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물살 타는 쌍용차 M&A 주인공은?

쌍용자동차가 10일 매각 공고를 함에 따라 M&A 절차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쌍용차의 인수합병 매각주간사인 삼정KPMG와 맥쿼리증권은 이날 쌍용차 기업매각에 대한 공고를 했다. 매각주간사는 5월 28일 오후 5시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뒤 사전심사와 입찰서류 접수, 평가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인도 마힌드라그룹, 영안모자, SM그룹, 서울인베스트먼트가 입질 
3년내 흑자전환·매출액 3배 성장 ‘쌍용 턴 어라운드’가 목표


지난해 2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이 12월 17일 법원에서 승인되면서 가까스로 채무변제를 이행하며 사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이유일 쌍용차 공동관리인은 “최단 시일내 회사 정상화를 이루고 M&A를 추진해 2010년까지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또 “상하이자동차그룹(SAIC)의 아픈 경험이 있어 전철을 밟지 않게 노력하겠지만 국내 업체에만 집착하지는 않겠다”며 국경을 넘나드는 M&A 추진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아울러 “기술력이 쌍용차와 비슷해 기술협력이 가능한 자동차 회사, 쌍용차에 대한 동등한 대우, 쌍용차와 상충하지 않은 상품구성, 명확한 인수 의도, 자동차 업종이면서 쌍용차를 한국의 토착기업으로 만들 수 있는 기업문화를 가진 회사가 M&A 대상으로 우선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회사운영에 대해서는 “3년 내 동종업계 수준으로 경쟁력을 회복하고 흑자전환을 시도하는 한편 매출액 3배 성장을 목표로 하는 ‘쌍용 턴 어라운드 계획3-3-3’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영태 공동관리인 역시 사업전망에 대해 “2000억원을 확보하면 신차 ‘C200’을 2010년 중반에 출시할 수 있는데 현재 1000억원 이상의 담보 여력에 2000억원 상당의 유휴 부동산이 있으며 산업은행 등의 추가 지원이 예정돼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지난해 1월부터 회생절차가 진행돼 온 쌍용자동차는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초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지만 온갖 악재를 두루 경험했다. 지난해 쌍용차는 운영자금이 거의 바닥나자 2월 급여를 관리직원은 기본급의 50%를, 생산직원에게는 기본급만 지급했다. 개별소비세 납부를 연기하고 투자비 집행을 미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공장가동에 필요한 1000억원 규모의 긴급자금이 수혈되지 않아 공장가동이 중단되는가 하면 파업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쌍용차의 액티언스포츠 화물자동차에서 제작상의 결함이 발견돼 지난해 2월 1일부터 8월 31일 사이에 제작·판매된 3043대를 리콜했다. 이들 차량은 후부 반사기의 반사성능이 안전기준에 미달해 뒤따라오는 차량이 제대로 확인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돼 해당 자동차 소유자에 대한 보상을 실시해 줘야 했다.

다행히 올 1월 15일부터 이런 모든 악재를 털어버리기라도 하듯 생산라인이 재가동에 들어갔으며 쌍용차는 3월 한 달 동안 내수 2555대, 수출 3169대로 모두 572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1월 회생절차 신청 이후 최대 판매실적이다. 올 들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35%, 전월대비 19% 증가해 지난 2008년 10월 이후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중남미 시장 회복에 따른 물량증가와 러시아 수출 재개가 주된 요인이라고 쌍용차측은 분석하고 있다.

쌍용차는 이 같은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해 소비자 프로모션 확대와 현장 판촉활동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올 7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신차 ‘C200(가칭 코란도C)’의 생산이 급선무인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이유일 쌍용차 공동관리인은 “전 임직원이 품질제고와 생산, 판매증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 C200 출시가 더해진다면 월 손익분기점 도달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산업은행에서 1300억원을 지원받긴 했지만 이 자금은 구조조정을 위한 퇴직금과 부품대금 등으로 이미 바닥나 버렸다. 따라서 쌍용차가 사활을 거는 곳은 ‘신차 C200’의 판매다. 쌍용차는 산업은행이 돈을 빌려주면 유휴자산 매각과 C200 판매 등을 통해 확보할 자금으로 충분히 상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5월 9일 폐막한 ‘2010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쌍용차의 전략 차종인 ‘C200’이 선보였다. 아직 개발 단계지만 쌍용차가 전기차를 모터쇼에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쌍용차는 이번에 공개한 콘셉트카를 발판으로 앞으로 3∼4년내 모터로만 구동할 수 있는 순수 전기차를 시범 생산한 뒤 본격 양산체제를 갖춰나갈 계획이다. 쌍용차가 개발 중인 전기차는 고효율 전기모터를 탑재하고 30kWh의 고전압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적용한 시스템으로, 최고 속도가 150km/h에 달하는 동력 성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일본의 닛산이 개발한 양산형 전기차 ‘리프’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쌍용차 관계자는 설명했다. 쌍용차는 순수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의 저장 능력이 차량 성능을 좌우하는 만큼 다른 업체들에 비해 고출력, 고용량의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적용키로 하고 현재 국내외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업체들과 협의하고 있다. 쌍용차는 또 전기차 시스템 업체들과 공동 개발도 추진키로 하고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8월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매각가격 3000~4000억원 예상    

한편 쌍용차에 대한 매각공고가 5월 10일 나오면서 인수에 관심있는 업체들의 움직임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의 기술력과 생산설비에 관심있는 자동차 관련 업체들과 투자 목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사모펀드들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매각절차는 7월 20일 입찰서 제출을 마감한 후 이르면 8월쯤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업체는 인도의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 생산업체인 마힌드라그룹과 대우버스의 대주주인 영안모자, 남선알미늄을 자회사로 둔 SM그룹, 사모펀드인 서울인베스트먼트 등이다.
인도의 마힌드라그룹은 SUV와 고급세단 분야에서 경쟁력을 지닌 쌍용차의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안모자 역시 쌍용차를 인수하게 되면 대우버스와의 시너지를 노릴 수 있고 종합 자동차 업체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점때문에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국내 중견기업인 SM그룹은 계열사인 남선알미늄에서 초경량 자동차 프레임을 제작하고 전지 전문기업인 벡셀과 함께 전기차용 배터리를 개발해 내년쯤 특화된 소형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SM그룹은 쌍용차를 인수해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의 전기차 개발 노력은 SM그룹이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표명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SM그룹은 계열사인 남선알미늄에서 초경량 자동차 프레임 제작을 맡고 전지 전문기업인 벡셀이 전기차용 배터리를 개발해 내년쯤 특화된 소형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말부터 일찌감치 쌍용차 인수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한 서울인베스트먼트는 최근 투자자 모집을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외에도 사모펀드 1~2곳이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매각가격은 회생절차상 유상증자 비율이 50% 이상 돼야 하기 때문에 현 시가총액인 4600억원 수준의 절반인 2300억원 이상으로 예상할 수 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더라도 쌍용차는 수익성 창출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매각가격은 3000억~4000억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며 그 이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로선 매각 금액을 전망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가격조건보다는 인수업체가 얼마나 쌍용차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의지를 갖고 있느냐는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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