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작곡가, 女가수 성폭행 혐의 실태 고발

유명 작곡가 K씨가 여가수를 성폭행을 시도하려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면서 연예계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최근 연예인 성상납 등 불미스러운 의혹들이 불거진 가운데 이번 사태로 그동안 밝혀진 여성 연예계 성 착취 문제가 또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김모 씨, 인기 여가수 곡 제작한 유명한 30대 초반 작곡가로 알려져…
女연예인 성관련 실태 다시 수면위로…“강력한 규제로 성범죄 고리 끊어야”

 

작곡가 김모씨 혐의부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15일 자신의 작업실에서 여가수를 성폭행하려 한 혐의(강간치상)로 작곡가 김모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달 28일 밤 10시30분께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불러달라며 여가수 서모양을 강남구 논현동 자신의 작업실로 오게 한 뒤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서양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서양이 좋다고 해서 껴안았을 뿐인데 밖으로 나가서 소리를 지르고 결국 신고까지 했다.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모르겠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피해자 서 씨는 작곡가에게 성폭행을 당할 번 하다가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씨는 서양을 유인한 뒤 동네 주점에서 술을 먹인 후 작업실로 데려가 서 양을 강간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김 씨는 서 양이 반항하자 머리채를 잡아 바닥에 넘어뜨리는 등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까스로 탈출 한 서양이 옷도 제대로 챙겨 입지 못한 채 급하게 옆집으로 피신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김 씨는 도망친 상태였다”면서 “피해자 진술을 바탕으로 해당 작곡가가 속해 있는 기획사를 통해 그의 본명 등 인적사항을 확인한 뒤 추적해오다 지난 14일 오후 3시쯤 논현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김씨를 검거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김 씨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네티즌 수사대가 떴다. 30대 초중반의 작곡가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렴치범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김씨는 가요계에서 인기 여가수 곡을 제작한 유명한 30대 초반의 작곡가로 알려졌다.

女연예인 성적착취 관행 여전

이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이 알려지면서 여성 연예인들의 성 착취 실상이 또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여자 연예인 성 관련 문제는 비단 오늘 일이 아니다. 연예인과 스폰서의 부적절한 관계는 과거부터 끊임없이 회자돼 왔다. 특히 연예인들이 CF 출연 등 활동 기회를 얻기 위해 강간에 가까운 섹스와 변태적인 유흥을 감수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심지어 일부 PD는 신인 여배우를 뽑을 때 룸살롱에서 오디션을 보는 경우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었다. 
최근 연예계 데뷔와 활동과 관련해 그동안 여자 연예인의 인권침해와 성접대 관행, 성적 착취 사례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 실제로 설문조사에서 잘 나타나 있다. 지난 4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여성연예인 인권실태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절반 넘는 여성연예인들이 성접대를 권유를 받았고, 스폰서 관행으로부터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설문조사에 응한 여성연기자 110여 명 중 60.2%가 사회 유력인사나 방송 관계자에 대한 성접대 제의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실태조사 결과, 조사 대상 중 연기자의 45.3%는 술시중을 들라는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었고, 연기자의 60.2%는 방송 관계자나 사회 유력 인사에 대한 성 접대 제의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조사대상 연기자의 상당수가 듣기 불편한 성적 농담(64.5%), 몸이나 외모에 대한 평가(67.3%), 몸의 특정 부위를 쳐다보는 행위(58.3%) 등 언어적·시각적 성희롱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성추행, 직접적 성관계 요구 및 성폭행 피해 경험도 확인되었는데 조사대상 연기자 중 31.5%는 신체의 일부(가슴, 엉덩이, 다리 등)를 만지는 행위 등의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조사대상 연기자 가운데 직접적으로 성관계를 요구받거나(21.5%), 성폭행·강간 등 명백한 법적 처벌 행위가 되는 범죄로부터의 피해를 받은 경험(6.5%)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기자 지망생의 경우 연기자만큼은 아니지만 성희롱, 성접대 제의, 술시중 요구 등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로부터 안전하지 않았다고 인권위는 전했다.
 

이 같은 인권위 보고서는 그동안 베일에 감쳐줘 있던 여성 연예인 성관련 실태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대중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성폭력 근절을 위한 제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연예계의 자정노력 역시 강조됐다. 하지만 앞에서 살펴본 유명작곡가 여 가수 성 관련 사건은 연예계의 각성은커녕 오히려 성적 착취 관행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대목이다.
 

여성 연에인 성폭력 문제 근절과 관련해 여성인권단체 모 이사는 “가부장적 성문화와 연예인 수급구조의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노력 외에도 관련 법 제정 등을 통해 연예매니지먼트 사업자의 자격을 엄격히 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아울러 공개 오디션 문화 정착과 연예인에 대한 상담 창구 운영 등 연예인의 자구 노력도 여성연예인의 인권 실태를 개선하는 방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사흠 기자 live4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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