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운전자는 운전석에 앉는 순간 오감(五感)을 모두 주행에 집중해야 안전운전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오감을 이용한 운전 중에서도 운전자에게 가장 중요한 감각은 바로 시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보이는 것을 그대로 믿어도 사고는 발생할 수 있다. 바로 ‘자동차 사각지대’ 때문이다.

사각지대는 이미 많은 운전자가 알고 있듯이 운전자 본인의 시야 또는 룸미러나 사이드미러로 볼 수 없는 곳을 말한다. 자동차 사각지대 중 가장 위험한 곳은 특히 사이드미러, 룸미러로 잘 보이지 않는 자동차 측면이다. 하지만 일반 사이드미러는 그 시야각이 평균 15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시야각 외부의 물체가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가 많다. 따라서 고개를 돌려 사각지대를 직접 확인하는 ‘숄더체크(Shoulder Check)’를 면허 시험 항목에 넣는 국가가 있을 정도로 사각지대 확인은 중요하다. 평상 시 운전 중에 사각 지대로 인한 사고의 위험성을 누구나 몇 번씩은 경험한 운전자가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사각지대는 실제로 많은 사회적, 경제적 부담을 초래한다. 2013년 국내 전체 자동차 보험료 중 교통사고로 지급된 보험료가 약 9조 2천억 원인데, 이중 30%가 사각지대 때문에 발생한다면 이로 인한 지급보험료가 약 2조 7천억 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더욱 안타까운 것은 사각지대로 인해 발생된 인명피해는 돈으로 환산할 수도 없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사망사고까지 발생한다면 사회적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예전부터 관련 업계에서도 보조 미러 부착 또는 사각지대를 전자 장치로 모니터링해주는 BSM(Blind Spot Monitoring) 등 다양한 사각지대 해소 장치들을 내놓았다. 하지만 사이드미러에 부착하는 기존 보조 미러의 경우, 볼록렌즈로 제작되어 거울에 비친 상을 왜곡시키고 그 상이 실제보다 멀리 보여서 더욱 위험한 상황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다. 또한 BSM의 경우 가격이 고가이고 일부 고급차에만 설치되어 있어 일반 운전자가 사용하기에는 경제적인 부담감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렴하면서도 효과가 확실한 사각지대 방지용 사이드 미러의 개발은 필수적인 요구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국토교통부 지정 교통신기술 1호 ‘비구면 누진 다초점’ 기술을 적용한 광각 사이드미러의 출현은 매우 반길 만한 뉴스라 할 수 있다. 안경에 적용되는 ‘비구면 누진 다초점’ 기술을 세계 최초로 사이드미러에 적용해 상의 왜곡이 적고, 시야각도 기본 사이드미러 대비 2배 이상 확대시켰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제품 단가 및 장착 가격도 10만원 안팎의 비교적 합리적인 금액으로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다.

이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불스원이 닐슨코리아와 ‘불스원 미러’ 구매자 대상으로 공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구매자의 71.7%가 사각지대로 인한 사고 위험이 방지되었다고 응답했다. 이런 제품을 사용하여 사각지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운전자가 늘어난다면, 이론적으로 전체 교통사고의 약 21.5%가 예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즉 사각지대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사고 30% 중 약 71.7%정도 예방가능하다는 것이다.

교통사고는 선진국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이고 우리는 아직 OECD 국가 중 최상위급 교통사고와 사망자수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이다. 단순히 교통사고 줄이기는 각종 교통지수의 개선 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까지 절약하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대략 계산하여도 보험사가 지급하고 있는 보험금을 21.5%까지, 연간 약 2조원을 절감할 수 있다. 따라서 보험사의 평균 손해율도 기존 77%에서 약 60%까지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사의 1인당 평균 지급 보험금도 연간 8만원 정도 감소할 수 있어서 실제 소비자가 부담하고 있는 보험료 인하 혜택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산학연관과 운전자의 노력은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소중한 인명까지 지킬 수 있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관련 업계는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더욱 진보적인 기술과 제품들을 많이 개발하여 사각지대로 인한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관련 단체에서도 성능이 우수한 제품의 장착을 장려하고 지원하여 실질적인 교통사고 감소효과를 가져오도록 함께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과 자동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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