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시범경기 개막!!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프로야구가 팬들 품으로 돌아왔다. 지난 6일 4개 구장에서 일제히 시범경기가 시작됐다. 올해 프로야구는 어느 때보다 눈길이 많이 간다. 지난해 역대 최다관중(592만5285명)으로 폭발적 인기를 모은 기세를 어떻게 이어가느냐가 관심사다. 그 첫 단추는 시범경기. 많은 야구팬들은 야구의 계절이 왔다며 반색을 표하고 있다. 벌써부터 각종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응원 팀을 향한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뉴스포스트>는 시범경기의 이색 기록과 새롭게 개선된 제도, 예상 판도를 알아봤다.


 

시범경기 이색 기록

야구계에는 ‘시범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오히려 정규시즌 성적이 좋지 않다’는 속설이 있어 대부분의 감독들은 시범경기 성적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파고들면 어느 정도 트렌드를 알 수 있다. 정규시즌에서 펼칠 각 팀의 색깔이 시범경기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시범경기는 정규시즌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라는 말이 나온다.

 

KIA , SK, 두산 우승후보

초반 레이스에 결과 달려


 

한국 프로야구에서 시범경기가 시작된 것은 출범 이듬해인 1983년부터다. 지난해까지 27년 동안 시범경기 1위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어진 적은 7번(25.9%) 있었다. 해태가 87년 첫 사례를 기록했고. 92년 롯데. 93년 해태가 2연속시즌 시범경기와 한국시리즈 패권을 동시에 차지했다. 98년 현대. 99년 한화가 2연속시즌 기록을 이어갔고. 2002년 삼성. 2007년 SK가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초석을 시범경기를 통해 다졌다.

 

그러나 그 반대의 예도 있다. 85년 삼미가 시범경기 1위에 오른 후 정규시즌 최하위를 기록한 이후 97년 롯데가 같은 기록을 세웠다. 2006년 LG가 시범경기 1위. 정규시즌 꼴찌의 명맥을 이었다. 반면 88년 해태. 94년 롯데는 시범경기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도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한 유이한 팀으로 남았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성적의 상관관계는 크게 요동쳤다. 2001년 두산이 시범경기를 7위로 마감하고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해 그해 한국시리즈까지 거머쥐었고. 2008년 SK도 같은 절차를 밟았다. 롯데는 01·03·04년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모두 꼴찌를 차지하는 이색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대신 시범경기에서 4강 이내 든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는 경우는 20차례 나왔다.

 

최근 정규시즌 개막부터 치고 나가는 팀이 시즌 내내 좋은 성적을 올리는 확률이 높아지면서, 팀 전력의 마지막 2%를 채우는 시범경기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일각의 소리가 있다. SK 김성근 감독은 “최근 한국야구는 초반 레이스가 중요해졌다. 초반에 승수를 쌓아두지 못하면 시즌 중·후반으로 갈수록 어려워진다. 상대에 대한 연구기술이 발달하면서 대비를 충실히 하다 보니 나타난 현상”이라고 밝혔다.


새롭게 변화된 제도

올 시즌 프로야구는 외적인 제도에서 여러 가지 변화를 줬다. 당장 시범경기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가장 큰 특징은 경기 스피드를 빠르게 하기 위한 촉진 룰이다. 올해부터는 주자가 없을 경우 투수는 12초 이내에 투구를 해야 한다. 투구 시 내딛는 발을 들어 올리는 동작이 12초 안에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처음엔 경고를 받으며 두 번째로 어겼을 때는 볼을 선언 받는다. 반대로 타자 역시 배터스 박스에 들어선 시점을 기준으로 12초 안에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한다.

 

5회가 끝나면 5분 동안 진행되던 클리닝 타임이 폐지된다. 규정상 5분이었지 홈팀에서 행사를 벌일 경우 10분을 넘기는 때도 있었다. 경기 속도에 큰 방해물이었던 셈이다. 대신 3, 5, 7회가 끝나면 그라운드를 정비하는 시간을 갖는다.

 

스트라이크존에도 변화가 있다. 각 팀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진은 올 시즌 좌우 폭을 공 반 개 정도 넓혀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리기로 했다. 이미 연습경기서 바뀐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했다. 아무래도 타자보다 투수가 유리할 전망이다. 몸 쪽 공에 능하거나 슬라이더를 잘 던지는 투수가 이득을 볼 수 있다.

 

FA의 계약 방식도 ‘공식적’으로 자유로워진다. 계약기간 1년에 계약금을 인정하지 않고 연봉 인상률도 전년도의 50%를 넘길 수 없다는 규정이 폐지된다. 지난 2000년 FA 시행 첫 해부터 유명무실했던 규정이었기 때문에 새삼스러울 것은 없지만, 자유로운 형태의 FA계약이 공식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밖에 12명으로 제한됐던 코치등록수도 무제한으로 바뀌었고, 덕아웃 출입 코치 수는 6명에서 8명으로 늘었다. 또 KBO는 ‘클린베이스볼(Clean Baseball) 상’을 신설해 경기장 안팎에서 스포츠맨십을 발휘하고 환경적인 측면에서 깨끗한 야구를 하는데 앞장선 야구인을 선정해 상금 1000만원을 수여한다.


전문가들 3강 예상

다수의 야구 전문가들은 올 시즌 우승 후보로 작년 챔피언인 KIA를 비롯해 SK, 두산을 3강으로 꼽았다. 반면 한화와 넥센 히어로즈는 하위권으로 예상했다.

 

KBS 이용철 해설위원은 “KIA는 작년 우승팀답게 선수들이 승자의 여유로움을 보인다. 스프링캠프에서 훈련량이 줄지 않았는데도 지쳐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SK는 채병용, 윤길현 등 기존 선수들이 입대하면서 빈 구멍을 메워야 하지만 계산이 치밀한 김성근 감독이 잘 해내 큰 누수는 없을 것이다. 또 두산은 전체적으로 마운드, 수비, 백업 선수 모두 알차게 잘 준비했다. 젊은 마무리 투수의 안정감이 관건이다. 이용찬, 임태훈 등이 올해는 믿음이 가게 잘 해줘야 한다”고 3강을 예견했다. 이어 3강을 위협할 팀으로는 삼성을 꼽았다. 그는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팀이 삼성이다. 오승환이 회복됐을 뿐 아니라 양준혁, 박진용, 진갑용 등도 부상을 털고 돌아온다. 올해는 지난해처럼 선수가 없어 고생하지는 않을 것이다”며 삼성의 전력 강화에 기대감을 털어놓았다.

 

반면 하위권으로 예상되는 한화에 대해서 “한화가 답답하다. 한대화 감독 부임 후 무에서 모든 것을 새로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이라며 우려했다.

 

SBS 김용희 해설위원도 SK, KIA, 두산, 삼성을 4강 후보로 예상했다. 그는 “KIA, SK, 두산, 삼성이 두각을 드러낼 것이다. 롯데는 초반에만 잘하면 괜찮아질 것이지만 한화와 히어로즈가 전력이 떨어져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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