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은 5000년 우리역사의 뿌리이자 정신”
대통령부터 한류까지 지구촌 곳곳 ‘한복바람’
프랑스 샤넬 ‘한복 콜라보작품’ 시선 끌기도
한복의 날, 경복궁 달빛 패션쇼 성황리 진행
신한복 프로젝트 통해 곧 현대식한복 선봬
[뉴스포스트=대담/이완재 편집국장, 정리 및 사진/최유희 기자]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있다. 글로벌 시대 지구촌 곳곳에 우리 것을 알리는 일에 우리의 옷 한복의 역할이 날로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드라마와 영화, 걸그룹 등 등 이른바 ‘한류열풍’을 타고 한복의 주가가 어느 때보다 급상승중이다. 우리의 대통령은 해외순방길에 오르면 국빈과의 만찬자리에서 어김없이 한복의 우아한 자태를 알리고 있다. 유명 여배우 하지원씨가 한복 홍보대사로 위촉 돼 한복의 우수성을 알리는 사절단 역할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한복의 대중화를 위해 가야할 길이 멀다.
대중에게 한복은 아름답고 화려하지만 일상복 같은 실용적인 면이 없다는 인식도 불식시켜야한다. 한때 개량한복으로 불리며 잘못 전파된 한복의 복식문화도 재정립해야한다.
여기에 ‘신한복’이라는 막연한 명칭도 현대적 의미에 맞게 명명하는 일도 숙제다. 한복이 아무리 세계에 널리 퍼진들 자국인에게 외면당하면 아무 의미없는 일이 될터. 최근 한복의 대중화에 힘을 불어넣고 있는 기관이 있어 주목된다.
한복진흥센터는 전통문화의 중심인 한복이 지닌 고유성을 회복하고, 현대사회의 시대적 요구와 흐름에 맞게 한복을 알리고 있다. 그 곳에서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임현정 부장(사진)으로부터 우리의 옷 한복이 갖고 있는 참 매력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한복진흥센터 임현정 부장과의 일문일답.
2014년에 출범한 ‘한복진흥센터’의 전반적인 소개를 부탁한다.
“한복진흥센터(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부설기관)는 문화체육관광부 공공기관으로서 전통문화의 중심인 한복이 지닌 고유성을 회복하고, 현대사회의 시대적 요구와 흐름에 조화시켜 한복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지원하고자 설립됐다. 지난 6월17일이 출범한 지 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 전에는 공예디자인진흥원에서 한복진흥사업을 조그맣게 해오고 있다가 본격적으로 조직을 갖춰야겠다라고 해서 출범하게 됐다. 한복이 입어야하는 옷이며, 입고 싶은 옷이며, 세계가 함께 입는 옷이 될 수 있게 다양한 사업들을 기획하고 수행하고 있다.”
한복의 대중화 등 한복에 대해서 많이 알려야 되겠지만 기관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야 할 것 같다. 어떤 분들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나.
“5층은 공예디자인진흥원 사무실이고 저희는 저를 포함해 8명이 이 사무실에서 일한다. 팀은 기획팀, 진흥팀 두 팀으로 꾸려져있다. 기획팀이 대외홍보업무, 기관지 제작, 연고사업들을 하고 진흥팀은 한복의 날 행사라던가 신한복개발프로젝트 같은 대외적으로 많은 행사를 진행한다.”
‘신한복’이라는 것은 어떤 것을 말하는 건가.
“전통한복에 원형을 두면서 요즘 입을 수 있는 요즘 현대생활에 맞춰 입을 수 있는, 불편함을 개선한 한복을 말한다. 그런 디자인인을 개발하기 위해 1년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다. ‘신한복’은 원래 사업명인데 그 용어에 대해서는 관련 교수님들, 한복인 분들이 의견이 많다. ‘개량한복’ 하면 과거에 고정관념과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 건 좀 피하고 싶어들 하셨다. 또 어떤 분은 ‘생활한복’, ‘패션한복’ 등 의견이 분분하셔서 요즘에 맞는 용어를 정해야하는데 아직 정하진 못했다.”
과거 ‘개량한복’이라고 해서 일반인들에게 팔고 했는데 왜색 느낌인가.
“당시 개량한복이라고 했던 한복들이 디자인이 다양하질 않아서 잠깐 붐을 일으켰다 사라졌다. 그때 보여줬던 디자인들이 특정 직업인이 입는 그런 한복 이미지도 강하다보니 이미지가 너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입는 한복이나 이런 것들하고는 분위기가 많이 다를뿐더러 시대도 바뀌었고 새로운 이미지, 선도적이고 앞서가는 이미지에 맞는 용어가 필요하다.”
전주의 한옥마을의 사례에서 볼수 있듯 한복의 인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것 같다. 시기적으로나 한복진흥센터에서 홍보하기에는 더없이 좋을 것 같은데.
“공교롭게도 센터가 출범한지가 1년 남짓 됐는데 마침 트렌드나 분위기도 좋고 이런 상황일 때 진흥사업을 활성화시키려는 사업을 많이 할 예정이다. 언론에서도 그런 트렌드 부분에 대해 부쩍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
한옥마을의 체험한복 등 대중화 바람에 긍정적으로 평가하는가.
“개인적으로 긍정적으로 본다. 전통한복인분들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은데 그렇게라도 활성화되다보면 이견도 교환하고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발전이 되어갈 것이라 생각한다. 프랑스의 유명 메이커 샤넬이 올해 DDP에서 패션쇼행사를 했는데 한복에서 모티브를 따와서 자기들의 칼라, 컨셉을 적용을 하는 등 한복을 콜라보한 작품들을 선보였을 때 언론에서 반응이 뜨거웠다. “이게 무슨...우리 한복을 완전히 망쳤다” 이런 의견이 있는 반면 이렇게 해서 관심을 확 끌 수 있는 계기가 될수 있어 의미가 있다고 본다. 실제로 명품 브랜드가 그렇게 한복을 콜라보하면서 다른 곳에 파급효과를 안는 효과가 있어서 긍정적인 의견도 많았다.”
박근혜 대통령도 해외순방이나 만찬 때 등 한복을 많이 입으시던데.
“한복외교를 많이 하시고 있다. 지금 문체부에서 문화융성 2기 정책방안으로 한복을 비롯해 우리의 전통, 세계기록유산 등 자랑스러운 문화를 재조명하고 세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통문화 중 한복을 제일 중심으로 보는 시각들이 있다.”
대한민국 대표 문화상징이라고 일컫는 ‘한복’을 정의한다면?
“5000년 우리역사를 지나오면서 지켜낸 뿌리이자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켜낸 우리말처럼 한민족이 살아온 5000년 시간 속에는 의식주를 포함하여 삶에 관련된 모든 것들이 함께 담겨 있다. 사회상, 예의식, 미적 감각 등 옷을 통해 흘러오면서 양식으로 남게 되었다. 그것에 한복이라는 단어로 우리가 알고 있는 한복의 다양한 형태로 말이다.”
한복 세계화를 위해 프랑스, 필리핀 등 해외에서 패션쇼 개최 등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세계의 반응은 어떠한가.
“해외거점(해외주재 한국문화원)을 통해 한복을 알리는 사업을 올해 처음 진행하고 있다. 어떤 한복을 어떻게 알려줄지에 대해서 한복 각계분야의 사람들과 협의하면서 자료도 만들고 프로그램도 구성하고 있다. 우리가 정한 그대로를 알리려고 하면 효율성과 관심도가 떨어지게 마련이기 때문에 저희가 제공하려는 각 나라 각 지역의 특성도 파악해야한다. 얼마 전에 필리핀에서 한복홍보를 했다. 필리핀은 요즘 한국의 문화에 대해 관심 갖고, 공연동호회도 생기는 등 한류가 한창이더라. 이번 필리핀에서는 현지 배우들이 춘향전을 모티브로 공연을 했다. 물론 공연의상으로 한복을 입었다. 춘향전만큼 확실히 캐릭터가 잡혀있는 스토리가 있을까? 그만큼 각계각층의 의상을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고, 거기에 우리 전통 러브스토리 춘향전도 알릴 수 있어서 여느 패션쇼와는 달랐다. 현지 관람객들의 호기심도 더 컸다.”
이제 첫발을 내딛었으니, 앞으로 더 잘해야 하지 않을까.
“KOREA NOW 주제로 공예전과 함께 열린 ‘프랑스 파리 장식미술관 한국전 패션전’은 한복과 한복에서 영감을 받은 현대패션 등 3000년 한국의 복식문화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였다. 프랑스 국립미술관에서의 최초 패션전이자 지난 9월18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100여 일간 개최되어 국내외 한복 패션 중 규모면이나 수준면에서 전무후무한 전시로 기록될 전망이다. 파리 및 유럽 현지 미디어 300여명이 참여, 취재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전시수준에 놀랐고 한복과 한국의 패션을 통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였다는 반응이 많았다. 영국 등 유럽 다른 국가에서 동일한 전시 요청 문의가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 필리핀 외에 또 어떤 다른 나라에서 한복을 널리 알릴 계획인지.
“10월 말에 북경행사가 있다. 12월에는 싱가폴에서 행사가 이어진다. 인도 첸나이에서는 한복학술패션쇼를 요청하셔서 저희가 행사내용에 대해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기대가 크다.”
많은 사람들이 ‘한복의 날’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한복의 날은 1995년에 처음 한복민간단체. 즉 한복인들이 연합해서 한복의 날을 만들어서 공표하면서 시작됐다. 이게 벌써 20년이 다 됐다. 이를 나라에서 관리하고 이어준 게 2008년부터이다. 2009년까지 문화부에서 직접 수행하다가 2010년부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 한복사업을 도맡아 수행했었다. 그러다가 2014년 진흥원의 부설로 한복진흥센터가 출범하면서 한복진흥전문기관에 생긴 것이다. 한복의 날은 전 한복인에게는 자부심을 갖게 하는 행사이며, 대국민들에게는 한복의 아름다운 이미지를 제공하고와 체험의 기회를 갖게하는 등 향유하는 축제형 행사이다. 센터로서도 가장 큰 행사이다. 올해는 여러 사정으로 패션쇼와 전시를 이원화하게 되면서 경복궁에서의 달빛 패션쇼를 한복의 날 메인으로 행사로 진행한다. 경복궁에서 이뤄지는 첫 한복패션쇼다.”
한복을 구입하는 다소 고가라는 단점이 있다.
“신한복 프로젝트라고 하는 게 가격부분도 고려한 프로젝트다. 타깃층도 세분화해서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준비 중이다. 또 타깃층을 만족시키려면 가격대도 선택의 폭을 넓여야한다는 생각이다. 그런 부분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정책적으로 홍보를 많이 하지만 비싸서 못 입는 상황이 되면 정책과 실무가 따로 노는 셈인데.
“그렇다. 한복도 나름 유행이라는 것이 있어서 지금 막상 입기에 유행이랑 안 맞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가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본다.”
몇 달 남지 않은 2015년, ‘한복진흥센터’의 막바지 계획은.
“11월에 한복교육진흥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가 개최된다. 내년 2월에는 입고싶은 우리옷, 한복 기관지 3호도 발행된다. 또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해외사업은 싱가폴과 벨기에에서도 진행된다.”
2016년에 준비 중인 사업에는 어떠한 것이 있나.
“기반조성을 위해 아카이브 구축사업과 교육을 위한 아카데미, 한복의 세계화에 힘쓸 예정이다. 한복이 기모노만큼 한복을 한국의 기모노라고 하는 말이 나오지 않게...모든사람들에게 한복은 대한민국의 옷이라는 인식이 심어질 때까지 노력할 것이다.”
‘한복진흥센터’의 앞으로의 계획, 최종 목표는.
“한복진흥을 위해 체계와 전문성을 갖추고 한복인과 대국민을 아우를 수 있는 매개체적인 역할을 잘 수행하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더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제가 존경하는 교수님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어떤 민족이 자기의 땅을 잃고, 자기의 언어를 잃을 수도 있으나, 자기의 옷은 절대 잃어버리지 않는다. 그만큼 그 민족이 보유한 민족복은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다. 중국의 56개 소수민족은 현대 언어는 10개 미만이 남았지만, 그 옷은 56개 민족 고스란히 남아있다. 현시대의 사람은 자국의 민족복이 지켜질 수 있게 관심을 가져야하며, 알아야하며, 입는 것에 대해 주저함이 없어야한다’라는 감동적인 말씀이 다시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