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6일 천경자 화백, 향년 91세 나이로 사망

[뉴스포스트=최유희 기자] 천경자 미인도, 천경자 화백의 뒤늦은 사망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미인도 위작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1991년 국립현대미술관 미인도 위작 사건은 국내 미술계 최대의 위작 시비 중 하나로 꼽힌다.

천 화백의 ‘미인도’는 1979년 10.26 사태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집에서 나온 이후 압류되어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게 됐다. 이후 1991년 4월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천경자의 작품에 대해 작가가 직접 위작 의혹을 제기했다.

‘미인도’는 어깨에 나비가 앉은 여성 인물화로 국립현대미술관의 ‘움직이는 미술관’ 전시에 포함돼있었다.

이 작품의 아트 포스터(복제품)를 본 친지에게서 “복제품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천 화백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과 복제품을 검토해 자신의 그림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 이야기는 곧 언론을 통해 세상에 드러났고 국립현대미술관은 그림의 제작연도부터 소장경위 등을 추적해 진품이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 1999년, 고서화 위작 및 사기 판매 사건으로 구속된 위조범 권 모 씨가 검찰 수사 과정에서 ‘미인도’를 달력 그림 몇 개와 섞었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위작 시비는 다시 불거졌다.

이에 현대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한국화 위조범과 현대 미술관 중 어느 쪽을 믿느냐”고 반문했다.

당시 천 화백은 미인도 위작 의혹과 관련해 “내가 낳은 자식을 내가 몰라보는 일은 절대 없다. 작자의 증언을 무시한 채 가짜를 진품으로 오도하는 화단 풍토에선 창작행위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다”며 붓을 놓겠다는 선언과 함께 딸이 거주하는 미국으로 떠난 뒤 1998년 11월 일시 귀국해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했다.

미인도 사건 이후 2003년 봄 뇌출혈로 병상에 누운 뒤 외부와의 접촉이 끊겼고, 지난해 대한민국예술원은 천 화백에 지급하던 수당 180만원을 중단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고 이때부터 생사여부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편 22일 한 매체는 천 화백이 향년 91세 나이로 이미 두 달 전인 8월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욕에서 천 화백과 함께 살며 그를 간호해온 맏딸 이혜선(70)씨가 어머니의 죽음을 알렸다.

딸 이혜선 씨는 “8월6일 새벽 5시께 현저히 맥박이 떨어지더니 의사가 보는 가운데 잠자는 것처럼 평안하게 돌아가셨고, 시신은 화장해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극비리에 뉴욕의 한 성당에서 조용히 장례를 치렀다. 한국과 미국 양쪽에 사망 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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