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1등만 해 왔고 명문대를 졸업했다. 그러나 평범한 집안의 딸로 세상의 벽을 느끼는 미술관 아트컨설턴트다. ‘문재인’

SBS TV 수목드라마 ‘나쁜남자’(극본 김재은·연출 이형민)에서 한가인(28)이 맡은 캐릭터다. ‘재인’은 자신을 배신한 전 남자친구에게 복수하려고 해신그룹의 아들 ‘홍태성’(김재욱)에게 접근한다. 그러나 어느새 ‘건욱’(김남길)에게 더 끌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늘 단아한 이미지로만 비춰졌던 한가인은 ‘나쁜 남자’를 통해 속물적이고 출세지향적인 커리어우먼이 됐다.
한가인의 변신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좋았다. “드라마가 새롭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전에 제가 했던 캐릭터와 다른 부분이 있어서 좋다고 얘기한 것 같아요.”

한가인은 “기존에 보여줬던 여주인공처럼 사랑스럽고 예쁜 캐릭터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욕망을 느끼든, 사랑 때문에 갈등을 하든 더 많이 아프고 치열하게 그려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감독에게 ‘재인’이가 더 세게 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며 “감독은 시청자들이 미워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그 전과 다른 이미지, 기억에 남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고 욕심을 부렸다.

첫 방송 때는 “너무 무서웠다”고 엄살을 떨었다. “TV를 보면서 계속 왔다갔다, 안절부절 못 하니까 재욱씨가 ‘누나, 좀 앉아서 보면 안 돼?’ 그러더라고요.”
한가인은 “오랜만에 드라마 출연이라 반응도 궁금했고, 내가 어떻게 촬영했는지도 모르겠더라”라며 “특히 시간 부족으로 매 신을 모니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촬영한 게 어떻게 나왔을지 궁금했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남편 연정훈(32)의 외조는 “그냥 말로만 한다”며 웃었다. “제가 바빠서 집에 자주 있지 못 하니까 전화해서 ‘밥은 먹었냐. 잠은 잘 잤냐.’고 물어보는 정도예요. 신경은 쓰이겠죠, 아무래도…. 김남길씨, 김재욱씨 둘 다 멋지고 신랑보다 나이도 어리잖아요. 처음에는 그런 얘기 없더니 요즘에는 ‘촬영 현장에 놀러오고 싶다, 사인 좀 받아오면 안 되냐’고 그래요.”

김남길(29)과 김재욱(27) 두 상대배우의 장난기 덕분에 촬영장 분위기는 밝다. 그러나 “이런 말은 신랑한테는 하면 안 된다”고 손을 저었다. “저도 신랑이 상대역과 장난 치고 촬영 분위기 좋다고 하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으니까요.”

재벌가 자제인 줄 알고 만났지만 알고 보니 자신과 정말 닮은 나쁜 남자 ‘건욱’, 진짜 해신그룹의 후계자지만 가족의 사랑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외로운 남자 ‘태성’. 한가인은 자신이 실제 ‘재인’이라면 “두 남자 사이에서 고민하겠지만, 건욱에게 더 끌릴 것 같다”고 밝혔다.

“건욱이는 재인과 닮은꼴이잖아요. 그런데 태성이도 귀여워요. 부잣집 아들이라는 조건도 있지만, 엄마처럼 보호해주고 싶은 모성애가 있어요. 제가 선택을 하면 두 분 중 누군가는 삐칠 것 같아서 선택하지는 않겠어요.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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