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끝까지 책임지는 '대리운전기사' 같은 정치인으로..."

▲ 새정치민주연합 노웅래 의원 (사진=뉴스포스트 설석용 기자)

[뉴스포스트=홍세기 기자] “국민을 끝까지 책임지는 ‘대리운전기사’와 같은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새정치민주연합 노웅래 의원(사진)은 어떤 정치인으로 남고 싶냐는 질문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정치는 그런 국민 주권을 위임받아 대리 행사하는 사회적 활동일 뿐이다. 이것이 근대 이후의 민주주의 원리인 대의민주주의 기본 철칙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인은 속되게 표현하면 대리운전기사와 같다”며 이같이 대답했다.

노웅래 의원은 최근 <뉴스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정치권 이슈와 당내 갈등, 지역구 현안 등에 대해 솔직담백하게 털어놨다.

특히 최근 정치권을 달구고 있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소통과 화합으로 국민대통합을 이루겠다고 출범한 박근혜 정부이지만,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있어서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정면으로 겨냥하기도 했다.

문화방송 기자 출신에서 어느덧 재선의 정치인으로 변신에 성공한 노 의원은 당 내 특별한 계파에도 휘둘리지 않는 소신있는 의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정치노선에서 자유롭고 참신한 의정활동을 펼칠수 있는 잇점을 지닌 인물로도 평가받고 있다. 그로부터 19대 의정활동에 대한 소회, 당의 내년 총선 전망, 현 정권과의 관계 등을 물었다.

17대 19대 재선에 성공에 의정활동중이다. 최근 정치권이 연일 시끄럽다. 최근 역점을 두고 있는 의정활동이 있다면.

최근 정치권의 가장 큰 화두는 아무래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일 것이다. 검인정 체제로 발행해오던 현행 역사교과서를 국정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박근혜 정부의 입장이다. 역사교과서 발행을 어떠한 체제로 선택해야 하는지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아이들의 교육 문제를 일방성과 불통으로 일관하는 정부·여당에 있다. 소통과 화합으로 국민대통합을 이루겠다고 출범한 박근혜 정부이지만,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있어서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해 비밀리에 전담조직을 만들어서 운영해왔으며 청와대는 일일점검회의를 여는 등 이 조직을 직접 관리해온 것이 드러났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최근 저는 행정자치부가 각 시도에 공문을 내려보내 주민 반상회를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홍보하라고 직접 지침을 내린 정황을 밝혀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서 국민적 찬반양론이 팽배한 시기에 교육부 장관의 일방적인 행정예고가 있은 지 단 이틀만에 주민여론 조작에 나선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으로 국민의 여론과 힘을 갈라놓고서는 관제 여론조작까지 시도한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향후 의정활동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하여 행정자치부로부터 반드시 시정하겠다는 확답을 받아내도록 할 방침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이외에도 최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예산결산소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안전행정위원회 소관부처들의 2016년 예산안에 대하여 심사를 하고 있다. 경제 위기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위해 민생·일자리 예산과 사회안전망 강화 예산들은 최대한 우선적으로 확보하고, 낭비성 예산과 특권예산들은 걸러내서 소관부처들의 지출구조조정을 이루어 낼 것이다.”

20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19대를 마무리하면서 의정활동 중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무엇인가? 또 이유는?

국내의 최고 할인유통업체인 ‘이마트’의 비정규직 1만2천명을 한 번에 정규직으로 이끈 것을 19대 의정활동 가운데 가장 큰 성과라고 말하고 싶다. 2012년 이마트 관련 내부자료 1만3천여건을 입수하였는데, 여기에는 사원에 대한 미행, 감시, 도청, 사찰, 공직자 떡값, 선물리스트까지 망라되어 있는데 이를 고발해서 부당하게 차별받고 신분이 불안했던 비정규직 이마트 사원 1만2천명을 2013년 3월에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되도록 한 것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19대국회에서 노 의원님의 법안 대표발의 건수 현재까지 65건이던데, 이중 꼭 처리되어야 하는 법안과 통과된 법안 중 의미있는 법안은?

반드시 처리되어야 한다는 것은 발의한 법안 중 가장 뜻 깊은 것을 말하고, 가장 국민생활과 직결이 되는 법안이 무엇이냐는 말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꼭 처리되어야 하는 법으로는 우선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있다. 이 법안은 최근 전·월세 가격이 폭등하면서 임대차 계약과 관련한 각종 분쟁이 급증해 서민주거 불안이 더욱 악화되는 실정에서, 각 지자체에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두어 분쟁을 신속히 해결하고자 하는 법률안이다. 서민의 주거생활 안정을 위해서 이 법안은 반드시 처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사면법 개정안이 있다. 이 법안은 비리, 횡령, 배임 등 반사회적 범죄의 경우 사면이 불가능하게 하고,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는 사면심사위원회를 통해 사면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그동안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이 사실상 견제 장치 없이 무제한으로 행사되어왔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자의적 사면권 행사는 사법권을 무력화 시키는 것은 물론 법치주의에 불신을 일으키고 국민들의 반감만 가져왔다. 대통령의 사면권을 일부 제한하고 부패와 비리 등 범죄를 일으킨 사람의 특별사면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필요가 있기에 이 법안도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과된 법안 중 가장 의미를 두고 싶은 법안은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 있다. 이는 금융회사와 그 자회사 간에 고객정보를 사전 동의 없이 공유하지 못하도록 하여 고객의 프라이버시 침해를 막고 개인신용정보의 유출을 방지하고자 하는 법률안으로 지난해 5월 통과되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서 금융지주사의 계열사 간 고객정보 관리가 엄격해졌고,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우려도 그만큼 줄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새정치연합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우리 당이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서는 국민을 위한 반드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요즘 일주일에 3-4번은 아침6시에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새벽에 운동하거나, 일찍 출근하시는 주민 분들을 만나 뵙고 인사를 하고 있다. 매일같이 만나는 분들이지만 이 분들 모두가 하는 공통된 얘기 중의 하나가 ‘살기가 어렵다, 싸우지 말고 정치 좀 똑바로 하라, 제대로 못하면 안 뽑아줄 거다’는 매서운 질책이다.

민심과 국민들의 눈은 언제나 무서워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정치적 상황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정치 생명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 국민들의 변화의 요구에 답하지 못하는 정치는 이미 정치가 아니며, 혁신하지 못하거나, 할 용기가 없는 정치는 이제는 퇴화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새정치민주연합도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혁신과 변화를 통해 민생현안과 경제활성화를 이끌어 내야한다.

또 문재인 대표에 대해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작은 선거였지만 우리 당은 참패를 겪었다. 이것에 대한 책임을 지는 모습이 필요하다. 대표직에서 물러나라는 말은 아니다. 대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 모습으로 가다가는 내년 20대 총선에서도 똑같이 반복될 수 있다.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내년에는 20대 총선이 있고, 내후년에는 19대 대선이 있다.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기본의 정치를 해야 될 것 같다. 국민들 위에 군림하거나, 국민들을 짝사랑하는 정치가 아닌 국민과 함께 교감하고, 함께 어우러지는 소통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구인 서울 마포 갑은 여·야 모두 쉽사리 장담할 수 없는 곳이다. 그만큼 주민들과의 호흡이 중요한 곳이다. 평소 지역구 관리를 위한 활동은? 또 그 성과는 어떻다고 생각하나?

 ‘노변정담’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벽난로나 화롯가에 둘러앉아 서로 한가롭게 주고받는 이야기를 뜻하는 말로, 과거 1930년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이 대표적 노변정담의 사례로 알려져 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당시 대공황의 고통에 빠진 국민들에게 마치 벽난로 옆에서 속삭이듯 설득하고 위로하는 내용으로 라디오 연설을 해서 미국 국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었다고 했다.

저도 마포 주민들과의 소통과 호흡을 위해 지난 3월부터 매주 ‘노변정담’이라는 누구나 편하게 민원을 털어 놓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민원, 정치 이슈, 정책 제언, 난상 토론 등 신청인들이 원하는 내용, 방식으로 자유롭게 운영된다.

주민들이 직접 해결하기 어려운 민원사항들을 노변정담을 통해 받아 민원이 해결 될 때까지 관계기관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주민들도 다행히 호응이 좋은 편이다. 이제 정치도 기다리는 정치가 아닌 찾아가는 정치가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노변정담은 찾아가는 정치의 대표적인 모델로 만들어 언제, 어디서나 도움이 필요하면 달려가는 노변정담을 만들 계획이다.”

지역구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이고 이에 해결 방안이나 계획은?

제 지역구는 서울 마포(갑)이다. 제가 마포에서 태어났고, 초중고를 마포에서 다녔다. 그러기에 마포주민들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마포는 지금 변화의 중심에 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오면서 주거형태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주거형태의 변화는 교육의 질 향상을 수반한다. 더불어 쾌적한 도시 인프라 구축이 요구된다. 이런 3박자가 갖춰진 명품도시하면 흔히들 강남 3구를 들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강북에는 이렇다 할 명품도시가 없다. 그래서 저는 원대하게 마포를 통일한국의 명품 1호 도시로 만들려고 한다. 경의선의 출발지가 마포고, 사통팔달의 교통의 중심지가 마포다.

그러기 위해 마포에 교육과 문화 관광을 중심으로 하는 컨텐츠 벨트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현재 마포유수지에 문화관광복합공연장을 건설하는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이 현실화 되면 상암동의 미디어 벨트, 홍대의 문화 벨트, 그리고 마포유수지의 공연관광벨트가 구축되어 명실상부한 마포의 컨텐츠벨트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육하기 좋은 마포를 위해 교육인프라 확충에 집중적인 투자를 할 예정이다. 경의선 부지 공동역사개발 사업에 공공도서관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공교육정상화를 위한 학교시설투자 사업과 아이들을 위한 컨텐츠 개발 공간들을 확충할 예정이다.

'정치인 노웅래'를 국민들이 어떻게 기억하길 원하나? 그리고 그 이유는?

저는 그동안 ‘모든 해답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모토로 정치를 해왔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정치는 그런 국민 주권을 위임받아 대리 행사하는 사회적 활동일 뿐이다. 이것이 근대 이후의 민주주의 원리인 대의민주주의 기본 철칙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인은 속되게 표현하면 대리운전기사와 같다. 대리운전기사들이 안전하게 손님을 집까지 모셔다 드리는 것이 그 역할인 것처럼 정치인들도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면서 안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치인 노웅래’의 임무일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국민을 끝까지 책임지는 ‘대리운전기사’와 같은 정치인으로 국민들에게 기억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최근 전국 대학생의 85%가 정치인에 대해 불신하며 특별히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한 경제는 선진국 수준이면서 정치는 여전히 후진국이라는 비판도 많다. 이제는 욕하기도 지겨워서 술자리에서 정치 얘기는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차라리 정치권에 욕을 한다면 달게 받겠다. 그러나 정치에 무관심만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정치는 비판과 대안제시를 통해 발전시켜야할 대상이지, 정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무관심한다면 후진적 정치 문화가 계속될 것이다. 정치후진국이 계속되면 대한민국이 후진국으로 전락하게 된다. 정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투표를 통해 심판해달라. 언제든지 정치인들에게 문제점을 말씀하고 비판을 제기해 달라. 국민 여러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함께 나아가겠다. 국민 여러분들의 정치 참여만이 정치문화를 바꿀 수 있고 대한민국이 새롭게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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