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군락지


민둥산 등 늦가을 억새밭 일대 장관

 


가을 황금 들녘은 수확의 손길로 바쁘고, 산은 온통 붉은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단풍의 절정기로 전국의 산에는 등산객의 발길과 나들이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산이 붉은 옷으로만 갈아 입으랴. 단풍만큼은 화려하지 않지만 은빛 물결 따라 온 산을 하얗게 뒤덮은 억새밭은 그 자체가 장관이다. 깊어가는 가을에 전국의 유명 억새 군락지를 소개한다.

 

민둥산

 

가을 억새 산행지의 대표적인 산은 강원도 정선군의 ‘민둥산’이다. 민둥산은 억새산이라고 할 만큼 온통 억새로 뒤덮여 있다. 등산로 초입은 소나무 관목과 잡목이 무성하나 7부 능선을 넘으면 완만한 구릉지대로 억새가 지천으로 널려 있는 곳이다. 산세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산 정상에서 사방으로 끝없이 펼쳐진 가을 억새군락지는 일대 장관을 이룬다.


민둥산 억새는 거의 한 길이 넘고 또 매우 짙어서, 길이 아닌 일부 지역은 걸음을 옮기기가 어려울 정도이나 등산로가 잘 정비 되어 있어 오르기 쉽다. 동쪽으로는 함백산, 지장산 남쪽으로는 백운산 서쪽으로는 가리왕산 백석봉, 북쪽으로는 상원산, 두타산, 태백산 등이 조망되며 화암약수터로 이어져 화암팔경과 연계, 1박2일 코스의 휴양을 겸한 등산코스로 각광 받고 있다. 등산로는 증산초교에서 출발 발구덕을 지나 정상에 이르는 4km의 코스와 화암약수 불암사 구슬동을 거쳐 정상에 이르는 코스, 삼내약수코스에서 출발해 정상에 이르는 코스가 있다.

 

길 안내
* 서울 - 영동고속도로 - 새말IC - 안흥 - 평창 - 정선 - 남면(증산초등학교) (3시간 30분 소요)
* 서울 - 영동고속도로 - 진부IC - 정선 - 남면(증산초등학교)
* 중앙고속도로 - 제천 - 영월 - 신동 - 남면(증산초등학교)

 

명성산

 

멀리 가지 않고도 서울 근교에서 억새의 경관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경기도 포천군의 명성산은 가을철이면 억새 산행으로 유명한 산이다. 명성산은 산자락에 산정호수를 끼고 있어 등산과 호수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산자락 곳곳에는 궁예의 전설이 아직 남아 있다. 궁예왕굴을 비롯하여 자인사, 책바위, 등룡폭포 등의 경치가 뛰어난 곳이 많다. 특히 정상과 연결된 능선은 억새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길안내
서울 - 43번 국도 - 의정부 - 포천읍 - 성동리 - 문암리에서 우회전 - 산정호수 방향 (316번 지방도로) - 산정리

 

화왕산

 

경남 창녕군의 화왕산도 억새로 유명한 산이다. 화왕산은 ‘봄 진달래, 가을 억새’로 유명한 곳으로 봄철이면 진달래 군락지를 이루고 가을이면 ‘십리 억새밭’으로 뒤덮힌다. 억새밭이 평지에서 급경사 벽으로 뚝 떨어지는 경계선인 능선을 따라 화왕산 성벽이 쌓여 있으며 산 정상에는 화산 활동으로 생긴 3개의 못(용지)이 있다. 화왕산 부근에는 우리 나라 최대 늪지인 ‘우포늪’도 있어 둘러 볼만하다.

길안내
* 경부고속도로 - 구마고속도로 - 창녕IC - 화왕산군립공원
* 남해고속도로 - 내서분기점 - 구마고속도로 - 영산IC - 5번 국도 - 계성면 - 옥천저수지 - 관룡사

 

천관산

 

호남 5대 명산 중 하나인 ‘천관산’도 억새의 향연이 한창이다. 전남 장흥군에 위치한 천관산은 억새밭과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곳으로 멀리 보이는 청정지역 푸른 회진 앞바다의 풍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과 같은 곳이다.


전국 어디서나 억새의 아름다운 자태를 볼 수 있지만 특히 천관사의 억새는 다도해의 풍광과 기암괴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감탄을 자아낸다. 산을 오르다보면 천태만상의 기암괴석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기바위, 사자바위, 선제봉, 돛대봉, 갈대봉등 여러 봉우리들이 여느 산에서 흔히 대할 수 없는 기이한 얼굴들을 하고 있는데 그 모습이 주옥으로 장식된 천자의 면류관과 닮았다하여 천관산이라 불린다. 여러 모습의 기암괴석의 탄성를 지르다 눈앞에 펼쳐진 다도해의 절경를 바라 보면 또 한번의 탄성이 저절로 나오게 된다. 능선을 따라 연대봉으로 발길을 재촉하다 보면 다도해의 가을바람에 억새들이 군무를 추듯 은빛 물결을 이루고 있다. 천관산 주변관광지로는 국보급 유물과 아름다운 산으로 둘러싸인 동양 3대 보림 중 하나인 보림사와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로 한국전통정원의 표본인 다산초당 등이 있다.

길안내
*경부고속도로-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광주IC - 29번 국도 화순방면(또는 23번 국도 나주방면)
*서해안고속도로- 목포IC- 2번국도 장흥방면

 

영남 알프스

 

경상남도 밀양시와 울산광역시 울주군의 경계에 있는 재약산, 요즘 억새를 구경하려는 등산객의 발길이 분주한 곳이다. 재약산은 해발 1,000m 이상의 준봉들로 이루어진 ‘영남알프스’에 속하는 산으로 산세는 부드러운 편이나 정상 일대에는 거대한 암벽이 눈길을 끈다. 수미봉, 사자봉, 능동산, 신불산, 취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드넓은 억새 평원으로 면적만도 120만평에 이르는 사자평 일대는 목장으로 개발되어 있다. 서쪽 산기슭에 유명한 대찰인 표충사를 비롯 칭칭폭포, 금강폭포 등의 명소와 북쪽 기슭에는 여름에도 골짜기에 얼음이 어는 얼음골이 있다.

길 안내
* 경주.울산 방면 : 언양IC - 석남사(국도24호선) -산내면사무소 - 금곡삼거리(지방도1077호) - 삼거(시군도15 호)- 표충사
* 대구 방면 : 경산IC - 청도(국도25호선) - 상동면사무소 - 긴늪삼거리(국도24호선) - 금곡삼거리(지방도1077호) - 삼거(시군도15호) - 표충사
* 창원.마산 방면 : 동창원IC - 진영(국도25호선) - 밀양(시청) - 긴늪삼거리(국도24호선) - 금곡삼거리(지방도 1077호) - 삼거(시군도15호) - 표충사


 

충남, 호남의 억새, 갈대 명소

 

가을이 깊어가는 요즘 충청도와 전라도에도 억새 등반과 갈대 축제가 한창이다.
오서산은 충남의 3대 명산 중 하나로 서해안 산중에서 해발 790.7m로 가장 높으며 정상에 오르면 억새 물결이 수채화처럼 장관을 이뤄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오서산의 억새를 즐기기 위한 산행코스로는 홍성군과 보령시 어느 곳에서도 오를 수 있고 수도권에서 가까워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가을이면 억새 등반 못지않게 발길을 끄는 곳이 갈대밭 기행이다. 갈대 여행지로 소문난 곳은 충남 서천군의 신성리 갈대밭이다. 이곳 갈대밭은 영화 JSA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갈대 숲의 규모로는 전국 최대를 자랑한다. 특히, 금강하구 줄기를 따라 길게 뻗은 갈대밭은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은 물론 등산이 어려운 노약자 등 남녀노소 모두에게 산책로로 인기가 있다. 최근에는 지자체에서 갈대밭 곳곳에 쉼터 등을 만들어 찾는 이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갈대밭 하면 빠지지 않는 곳이 또 있다. 바로 그 유명한 순천만 갈대밭이다. 순천만은 지난 6월부터 지자체가 주관해 ‘순천만 갈대소리 포크 페스티벌’을 열고 있어 관광객들의 호응이 높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연안 습지인 순천만은 갈대밭과 칠면초 군락, S자형 수로 등이 어우러져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전세계 습지 가운데서도 희귀종 조류가 가장 많은 순천만은 천연기념물 제228호인 흑두루미와 먹황새, 노랑부리저어새를 비롯한 흰목물떼새, 방울새, 개개비, 검은머리 물떼새 등 희귀 새들이 즐비해 찾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낙조와 철새가 떼 지어 날아가는 광경은 그야말로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순천만은 갈대숲 예술여행도 백미다. 전라남도는 보는 관광이 아닌 즐기는 관광문화 개척의 일환으로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에서 ‘갈대소리 페스티벌’을 여는데 매주 마지막주 토요일 4천여명정도의 시민과 관광객들이 참여해 반응이 뜨겁다. 오는 11월 7일은 연예인들도 참여해 2시간정도 공연이 진행된다.


순천만 갈대밭을 둘러본 다음 여수와 강진 등 남도 땅을 들러 여러 행사를 관람하는 것도 좋은 코스가 될 듯하다. 강진 하멜기념관 광장에서는 11월까지 매월 셋째주 토요일 오후 3시 ‘수문장 교대식’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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