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法 시행령 수정 문제 쟁점으로 떠올라

▲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홍세기 기자] 여야가 27일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협상을 재개했지만 세월호법 시행령 수정 문제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다시 불발됐다. 여야는 본회의가 열리는 28일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 등은 이날 오후 3시께부터 시작한 회동을 6시10분께 정회한 뒤, 오후 9시40분께 다시 회동했지만 오후 11시30분 이견을 좁히지 못한채 회동을 마무리했다.

여야는 그간 쟁점으로 떠올랐던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해임 문제에 관해 문 장관의 유감 표명으로 절충점을 찾았지만,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수정 문제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수정을 담보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날 회동 직후에도 조해진 수석은 브리핑을 갖고 시행령 수정 문제와 관련해 "시행령은 정부 입법이기 때문에 정부의 입장 변화를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가 있고 시간과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회법 개정이 먼저 이뤄져야 하고 해당 상임위원회 여당 간사나 의원들이 공감해야 하며 정부, 청와대의 입장 변화를 같이 추진해야 할 과제"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특히 시행령을 고쳐 세월호 조사특위의 핵심보직인 조사1과장을 개방형 직위(민간 개방)로 해 민간인 중에서 뽑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이춘석 수석은 "세월호 참사 발생에 국가 책임이 상당히 크게 있는데 책임져야 할 국가가 핵심 과를 장악해서 나머지 하나도 못 하겠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세월호법 취지에 반하기 때문에 1과장만 민간직으로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조해진 수석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세월호 특별법이 사실상 야당의 주도로 이뤄진 법인데, 또 언론과 국민, 야당 여당까지 주목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에서 샅샅이 검증되며 만들어진 법에 어떻게 그렇게 문제가 있다고 하는 조항들이 있을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조 수석은 그러면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문제를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와 연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 수석은 "이런 문제에 국민들 여망 속에서 여야가, 또 각계 이해당사자가 참여해 몇 달 간 어려운 과정에서 만든 공무원연금 개혁이 연계돼서 '이게 안 되면 할 수 없다'는 쪽으로 가선 절대 안 된다"며 "다 합의된 상황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를) 연계시키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새정치연합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세월호 시행령을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연계시켰다는 의미는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난 양당 원내대표 간 합의사항을 보면 분명하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개최해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와 야당이 제기한 시행령 문제를 논의하고 추후 대책에 노력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오늘 시행령에 관해 우리가 심도있게 논의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새누리당 이종훈 원내대변인은 "(오늘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관해) 완전한 합의를 이뤘다. 내일(28일) 세월호법 시행령과 관계없이 공무원연금법은 통과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중간중간 청와대, 정부와 연락을 하며 여야 협상을 이어갔다. 조 수석은 "유승민 원내대표가 유기준 장관 등과 직접 통화하면서 입장도 물어보고 설득도 해보고 방법도 촉구해봤다. 청와대 수석들과도 통화했다"고 말했다.

여야는 앞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내용에 관해선 잠정 합의를 해놓았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등 공적연금 강화 방안을 논의할 사회적기구와 특위의 활동 기간은 오는 10월까지로 하고, 특위는 여야 합의시 한 달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날 협상 불발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의 28일 본회의 처리는 다시 불투명해졌다.

이 수석은 "문형표도 다 주는데 그것(시행령) 하나 못 주면 우리가 우리 당 의원들을 어떻게 설득시키나"라며 "싹 내주고 아무것도 못 받고 이번에도 눈물 머금고 가 국민을 위해 해주자고 할 순 없다"고 말했다.

특히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문제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 문제 등을 연계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불발 직후 당 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내일(5월28일) 예정되었던 본회의 전 의원총회와 오후 2시 본회의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이에 관해 조 수석은 "(이종걸) 원내대표는 계속 극단적 이야기까지 하면서 이것 안 되면 저것도 안 된다는 식이다. 옆에 (이춘석) 수석과 (강기정) 의장은 이건 이거 대로 해야 한다고 계속 이야기한다"며 "안에서 (의견이) 갈리니 내일(28일) 전망에 대해 뚜렷하게 잡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오는 28일 오전 10시30분께 국회에서 만나 재협상을 시도할 예정이다. 이날 회동에는 농해수위 여야 간사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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