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문화 총망라 올 한해 화제의 중심에 섰던 인물

▲ 박근혜 대통령, 삼성 이건희 회장, 故 세모그룹 유변언 전 회장,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 만화가 윤태호 작가, 배우 이병헌,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 축구선수 박지성, jTBC 보도부문 손석희 사장,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좌측 상단부터,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홍세기, 장나래 기자] 올해 출범 2년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쓰러진 재계의 거목 삼성 이건희 회장, 세월호 참사 속 수배 중 사망한 유병언 세모그룹 전 회장, 이른바 땅콩 회항으로 불리는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 올해 헌정 사상 첫 여성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됐지만 이후 자진 탈당론까지 나오면서 천국과 지옥을 오간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 등 각계 인물들이 신문 지상을 수놓았다.

뉴스포스트는 2014년 한해동안 국민들에게 회자되고 화제가 됐던 인물 10인을 선정했다.

<순서는...박근혜 대통령, 삼성 이건희 회장, 故 세모그룹 유변언 전 회장,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 만화가 윤태호 작가, 배우 이병헌,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 축구선수 박지성, jTBC 보도부문 손석희 사장,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편집자 주>

박근혜 대통령, 출범 2년 ‘불통’ 논란
與野 ‘인적쇄신’ 요구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지 이제 만 2년이 되어 간다. 박근혜 정부의 대표 국정 슬로건은 ‘창조경제’다. 하지만 정부 내에서는 물론이고 국민 중에서도 창조경제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특히 출범 3년차를 앞둔 현 시점 박 대통령은 청와대 발 ‘비선실세 논란’으로 곤욕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아서라고 분석하고 있다. 정부가 국민과 불통인데 정책효과가 제대로 실현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정권 출범 직후 시작된 불통인사를 비롯해 올해 4월 대한민국을 강타한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불거진 정홍원 총리 사퇴는 안대희, 문창극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더욱 불거졌다. 책임지겠다던 정 총리는 아직까지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다.

일방적인 정책 추진도 논란이 됐다. 공공부문 비정상의 정상화를 언급하면서 시작된 공공부문 개혁은 명분과 정당성만 내세우고 이해관계자 의견수렴과 다양한 계층이 참여한 사회적 합의절차는 배제해 공공부문 투쟁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공무원연금 문제를 해결하면서 공무원을 배제, 야당 뿐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조차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들었다.

또 지난 7월 출범시킨 최경환 경제팀도 부동산 정책으로 일관하거나 증세는 없다면서 담뱃값 인상 등으로 뒤통수를 치면서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여야 역시 한 목소리로 청와대 인적 쇄신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건희, 쓰러진 재계 거목

한국 재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월 11일 쓰러진지 7개월이 넘었다. 지난 1987년 아버지 이병철 회장 사후부터 삼성그룹의 회장을 지냈으며, 2008년 삼성 비자금 사건이 터진 후 잠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가 2010년 3월에 삼성전자의 회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복귀 당시 위기를 강조하며 “삼성전자의 앞날을 예측할 수 없으며, 앞으로 10년 이내에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대부분의 제품이 사라질 것이므로 다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이건희 회장은 위기 때마다 귀에 쏙 들어오는 어록으로 유명했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 2등은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다”, “천재 한 사람이 10만 명을 먹여살린다”, “앞으로 우리는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등이다.

이렇듯 이 회장은 위기감을 고조시켜 이를 성과로 만들어내 왔다. 이 회장이 이끈 삼성전자는 실적과 시장점유율 면에서 큰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 1993년 29조원이었던 그룹 매출은 2013년 380조원으로 늘었으며, D램 하나 뿐이던 시장점유율 1위 제품은 20개로 늘어났다.

반면 제왕적인 의사결정에 의한 폐해와 편법 상속이나 비자금 조성 등의 전근대적인 경영 행태, 비자금 수사 등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거나 검사들에게 뇌물을 돌리는 등 국가 시스템을 훼손해온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컸다.

유병언, 세월호 참사 이후 그룹 회장서 비참한 최후

2014년 4월 16일은 전 국민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수백명이 타고 있는 세월호가 침몰한 것이다.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은 세모그룹 산하 계열사다. 세월호 참사 이후 비난의 중심에 섰던 세모그룹 유병언 전 회장은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으나 시신으로 발견됐다.

검찰이 밝혀낸 유 전 회장의 범죄 혐의 액수는 횡령 및 배임, 증여세 포탈로 총 1천450억원에 달했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내부 조직도에 회장으로 명시됐으며 월 1천500만원의 고문료를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유 전 회장은 지난 1941년 일본에서 태어났으며 1961년 장인인 고(故) 권신찬 목사와 함께 대구지역에서 종교활동을 시작해 1981년 구원파를 설립했다. 이후 1976년에는 삼우트레이딩이라는 회사를 인수해 이를 기반으로 세모그룹을 설립, 건강식품과 유람선 사업 등에 손을 뻗으면서 사세를 키워나갔다.

특히 1987년 '오대양 집단자살' 사건 이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자식과 측근들을 내세운 '그림자 경영'을 했다. 자신은 '아해'라는 이름으로 사진작가 활동을 했다.

유 전 회장의 마지막은 비참했다. 수배 중이던 6월12일 순천의 한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DNA검사를 통해 유씨로 확인됐다. 검찰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

‘너츠 퀸’ 조롱 대상 된 조현아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큰딸로 이륙 전 기내 견과류 서비스 때문에 비행기를 되돌린 초유의 '땅콩 리턴' 사건으로 쏟아지는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뉴욕발 자사 항공편 1등석에 탑승했다가 승무원이 견과류(마카다미아)를 그릇에 담지 않고 봉지째 줬다는 이유로 승무원을 질책했고 서비스 책임자인 사무장에게는 관련 매뉴얼을 찾지 못했다며 비행기를 탑승게이트로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도록 했다.

국민들은 재벌가 오너 일가의 ‘갑’질이라며 분노했다. 비인격적 월권행위를 저질렀다는 비판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조 전 부사장의 사과가 아닌 잘못을 사무장에게 떠넘기는 듯한 해명을 내놓으며서 더욱 문제가 확대됐다.

결국 조 전 부사장은 대한항공 부사장과 계열사 대표이사 등 그룹 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는 신세가 됐을뿐 아니라 형사처벌까지 감내해야 될 상황으로 몰렸다.

윤태호, 웹툰 ‘미생’ 드라마까지 대박

매회 최고시청률을 경신한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은 만화 작가인 윤태호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웹툰 ‘미생’은 사회 초년병의 눈으로 직장인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샐러리맨의 교과서’라는 애칭을 얻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윤태호 작가는 첫 웹툰 연재작이자 영화로 만들어진 ‘이끼’로 문화관광부 대한민국 만화대상 우수상, 부천만화대상 일반 만화상, 제1회 대한민국 콘텐츠어워드 만화 부문 대통령상을 연속 수상하며 최고의 만화로 이름을 알렸다.

연이어 2012년에 연재된 미생은 엄청난 호평으로 사랑을 받게 만들었고 드라마까지 연이어 성공했다. 윤 작가 역시 미생 흥행 이후 달라진 점에 대해 “저를 찾는데가 많아져 작업하는데 방해를 많이 받고 있지만 취재를 하는데 용이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연재하고 있는 작품을 위해 현장 취재를 나가 ‘미생’을 했던 작가라고 하면 다른 설명없이 취재를 잘 받을 수 있더라”라며 만족감을 전했다.

또 드라마 '미생'의 흥행에 힘입어, ‘미생’ 단행본의 판매고는 200만부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는 드라마와 웹툰 콘텐츠가 상생 효과를 일으키며 창조경제를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의 아이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한 것.

이병헌, 걸그룹-모델과 ‘음담패설’ 동영상 법정 싸움

이병헌 협박 사건은 올 하반기 영화계를 가장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 중에 사건이다. 걸그룹 글램의 다희와 모델 출신 이지연씨가 이병헌에게 사생활을 담은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50억원을 요구했다가 체포되면서 일파만파됐다. 9월 초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뒤 4개월 여 동안 여진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갖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2014년을 빛낸 올해의 영화배우로 선정되면서 올해 각종 논란과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배우로서의 능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검찰은 다희와 이지연을 폭력행위등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으로 기소했지만 이 과정에서 이지연이 이병헌과 연인 사이였다고 주장하면서 후폭풍이 일었다.

이병헌은 가족과 팬들, 영화 관계자들에게 자필편지에 이어 공개사과까지 했으며 공판 과정에서 여과 없이 각종 주장들이 흘러나와 2차 피해도 상당했다.

내년 1월15일 결심 공판이 끝나도 항소가 이어지면 사건 관련 소식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영선, 천국과 지옥을 한해에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하며 헌정 사상 첫 여성 교섭단체 원내대표에 올라 유리천장을 깼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을 성사시켜 상시 대화채널을 가동했고, 7월 초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회동하는 등 순항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7·30 재·보궐 선거 참패 후 구성된 비상대책위의 위원장을 수락하면서 내리막을 탔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의 합의안이 연거푸 거부당하며 정치 일생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또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으로 활동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던 계획이 당내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면서 자진 탈당론까지 나돌았다.

우여곡절 끝에 원내대표직에 복귀하고서 세월호 특별법 최종 타결 뒤인 지난 10월 2일 약 5개월 만에 원내대표직에서 내려왔다.

박 의원은 국회 법사위원장에 이어 여성 최초의 원내사령탑에 화려하게 취임했지만 임기 도중 불명예 퇴진하면서 올 한해 천국과 지옥을 오간 대표적인 정치인이 됐다.

박지성, 한국 축국의 영원한 캡틴 은퇴

한국 축구의 상징과도 같은 '영원한 캡틴' 박지성(33·에인트호벤)이 5월 14일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박지성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 은퇴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린다. 앞으로 더는 지속적으로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은퇴 기자회견을 통해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이후 박지성은 7월 27일 김민지 전 SBS아나운서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는 박지성에게 구단의 새로운 앰버서더로 위촉해 8번째 맨유 앰버서더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리게 됐다. 특히 비유럽권 선수이자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이다.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은 바빴다. 이어진 6월 인도네시아에서 예정된 자신의 이름을 딴 자선경기인 '아시안드림컵 2014'를 개최해 아시안 팬들을 즐겁게 만들었고 7월에는 한국프로축구연맹과 K리그 올스타전을 치렀다. 이 경기가 팬들에게 선보이는 박지성의 마지막 경기였다.

지난 1991년 수원 세류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박지성은 24년에 걸친 축구 인생을 마감했다. 2000년 일본 교토퍼플상가에서 입단하며 프로에 뛰어든 뒤로 14년 만이다.

손석희, 종편 jTBC 신뢰‧유용한 미디어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 ‘대학생이 가장 닮고싶은 인물 1위’, ‘시민단체와 전문가그룹이 좋아하는 언론인 1위’으로 불리는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이 제13회 송건호언론상을 수상하며 대중적인 인기와 더불어 신뢰할 수 있는 언론인으로 꼽혔다. 이날 상을 수상한 손 사장은 함께 해준 JTBC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뒤 "수상한 사람이 되지 않고 확실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손석희의 시선집중’, ‘100분 토론’을 진행하며 MBC 보도국의 상징적 존재로 떠올른 손석희 사장이 지난해 5월 JTBC 보도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언론계에 큰 파장을 던졌다. 특히 지난해 9월 16일부터는 JTBC 메인뉴스 진행을 맡으며 JTBC뉴스의 영향력과 신뢰도를 끌어올렸다.

세월호 참사 당시에는 유가족과 국민들로부터 지지와 성원을 받았고 JTBC의 세월호참사 연속보도는 국제엠네스티 언론상 특별상으로 이어져 jTBC의 성장에 밑거름이 됐다.

이후 손석희 보도담당 사장이 JTBC 뉴스를 이끈 지 1년 7개월, JTBC가 뉴스의 신뢰도와 유용성이 가장 높은 언론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정은, 고모부 장성택 처형 이후 핵심 물갈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후 3년 동안 핵심 엘리트를 대거 물갈이 하며 친정 체제를 구축했다. 고모부인 장성택 세력을 숙청하는 작업이 대대적으로 이뤄졌고 김정일 정권 때 활동한 원로들이 퇴진한 데 따른 것이다.

김정은은 그 공백을 자신의 최측근으로 채우고 친정 체제를 구축했다. 또 잦은 인사를 통해 조직 장악력을 높이고 유일 독재체제를 강화했다.

김정은 인사의 핵심은 ‘백두혈통(김일성 직계)’과 ‘빨치산 혈통’이었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은 고모인 김경희를 대신해 전면에 나섰다.

김여정은 장의위원 명단에 없었고 작년까지 공식 석상에 등장하지 않았으나 올 들어서 자주 김정은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1월27일 4·26만화영화촬영소 방문 행사에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으로 호명돼 백두혈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또 항일 빨치산 2세인 최용해는 2인자로서 자리를 굳힌 모습이다. 지난 4월 황병서에게 총정치국장직을 내줬으나 10월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반면 장성택의 측근들은 권력의 중심에서 사라졌다. 대부분 실각하거나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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