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81개 금융사 평가결과 금융사마다 제각각 불만토로

금감원, 민원발생평가 1등급 금융사 공개
사라진 빨간딱지, 평가제도 개선 요구 높아

[뉴스포스트=장은영 인턴기자] 국내 81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4 금융회사 민원발생평가’ 결과가 공개됐다. 영업규모와 민원건수를 토대로 우수한 평가를 받은 1등급부터 매우 미흡한 수준인 5등급까지 순위가 매겨졌다. 이에 따라 각 금융사들의 희비가 엇갈렸지만 잘했다는 ‘1등급’만 공개하고 정작 잘못을 개선해야할 2~5등급은 공개하지 않아 평가의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금감원 2014 민원발생평가 공개···15개 금융회사 ‘1등급’

지난 4월 29일 금융감독원은 ‘2014 금융회사 민원발생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민원발생평가는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민원예방노력을 유도하고 소비자에게 금융회사 선택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02년부터 실시해왔다. 조사대상은 은행, 신용카드, 생명보험, 손해보험, 금융투자, 저축은행 등 6개 부문 총 81개사다. 규모 1% 미만의 소형사나 평가민원건수가 10건 이하인 금융회사는 제외했다.

민원건수, 민원해결 노력, 영업규모 등을 감안하여 1등급(우수)부터 5등급(매우 미흡)으로 평가했다. 평가대상민원은 금융감독원이 처리한 민원 중 중·반복 민원, 악성민원, 단순질의 등 금융회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는 민원은 제외한 것을 말한다.

올해 1등급을 받은 금융회사는 ▲은행-광주은행, 대구은행 ▲신용카드-삼성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생명보험-교보생명, 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신한생명, 한화생명 ▲손해보험-농협손해보험, 동부화재, 삼성화재 ▲금융투자-현대증권 ▲저축은행-웰컴저축은행 등 15개사다.

특히 대구은행,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 3개사는 최근 3년 연속 1등급을 받아 금감원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이들 회사는 ‘최우수 금융회사 마크’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 (사진=금감원)

1등급만 공개···2~5등급은 알아서 찾아 봐라?

하지만 올해는 2등급~5등급을 제외하고 1등급만 공개했다. 금감원이 민원평가 공개 제도를 도입한 이후 전체 회사의 등급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민원 최하위 등급을 받은 금융사 영업장에 등급을 빨간색으로 고지하도록 하는 이른바 ‘빨간 딱지’ 제도를 도입했다가 올해 진웅섭 원장 취임 이후 과도한 규제라는 이유로 1년 만에 폐지했다.

이에 따라 금융소비자들은 금융사 홈페이지를 직접 방문하여 민원평가등급을 확인해야 한다. 각 금융사가 지난 8일부터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게시한 민원평가등급을 조사한 결과,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은 금융사는 ▲은행-농협, 한국씨티, 한국스탠다드차타드 ▲생명보험사-동양, DGB, ING, KB, KDB, PCA ▲손해보험사-현대하이카, AIG, MG ▲신용카드사-롯데카드 ▲저축은행-현대저축은행 ▲증권사-유안타증권 등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ING생명보험과 PCA생명보험은 6년 연속, AIG손해보험은 9년 연속 5등급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금감원은 20일부터 일주일동안 5등급을 받은 금융회사 중 유안타증권과 현대하이카를 제외한 13개사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민원 발생 원인 및 처리결과 등을 직접 확인하고 민원업무 개선을 유도한다. 또 해당 금융회사의 CEO나 CCO등 경영진 면담을 통해 자율적인 소비자보호 역량강화를 유도할 예정이다.

유안타증권은 동양그룹 회사채 불완전 판매 관련 민원처리가 진행 중이고, 현대하이카손해보험은 오는 7월중 현대해상과 합병 예정이어서 점검대상에서 제외됐다.

할 말 많은 ‘민원발생평가’ 제도

하위권을 기록한 금융사들은 금감원의 민원발생평가 항목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현행 민원발생평가가 사후적인 민원건수만을 평가하여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 수준 및 노력 등은 반영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회원 수 100만명 당 민원발생건수를 측정해 상대평가로 등급을 부여한다. 은행은 고객수 100만명당, 카드사는 회원수 100만명당, 생명·손해보험사는 보유 계약건수 100만건당, 증권은 활동계좌수 100만건당, 저축은행은 고객수 1만명당이라는 기준을 적용한다. 때문에 대형사 위주로 1등급을 받고, 중소형사는 노력을 해도 하위권에 머문다는 불만이 많다.

금감원은 이 같은 비판을 받아들여 올해를 끝으로 민원발생평가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향후 소비자보호조직 및 제도, 금융상품 개발·판매 및 사후 관리, 소비자보호활동 등을 평가항목으로 하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