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이사
가맹점 판촉 비용 떠넘기기 ‘갑질 횡포’ 
사옥 매각 등 구조조정, 경영 위기 도마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는 토종 커피전문점의 신화로 불려온 젊은 경영자다. 올해 46세에 불과한 김 대표는 유례없는 카페베네의 성공에 힘입어 젊은이들에게 성공한 젊은 창업인으로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업 다각화 실패에 따른 경영 악화와 함께 부당 노동행위 등 각종 구설이 끊이지 않으면서 김 대표를 향한 시선도 점차 동경에서 비판으로 옮겨가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사옥 매각 등 구조조정에 힘쓰며 경영 정상화를 노리고 있는 가운데 가맹점주에 판촉비용을 떠넘겼다는 ‘갑질 의혹’이 불거지면서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커피전문점 카페베네가 가맹점주들에게 판촉 비용을 전가한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최근 공정위는 조만간 회의를 열어 카페베네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카페베네에서 음료를 구입할 때 통신업체의 제휴 카드를 제시하면 일정 금액을 할인받을 수 있다.

하지만 카페베네는 계약서상의 내용과는 달리 할인 비용의 절반을 가맹점주에게 떠넘겼다는 것이다.

이에 공정위 관계자는 카페베네 측에 조사에 대한 결과 보고서를 발송했다. 공정위는 카페베네에 수십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카페베네는 ‘억울하다’며 항변했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공정위의 심사가 완료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입장을 밝히기 조심스럽다”면서도 “계약서에 명시된 것과 다르게 가맹점주에게 부담을 떠넘겼다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어 “통신사 할인 비용 중 50%는 통신사가, 50%는 점주가 부담한다는 것은 계약서에 명시돼 있는 사안”이라며 “할인은 가맹점주의 동의를 얻고 진행되는 것으로, 이를 거부한 가맹점은 할인행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페베네는 이와 관련해 공정위에 의견서를 제출해 억울함을 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카페베네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카페베네의 이같은 이미지는 그동안 쌓아온 불편한 ‘전례’ 와도 무관치 않다.

아르바이트생의 ‘노동력 착취’ 논란은 여전히 김 대표와 카페베네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조사에서 카페베네는 근로기준법 위반율이 무려 98.3%에 달했다.

당시 카페베네는 점검 대상 56 곳 중 55개 지점에서 근로기준법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항목별로는 최저임금 위반이 42건, 임금정기 미지급 23건, 성희롱예방교육 미시행이 32건, 근로계약서 미작성 45건으로 총 245건에 달했다.

카페베네의 이 같은 행태로 커피전문점과 대형 프렌차이즈 업체의 아르바이트생의 노동력 착취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당시 김 대표는 시민단체 청년유니온으로부터 임금체불을 이유로 고용노동부에 고발 당하기도 했다.

카페베네에서 일하던 조합원 중 한 명이 주 40시간 이상을 일하고도 법적으로 보장된 주휴수당을 지급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올해 1월 김 대표가 한 기고문에 “창업가 정신으로 차별화된 인생 설계를 세워봄이 어떤가”라는 글을 남겼다 네티즌에게 뭇매를 맞았다.

카페베네의 식품위생법 단골 위반 업체로도 체면을 구겼다.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 동안 커피전문점 단속적발건 170건 중 카페베네가 무려 31건이나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구설이 반복되면서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지나친 사업 확장이 관리부실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김 대표의 사업 확장은 실적악화라는 직격탄이 돼서 돌아왔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카페베네의 매출액은 348억원으로 전년동기 419억원보다 크게 하락했다.

연매출로 봐도 2012년 2207억원의 매출에서 2013년 1873억원으로 15.1%나 하락했다. 영업이익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카페베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9억5000만원이다. 이는 2012년 66억3400만원에 비하면 반 토막인 셈이다. 지난해 19억62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 역시 665%나 된다.

공격적으로 신규 사업을 펼쳤으나 결국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야심차게 시작한 드러그스토어 디셈버투애니포는 일찌감치 철수를 결정했다. 카페베네는 지난 2011년 스테이크 하우스 블랙스미스를 런칭한데 이어 2012년 12월 베이커리전문점이 마인츠돔을 인수했다가 다시 철수 과정을 밟고 있다.

사정이 이러자 김 대표는 “사업 확장을 그만하겠다”고 선언, 당분간 커피사업에 주력키로 했다.

이와 함께 구조조정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피에스아이컴퍼니, 케이만제도 소재해외법인 등을 처분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그나마 올해 1분기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적자에서 27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최근에는 사옥 매각에도 나섰다. 커피전문점 카페베네가 40억원에 사옥을 매각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9일 부동산투자자문회사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지난 2월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을 A광고대행사에 40억원에 매각했다.

2005년 신축된 이 건물은 2011년 4월 카페베네가 매입해 사옥으로 사용해왔던 건물이다. 카페베네는 강남구 청담동 경기고 사거리에 위치한 330억원 규모의 본사 사옥도 매물로 내놨다.

카페베네는 매각 후 재임대하는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건물은 카페베네가 지난 2012년말 335억원에 매입했다.

여기에 사모투자펀드운용사 K3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억원의 투자를 받으면서 재기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김 대표의 발목을 붙잡는 각종 구설과 이에따른 부정적 이미지를 어떻게 벗어나느냐가 향후 카페베네와 김 대표 행보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