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vs 非 문재인 대결구도 전선 형성

▲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홍세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절반을 돈 가운데, 야권발 정계재편의 신호탄이 쏴졌다.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분열 조짐과 함께 정의당을 필두로 한 진보세력이 뭉쳐 새로운 신당 창당의 분위기가 서서히 궤도에 올랐다. 새정치연합의 비주류는 문재인 대표의 사퇴와 친노 패권주의 청산을 요구하며 문 대표를 압박하고 있고 이에 문 대표는 ‘선당후사’를 강조하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특히 이들 비주류가 천정배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에 합류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이른바 ‘호남신당’으로 불리는 야권 세력이 내년 총선에서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다른 야권 잠룡으로 불리는 안철수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행보도 문 대표에게 위기감을 더해주고 있다. 복잡한 상황에서 내년 총선 전 야권발 정계개편이 완료 될 수 있을지 또 그 승자가 누가될지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野비주류 반발…박주선 "추석 전 탈당 검토"
유선호·장세환 前의원 ‘탈당’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의 윤곽이 이르면 다음주께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일에는 광주지역의 3선 박주선 의원이 추석 전 탈당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유선호, 장세환 전 의원은 3일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창당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과 장 전 의원은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29 재보선 참패는 분노한 민심의 엄중한 경고임에도 당은 '당권'이라는 기득권 사수에만 여념이 없다"며 "최고 책임자인 문재인 대표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혁신위는 사태의 본질에는 손도 못댄 채 곁가지만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우리는 오늘로 새정치연합을 버리고 이 당을 대신할 강력한 '혁신야당'을 추구하겠다"며 "중도진보 노선 아래 민생실용의 실천적 개혁노선을 추구하는 한편 가치와 비전을 함께 가는 모든 신당 추진세력과 연대해 나가 신당 태동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는 신당의 성공 여부는 야권의 심장인 호남민심의 향배에 달려있다는 믿음 아래 1차로 호남세력 확장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야당에 더 이상 남아있지 않는 '호남정신', 민주와 정의로 대변되는 '호남정신'을 복원해야 만 야당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장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신당 가시화는 아무것도 없고, 천정배 의원과는 계속 교감을 이루고 있다. 천 의원의 신당이 구체화 되면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직 의원들과 얘기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유 전 의원은 "몇 분과 얘기했다. 호남에도 계시고 다른 분도 계신다. 수도권 의원도 있다"고 답했다.

유 전 의원은 이어 "우리가 신당 태동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했는데 우리는 전직이지만 탈당하면서 9~10월에 또 탈당이 이어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문 대표가 지금이라도 대표에서 물러나면 신당이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며 "문 대표의 욕심이 자꾸 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탈당은 언급한 박주선 의원은 '분당의 실체가 없다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문 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친노 패권주의와 혁신은 양립할 수 없으며, 친노 패권주의가 청산되지 않는 한 당에서 함께 동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미 정동영 전 장관, 천정배 의원,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탈당해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며"당의 진정한 혁신과 총선·대선 승리를 위해 지금이라도 문 대표의 사퇴와 친노 계파의 해체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KBS광주와의 인터뷰에서도 "추석 전 탈당을 검토하고 신당 창당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신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탈당을 해야 한다"며 "추석 전까지 신중하게 검토해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연대를 통한 신당이 필요하고 이 신당은 진보와 합리적 보수가 융합되는 민생 실용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천정배 의원은 이달 둘째주 또는 셋째주 신당의 로드맵을 밝히겠다는 목표로, 신당에 참여할 여러 인물들과 접촉하며 창당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천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8월 말 9월 초께 신당 구상을 내놓겠다고 밝혔는데, 그 일환으로 창당과 관련된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달 둘째주, 또는 셋째주에 관련 내용을 발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추석연휴 직전인 오는 25일 신당의 창당발기인 대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명숙 전 총리, 윤후덕 의원 등과 관련된 새정치연합의 대응을 이해할 수 없다"며 "현재 상황으로는 야권이 정권교체를 이뤄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천 의원 측은 신당의 가치로 '중용의 길'을 채택하고, 기성 정치인보다 경륜과 전문성 등을 두루 갖춘 비정치권 인물들을 발굴해 신당의 참신성을 부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당 내·외부에서 신당을 준비하고 있는 여러 세력들은 야권의 비중있는 정치인들을 찾아다니며 힘을 보태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비주류 반발 정면 돌파…"정치생명 걸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당내 비주류가 끊임없이 제기하는 '대표직 사퇴론'에 정면돌파를 모색하고 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당내의 모든 세력이 단합해야 한다며 '선당후사'를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1일 국회에서 광주·전남지역 언론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으로 2일 알려졌다.

문 대표는 비주류 진영 일각에서는 문 대표가 당 혁신위원회 활동 종료시점에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일고 있는 것은 '지도부 흔들기'로 규정했다.

그는 "(사퇴론은)지도부 흔들기가 아니냐"며 "이것이 다음 총선에서 승리하는데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항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 혁신위의 활동에 대한 불신의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고 일부 의원들의 탈당 움직임 정황도 속속 포착되고 있는 것과 관련, 문 대표는 "다음 총선은 당내의 모든 세력이 단합해서 치러야 한다"며 당내 화합을 주문했다.

그는 계속해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박주선, 조경태 의원에 대한 서운한 감정도 나타냈다.

문 대표는 간담회 자리에서 두 의원에 대해 '정치인의 도리'를 거론하며 '선당후사'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 대표의 이같은 대응이 당내 상황을 충분히 수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비주류측 의원들을 중심으로 문 대표가 리더십과 소통 능력면에서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한 의원은 "문 대표와 소통이 되지 않아 불만인 의원들이 많다"며 당내 상황을 우려했다.

기지개 편 野대권잠룡, 문재인 ‘압박’

야권의 대권 잠재주자들이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대표를 맡고 있는 문재인 대표에 맞서 안철수 전 대표·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서히 각을 세우며 각축전에 돌입한 양상이다.

관건은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문재인 대표 체제로 치르느냐다. 총선에서 자기 사람이 몇이나 당선되느냐가 대권 경쟁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때문에 공정한 경쟁과 당 화합을 위해 문 대표가 혁신위의 활동이 종료될 때까지만 당 대표직을 유지하고, 관리형 대표로 바꾼 후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1일 박원순 서울지사, 박영선 당 재벌개혁특위 위원장, 장하성 고려대 교수 등과 '공정성장론' 중간점검 좌담회를 가져 비주류 대권주자 연대가 아니냐는 추측을 자아낸데 이어 2일에는 "당의 혁신이 실패했다"고 단언했다.

이는 지난달 야권 비주류 세력의 신당 참여 제안에 대해 "당 혁신위가 혁신안을 만들고 있으니 이를 좀 지켜보자"고 했던 발언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안 전 대표는 2일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공정성장을 위한 지역균형발전' 좌담회에서 "야당이 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거의 없다면 당의 혁신은 실패한 것"이라며 "당 혁신의 핵심은 체질 개선이고, 낡은 인식과 낡은 정치행태와 결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득권 보수를 이기는 첫번째 길은 정권 심판론이 아니라 낡은 진보의 청산"이라며 "보수는 많은 부분이 달라도 하나만 같으면 힘을 모으지만, 진보는 대부분 같아도 하나만 다르면 적으로 여긴다는 말이 있는데 배타주의와 증오를 버리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최근들어 '오픈프라이머리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빅딜'을 사실상 합의한 당론과 별도로 기존의 소선거구제를 각 선거구별로 3~4명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또 문재인 대표의 소득주도성장론에 맞서 공정성장론을 내놓으며 각을 세웠다. 안 전 대표는 박영선 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과 자주 통화하고 만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원순 시장은 1일 좌담회에서 "안 전 대표에게 100% 공감했다"고 밝혔고, 박 위원장도 "문재인 대표의 소득주도 성장론이 결과론적 관점이라면, 안철수 전 대표의 공정성장론은 과정을 중시하는 좀 더 포괄적인 의미"라고 호평했다.

정의당 등 4개세력, '진보연석회의' 구성…11월 창당

정의당과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 진보결집+(더하기) 등 4개 세력이 2일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진보신당 추진을 위한 '진보연석회의'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오는 10~11월 사이에는 신당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4자대표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재편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국민모임 김세균 대표, 노동정치연대 양경구 대표, 진보결집+ 나경채 대표 등 4자 대표가 함께 했다.

이들은 지난 6월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통합을 선언했지만, 노동당 전국위원회에서 진보재편안이 부결되고 정의당에도 심상정 대표 체제가 새롭게 들어서면서 신당 논의가 지연돼 왔다.

이들은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보다 강력하고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뜻을 모으고, 4자 모임을 확대한 '진보혁신과 결집을 위한 연석회의(진보연석회의)' 구성을 발표했다.

진보연석회의에서 정례적으로 대표자협의, 집행책임자협의, 분과위 등을 구성해 진보정당 건설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비례대표 확대 ▲항구적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당면 현안에 대한 강력한 공동행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진보정치의 혁신과 성장을 염원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고자 한다"며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이 우리 사회의 진보적 변화를 바라는 모든 분들의 정당이 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내려놓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한국정치를 희망으로 바꿔 나가겠다"며 "우리 진보정치가 압력단체 시대를 끝내고 교섭단체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 대중적 진보정당이 유력 정당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모임 김세균 대표는 "근본적인 성찰과 반성에 기초해 새로운 진보정치가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들은 이 같은 기조 하에 10월 말, 11월 초에는 신당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심 대표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아직 답변드릴 준비가 안 돼 있다. 먼저 결집해 통합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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