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홍세기 기자]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후임자는 누가 될까? 박근혜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달 27일 이 전 총리의 사표가 수리된 이후 14일 현재까지 총리 공백 상태가 18일이나 이어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에서 돌아온 뒤 건강 문제로 일주일간 공식일정 없이 휴식을 취하는 도중에도 인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실무진의 보고를 받으며 후보군을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대통령의 업무 복귀를 계기로 총리 후보자 인선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청와대는 지난해 정홍원 전 총리의 후임자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후보군을 축적하고 인사검증도 실시해 놓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통령의 결정만 남은 상태라는 얘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오랜 기간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어느 때보다 엄격해진 국민의 눈높이로 인한 인물난이 이유로 꼽히고 있다. 

전임 총리 및 후보자들이 역사관, 전관예우, 자녀 병역의혹 등 다양한 이유로 잇달아 낙마하면서 후임자가 갖춰야 할 자격조건들이 하나둘 쌓여 인물난을 가중됐다는 평이다.

특히 이 전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한 금품수수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한 와중이어서 완벽에 가까운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박 대통령이 '털어도 먼지 안날 사람'을 찾고 있는 것 같다는 분석도 있다.

아울러 현재의 정국 상황에서 인사청문회는 큰 부담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문제로 여야 관계가 대치국면에 접어들면서 야당의 검증이 매서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 박 대통령이 내건 정치·사회개혁을 제대로 실천할 정책 능력까지 겸비한 인물을 찾느라 시간을 더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유력 후보로 떠올랐던 인물들이 내부 검증에서 걸러지거나 검증은 통과했지만 청문회에서 입을 상처를 우려해 본인이 고사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내부에서는 '신상털기식' 인사청문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금 나오고 있다. 황희 정승이 와도 지금과 같은 인사청문회는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논리다.

다만 청문회 제도 개선 문제가 자칫 인물난의 핑계로 비춰질 수 있는 만큼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꺼내기가 아직은 부담스러운 분위기다.

박 대통령도 지난해 6월 정홍원 전 총리의 유임 결정을 내리면서 "시대요구에 부응하는 분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능력과 자질보다는 신상털기식, 여론재판식 비난이 반복돼 고사하거나 가족 반대로 무산됐다"고 총리 후보자 인선과정의 어려움을 털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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