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아내, 여동생 몸까지 찍어 공유

캐나다·호주 등 해외에 서버 처벌 어려워
도 넘은 동영상 게재에 폐지 움직임 확산
일반인부터 연예인까지 피해 대상자 다양
소라넷 운영자 검거후 “개인 사생활” 주장

국내 최대 불법 음란물 사이트 ‘소라넷’. 16년 전에 만들어져 오늘날까지 화장실, 목욕탕, 마트 등에서 일반인 여성들의 사진과 동영상이 몰래 찍혀 무작위로 게재되고 있다. 심지어 최근 발생한 워터파크 몰카사건과 같이 일부 이용자들간 금전을 대가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소라넷 폐지를 위한 움직임이 속속 전개되고 있다.

일반인 상대 몰카 범죄 심각수준 이르러

▲ (사진=뉴시스)

지난 1999년 6월 개설된 소라넷은 캐나다와 호주에 서버를 두고 성인 사이트가 합법인 국가 내의 한국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어 성인 사이트이다.

최근 국내 유명 워터파크의 여자 샤워실에서 촬영된 몰카의 경우처럼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 음란물 제공을 대가로 금전거래가 이뤄지는 등 음란물 유통 및 거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소라넷은 16년이 지난 2015년에도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일반인 여성들을 상대로 한 나체 사진 그리고 성행위를 촬영한 사진 및 동영상 등이 퍼지는 온라인 사이트 중의 대표 격으로 알려져있다.

소라넷에 올라온 일반인 여성 몰카 사진들은 ‘일간베스트’(이하 ‘일베’)를 비롯한 다른 사이트로 순식간에 퍼진다. 그렇기 때문에 남성 회원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다수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출처를 소라넷으로 밝힌 여성들의 몰카 사진 게시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대형마트 장바구니에 부착된 변종 몰카를 이용한 장보는 여자, 유모차를 끄는 엄마, 거실에 있는 여동생의 모습 등 본인의 여자친구, 아내, 가족의 몸까지 몰래 촬영하여 공유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아들이 40대 어머니의 옷 갈아입는 모습을 찍어 올리며 ‘우리 엄마와 성관계 할 남성을 모집’이라는 글이 소라넷 사이트 상에서 인기였다고 하니 그 심각성이 짐작되고도 남는다.

피해자는 일반인 여성들 뿐 만이 아니다. 지난해 6월 포미닛 현아의 합성 누드 사진이 유포됐다. 해당 사진은 속옷만 입은 여성의 몸에 현아의 얼굴이 합성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실제 수위는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에는 ‘그룹 멤버가 분실한 휴대전화에서 이 사진이 공개됐다’는 설명도 더해져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마치 사실인냥 받아들여졌다.

이에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측은 “모바일 메신저 등 SNS에 떠돌고 있는 합성 사진의 원본 및 사진 제작 출처를 입수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 밝히며 강경 대응입장을 보였다.

관계자는 “합성 사진의 진원지는 성인사이트 ‘소라넷’으로 추측된다”며 “소라넷 사이트 내부에는 ‘합성 패러디 사진’이라 코너가 별도로 마련돼 있는데 이곳 회원이 게시판에 관련 사진을 게재했다”고 전했다.

해당 사이트에서조차 ‘합성 패러디 사진’이라는 코너명이 명시돼 있으나 일반인들은 이를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확산된 것 같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2013년 10월 소라넷 사이트에서는 당시 생일을 맞아 스무살이 된 그룹 미쓰에이 수지 사진을 합성하겠다는 내용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이들은 생일이 지나 성인이 되면 얼굴과 음란사진, 영상 등을 합성한 게시물을 올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했다.

해외에 서버 둔 소라넷, 사실상 단속 어려워

소라넷은 경찰의 추적과 단속에도 불구하고, URL을 수시로 바꿔가며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주소가 차단되면 트위터를 통해 대한민국에서 접속이 가능한 새 주소를 계속 제공하는 방식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의 불법 사이트 접속 차단을 우회하여 사실상 한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가입은 무료이며 미성년자의 이용을 금지하고 있으나, 서버가 운영되는 국가의 법상 성인사이트의 실명인증이 의무가 아니므로 접속이나 회원가입 시 실명인증 또는 성인인증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이처럼 경찰은 해외를 서버를 둔 소라넷에 내릴 수 있는 유일한 제재는 ‘접속 차단’이다. 소라넷과 같은 불법 음란물 사이트 단속에서는 속수무책인 것이다.

방통심의위가 지난해 발간한 ‘2014 방송통신심의 연감’에 따르면 불법정보에 대한 시정요구는 2013년 6만8223건에서 2014년 8만58건으로 17.4%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해외 서버를 통한 접속 차단 결정이 5만7380건으로 전체의 71.7%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년보다 32.7%(1만4125건) 증가한 수치다.

매년 시정조치되는 음란·성매매정보에 대한 시정요구 역시 크게 늘었다. 3만2330건에서 4만9737건으로 53.8% 늘었다. 이 가운데 76.0%(3만7817건)가 해외 서버를 통한 유해정보에 대한 접속차단 결정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단속이 어려운 가운데 지난해 2월 소라넷 ‘SM클럽’ 운영자가 검거됐다. 당시 서울 금천경찰서는 소라넷의 특별회원들과 함께 가학적 성행위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게시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로 김모(5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7월19일부터 최근까지소라넷 내 카페인 ‘SM클럽’의 남녀 회원들과 만나 모텔이나 집 등에서 가학적으로 성행위하며 그 모습을 음란사진으로 찍고 300여장을 게시판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 씨는 지난해 3월 소라넷에 ‘SM클럽’이라는 카페를 열어 회원 1550여명을 모집한 후 사진을 보내와 특별회원으로 승급된 이들과 함께 가학적 성행위 등을 원하는 모임을 주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보통 남녀 커플 3쌍 정도와 모텔 등에 모여 밧줄, 빨래집게 등을 사용하며 가학적 성행위를 하며 음란사진을 찍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최초 범행을 부인했지만 음란사진에 있는 여성의 신체에 김 씨의 이름이 글씨로 적혀 있는 모습을 경찰이 추궁하자 자백했다. 하지만 김 씨는 경찰조사에서 “개인 사생활인데 국가가 지나치게 관여하는 것 아닌가”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에 찍힌 여성들의 경우 협박이나 강요, 성매매 등을 이유로 음란사진에 출연한 것으로 보고 경찰은 수사에 나섰지만 이들은 “좋아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소라넷 사이트가 해외 기반으로 운영되지만 한국인들에 의해, 한국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음란물이 유포되고 있다”며 “미성년이 출현하지 않을 경우 성인의 음란물 제작에 대해 처벌할 수 없지만 유포하는 것은 범행이자 큰 문제”라고 말했다.

방통심의위, 해외 3개 사업자 참여 ‘자율심의협력시스템’ 가동

이에 방통심의위는 국경을 초월해 인터넷상에서 범람하고 있는 불법·유해정보에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1월부터 주요 포털 등 국내 23개 사업자 및 구글·트위터·페이스북 등 해외 3개 사업자가 참여하는 ‘자율심의협력시스템’을 본격적으로 확대·가동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방통심의위는 지난 2012년부터 네이버, 카카오, SK커뮤니케이션즈, 줌인터넷 등 국내사업자와 자율심의협력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자율심의협력시스템은 명백한 불법정보에 대해서는 위원회의 심의에 앞서 사업자에게 자율규제를 요청하고 사업자가 직접 정보의 삭제, 사용자 계정 정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불법정보에는 도박, 불법 식·의약품(마약류 포함), 아동포르노, 성매매·음란, 문서위조, 불법명의거래, 장기매매, 자살, 개인정보 침해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방통심의위는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외 사업자의 참여를 독려해왔으며 그 결과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3개 사업자가 자율심의협력시스템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방통심의위는 해외 글로벌 사업자를 포함한 자율심의협력시스템의 확대 운영으로 해외 사업자를 통한 불법·유해정보 유통에 보다 실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통심의위는 해외 글로벌 사업자를 포함한 ‘자율심의협력시스템’의 확대 운영으로 해외 사업자를 통한 불법·유해정보 유통에 보다 실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자율심의협력시스템의 안정적 운영과 활성화를 통해 국내외 사업자들과 불법·유해정보 유통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등 건전한 인터넷 이용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캠페인 커뮤니티인 아바즈, 10만 청원 진행 중

▲ (사진=트위터)

트위터에서 소라넷 트위터 계정 팔로워를 직접 단속하고 나선 계정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개설된 트위터 계정 ‘소라넷 하니?’(@rusoranetfollow)는 소라넷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한 38만여 명을 상대로 일일이 공개적으로 소라넷을 하느냐는 공개적인 질문을 보낸다.

그동안 공개맨션을 받은 팔로워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이천·용인·성남시 등 공공기관 계정 등도 포함돼 있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편 ‘소라넷 하니?’ 계정에 대항하는 계정인 ‘소라넷 하면 어쩔건데?’(@forsake2411)도 등장했다.

해당 계정 관리자는 “갑자기 찾아와 반말로 소라넷 하냐고 묻는 행위가 매우 불쾌하다”며 “소라넷 추방이라는 대의는 이런 불쾌감을 감수해야할 만큼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소라넷에 오르는 음란물을 다운 받거나 감상하는 건 “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 몰카 피해자는 나와 관계가 없기 때문에 범죄 방조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소라넷이 폐쇄되지 말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금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저런 X같은 새X들이 승리하는 꼴은 못 보기 때문”이라며 “소라넷을 소비하지 말아달라는 선의를 요구하면서 완장질을 하니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언급하며 ‘소라넷 하니?’에 항의했다.

이렇듯 몰카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된 소라넷의 폐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 온라인 청원사이트 아바즈에는 소라넷의 폐쇄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 (사진=아바즈 홈페이지)

지난 9월9일 국제 온라인 시민단체 아바즈에는 ‘강신명 경찰청장에게 불법 성인사이트 소라넷 폐쇄와 관련자 전원의 엄중한 처벌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최근 몰카 범죄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진행된 해당 서명운동은 10만 명을 달성하면 청원서를 강 청장에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명운동을 시작한 누리꾼은 “자신들도 모르는 새 여성들이 한국의 인터넷에서 성적인 모욕과 희롱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하며 “법치국가라면 예외 없이 강력하게 처벌하는 아동·미성년대상의 음란물 제작 및 공유마저 자유로운, 그야말로 신종무법지대인 소라넷! 표현의 자유라는 가치를 변태 성욕에 거리낌없이 이용하며, 여성들의 인격을 말살하고 그저 남성들의 관음, 성욕대상으로만 전락시키는 소라넷을 이제 더 이상 두고 볼 수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소라넷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주기적으로 사이트를 옮겨 다니며 국내 수사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고 있다”며 “소라넷의 완전한 박멸을 위해 서명해 달라.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소라넷 폐쇄 청원에는 14일 오전 11 현재 6만3800명 이상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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