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거래 힘 잃고 전세거래 증가세 확대

▲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이진혁 기자] 9.1 부동산대책의 약발이 점차 사그라지는 모양새다. 지난 7월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한 후 증가했던 매매 거래가 힘을 잃고 있고 전세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름폭이 줄어들며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전세가격은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은 지난 1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가격이 지난주 대비 0.11% 상승, 전세가격이 0.15% 상승했다고 16일 밝혔다.

매매가격은 지난주 보다 상승폭이 다소 둔화(0.12%→0.11%)되며 전국 기준 16주 연속 올랐고 전세가격도 동일한 상승폭을 기록하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주간 동향을 보면 매매가격은 저가매물, 급매물 소진 이후 재건축 등 정책 수혜단지를 중심으로 상승한 매도호가에 비해 수요자의 매수세가 따라붙지 못하며 거래가 소강상태를 보인 가운데 서울을 중심으로 오름폭이 줄어들며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다.

수도권(0.12%)은 15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으나 서울의 상승폭이 줄어들며 지난주보다는 상승률이 둔화됐다. 지방(0.11%)은 전남이 상승세로 반전된 가운데 지난주와 동일한 오름폭을 기록했다.

시도별로는 제주(0.39%), 충북(0.25%), 대구(0.21%), 경기(0.13%), 경남(0.12%), 광주(0.11%), 충남(0.11%), 인천(0.10%), 서울(0.09%) 순으로 전북(0.00%)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상승했다.

서울(0.09%)은 강북(0.06%)지역, 강남(0.12%)지역 모두 지난주에 비해 오름폭이 둔화됐다. 서울 매매값은 12주 연속 상승했다. 주요 지역 등락폭은 양천구(0.22%), 광진구(0.20%), 강동구(0.18%), 서초구(0.15%), 구로구(0.15%), 동작구(0.14%), 송파구(0.13%) 등이다.

규모별로는 85㎡초과~102㎡이하(0.17%), 60㎡초과~85㎡이하(0.13%), 60㎡이하(0.11%), 102㎡초과~135㎡이하(0.05%), 135㎡초과(0.04%) 순으로 모든 규모에서 일제히 상승했다.

전세가격은 23주 연속 상승했다. 서울과의 접근성이 뛰어난 경기지역이 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월세매물 증가 등으로 전세매물 부족이 계속되고 중대형 아파트까지 수요가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오름세가 지속됐다.

수도권(0.20%)은 경기와 인천의 상승폭이 커지며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다소 확대되며 22주 연속 상승했다. 지방(0.11%)은 공급이 풍부한 세종(30주 연속)의 하락이 지속된 가운데 지난주와 동일한 오름폭을 기록하였다.

시도별로는 제주(0.31%), 경기(0.25%), 대구(0.22%), 충북(0.20%), 충남(0.17%), 인천(0.14%), 경남(0.14%), 서울(0.13%), 부산(0.13%) 등은 상승했고 세종(-0.26%)은 유일하게 하락했다.

서울(0.13%)은 강북(0.15%)지역 상승폭이 확대됐으나 강남(0.12%)지역에서 상승세가 잦아들며 전체적인 상승폭은 다소 둔화되며 18주 연속 올랐다.

주요지역 등락폭은 양천구(0.33%), 성북구(0.28%), 광진구(0.27%), 은평구(0.25%), 금천구(0.21%), 동대문구(0.16%), 강북구(0.16%) 등이다.

규모별로는 135㎡초과(0.22%), 85㎡초과~102㎡이하(0.21%), 60㎡초과~85㎡이하(0.17%), 102㎡초과~135㎡이하(0.16%), 60㎡이하(0.13%) 순으로 모든 규모에서 일제히 상승했다.

이같은 상승세는 전세자금대출 공급규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신규 전세자금대출 공급규모가 무려 10조원을 넘어선 것. 대출 잔액은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권에서 올해 들어 신규로 취급한 전세자금대출액은 지난 8월말 현재 10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 평균 1조3000억원씩 늘어난 것이다. 월 평균 전세자금대출 신규 공급규모가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1년 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월 평균 전세자금대출 신규 공급규모는 7500억원 안팎에 달했다. 3년 사이에 5000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전세자금대출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상환액은 이를 밑돌아 대출잔액이 꾸준히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 2010년 12조8000억원에서 올해는 3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8월말 현재 잔액은 32조8000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추세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은 64.6%로 전월보다 0.02% 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8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이에 따라 대출로 전세자금을 충당하는 서민들의 부담이 갈수록 커진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원석 의원은 "가계 소득이 정체된 가운데 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가계가 부채를 동원해 버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주거안정정책이 지지부진한 사이 전세에 거주하는 서민 가계는 빚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논의 되고 있는 임대차 등록제나,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등 전월세시장의 근본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주거안정대책을 조속히 마련함으로써 서민들의 빚 부담 완화와 내수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