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장나래 기자] "누님 좀 바꿔주세요" 라는 자연스러운 대화로 스토커 피해자를 구한 112직원의 기지가 발휘된 사건이 일어났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자신이 좋아하던 피해자를 쫓아다니다 피해자의 집에 침입해서 죽여버리겠다며 협박한 혐의로 피의자 김00(55세 남, 무직)를 주거침입 및 폭행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피의자가 피해자(여, 무직)를 알게된 것은 2년 전 병원에 피해자가 입원할 당시였다.

당시 병원에서 근무하던 피의자는 피해자에게 호감을 갖고 계속 따라다니다 지난 15일 피해자의 이삿짐을 날라주면서 알게 된 현관 비밀번호를 이용해 20일 18:00경 피해자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했다.

집에서 소주 3병과 갈비탕을 시켜먹으며 그동안 만남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나무 젓가락으로)눈을 쑤셔버리겠다. 나는 깜방에 가도 안무섭다. 옛날 같으면 벌써 죽여버렸다”며 때릴 듯이 위협하자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를 했다.

서울청 112종합상황실에서 피해자는 최초에 117로 전화를 했고 심상치않은 분위기와 과거 폭력피해 신고이력을 확인한 117 접수자는 삼자통화를 통해 112로 피해자를 연결해줬다.

피해자가 112 접수요원에게 위치와 현관 비밀번호, 피해상황을 설명하던 도중 피의자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피의자가 피해자의 핸드폰을 뺏어들고는 “어디 파출소냐, 어디 지구대냐?”며 다그치듯 묻자 112 접수자는 침착하게 “누님 바꿔달라. 괜찮으니 누님 바꿔달라”며 피해자의 동생인 척 했다.

이미 만취해있던 피의자는 별 의심없이 전화를 피해자에게 바꿔주었으며 112 접수자는 경찰도움 필요, 흉기소지 여부 등을 예·아니요로 답변하도록 유도해 사건을 최긴급신고인 코드 0로 사건을 하달, 송파서 잠실지구대에서 2분 20초만에 현장에 도착해 거칠게 저항하는 피의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범인과 같이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112 신고를 할 때에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지인과 대화하듯 위치와 상황을 알릴 것"을 당부했다.

특히 112신고시 정화한 위치파악이 중요한데 휴대폰 GPS나 WIFI를 켜고 신고하면 신고자가 정확한 위치를 모르거나 진술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경찰이 신고위치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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