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군기 의원, “청년들 예비군 훈련 보상비 현실화해야”

▲ (사진=뉴시스)

#1. 수원 영통구 영통동에 거주하는 A씨가 수원 예비군 훈련장까지 가기 위해서는 1300원을 들여 7번 버스를 타고 수원역으로 이동한 뒤 3000원이 드는 셔틀버스를 탄다. 왕복 8600원이 들지만 교통비는 6000만 지급된다.

#2. 전북 완주군 운주면 장선리에 거주하는 B씨는 자택에서 고산터미널까지 2500원을 들여 300번 버스를 탄 뒤 다시 봉동읍사무소로 가기 위해 1200원을 내고 535번을 탄다. 봉동읍사무소에서 소양읍에 위치한 예비군 훈련장을 가려면 또 4500원을 들여 택시를 타야 한다. 왕복 1만6400원이 들지만 교통비는 역시 6000원만 지급된다.

[뉴스포스트=홍세기 기자] 최저시급에도 못 미치는 '열정페이'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청년들이 예비군 훈련마저 개인 주머니를 털어 이른바 '애국페이'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예비군 훈련 보상비 현황’자료에 따르면 일반 예비군 훈련에 참가하는 청년들의 훈련 보상비는 1만2000원에 불과하지만 실제 지출하는 경비는 평균 2만2190원으로 개인비용을 1만 원 이상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청년들이 연간 훈련을 위해 지출한 비용은 총 163억2437만원에 이른다.

국방부는 현재 향토예비군법 제11조에 근거해 교통비 6000원과 식비 6000원 등 예비군 훈련 보상비로 1만2000원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국방부가 예비군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이 실제로 지출하는 평균 비용은 교통비 1만3210원, 식비 8980원으로 평균 2만2190원의 개인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백군기 의원은 “결국 아직 학생이거나 취업준비 중이라 벌이가 없는 청년들이 국가안보를 위해 ‘애국페이’를 내고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셈”이라며 “국방의 의무를 강조하기에 앞서 현실에 맞는 훈련 보상금을 책정하는 등 국가의 책임부터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총 187개 훈련장 중 6000원으로 이동가능한 훈련장은 86개소에 불과하다. 특히 버스노선이 없거나 정류장과 3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반드시 택시를 타야하는 훈련장은 42개소이고 이곳에서는 75만6382명이 훈련을 받고 있다. 청년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교통비가 만 원 이상 드는 이유는 이처럼 예비군 훈련장이 대부분 시·군·구 외곽에 위치한 탓에 자택에서 훈련장까지 평균 2~3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백군기 의원은 이와관련 “미국은 예비군 훈련 시 계급별로 8만2000원에서 22만원에 이르는 현역수준의 보상비를 지급하고 있고, 이스라엘도 1일 8~10만원을 국가가 지급한다”면서 “우리도 예비군 훈련 보상비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보상비를 인상할 계획이지만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친다. 국방부는 2014년에는 1만4000원을, 2015년에는 1만5000원을 기재부에 요구했다. 그러나 기재부는 각각 1만1000원, 1만2000원만 반영했고, 2016년 국방예산 요구안에도 국방부가 1만5000원을 올렸지만 기재부는 재정여건이 어렵다며 증액을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백군기 의원은 “기재부의 태도는 결국 청년들의 주머니를 털어 국가재정을 메우겠다는 것”이라며 “청년실업과 주거문제로 신음하는 청년들에게 더 이상 ‘애국페이’를 강요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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