 103억원으로 매출액 168억원의 61%가 넘는 액수이며 2012년에도 106억원의 내부 거래가 이뤄졌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매출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는 이유로 배당금을 줄이지는 않는다”며 “주주들을 보호하는 차원으로 회사에서 원래 배당하는 비율에 맞춰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동화약품은 지난해 11월 병·의원에 불법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8억9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적이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유산균제제 ‘락테올’의 생산균주가 변경된 사실을 신고하지 않고 판매해오다 식약처에 적발돼 판매금지와 허가 취소를 받기도 했다.

투자자를 위한 재약사들의 배당인심은 후하기로 유명하다.

한국거래소가 최근 발표한 업종별 평균배당금 현황에 따르면, 현재까지 배당을 공시한 유가증권 상장제약사들의 평균배당 총액은 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의약품 업종의 규모가 작은 만큼 평균배당액 규모는 전체 17개 업종 가운데 15위에 그쳤지만, 전년대비 증가폭은 9.2%로 전기전자, 섬유의복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더군다나 전체 17개 업종 가운데 절반 이상인 9개 업종의 평균배당 총액이 전년대비 감소한 상황에서 의약품 업종은 평균 10%가까이 배당금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동화약품 등 일부 업체들의 고액배당은 지나치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오너일가 곳간 채우기 용 일감몰아주기와 고액배당이 맞물리면서 도덕성 논란마저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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