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 G조 1위 유지...최종예선 진출 사실상 확정
[뉴스포스트=이재원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은 라오스를 상대로 한 올해 마지막 A매치 경기에서 대승을 거뒀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7일 오후 9시(한국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의 라오스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6차전 경기에서 라오스에 5-0으로 승리했다.
6연승을 달린 한국은 조 1위(6승·승점 18)를 지키며 사실상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보다 한 경기 덜 치른 2위 쿠웨이트(3승1무1패·승점 10)에 8점 앞섰다. 남은 2경기에서 승점 2점만 확보하면 자력으로 1위를 확정한다.
한국은 또 조별예선 6경기 전승과 전 경기 무실점을 기록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올해 치른 20경기에서 16승3무1패를 기록, 승률 80%의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라오스와의 상대 전적에서는 5전 전승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갔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치른 3경기에서 매번 '골 잔치'를 벌이며 22골을 터뜨렸다. 평균 7골 이상을 넣은 셈이다.
'캡틴' 기성용(26·스완지시티)이 풀타임 활약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2선 공격수로 나선 기성용은 전반에만 2골1도움을 기록, 라오스의 밀집 수비를 무너뜨리는 선봉장 역할을 했다. 지난 9월 라오스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손흥민(23·토트넘)도 멀티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리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석현준(24·비토리아)을 최전방에 배치한 4-1-4-1 전형을 들고나왔다. 손흥민과 이재성(23·전북)이 좌우 측면에서 석현준을 지원했고, 기성용과 남태희(24·레퀴야)가 2선 공격수로 라오스 수비진을 흔들었다.
박주호(28·도르트문트), 김기희(27·전북), 곽태휘(24·알 힐랄), 김창수(30·가시와 레이솔)가 포백 라인을 형성했고 권순태(31·전북)가 골문을 지켰다.
한국은 라오스의 밀집수비를 깨기 위해 크게 두 가지 방법을 택했다. 좌우 풀백인 박주호와 김창수가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측면을 파고들었고, 장신 공격수 석현준을 겨냥한 긴 패스로 라오스의 골문에 다가갔다.
한국은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신고하며 여유있게 경기를 끌어갔다. 석현준이 드리블 돌파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기성용이 골키퍼를 완전히 속이며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기성용은 전반 33분 직접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 박주호의 패스를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2분 뒤에는 기성용이 살짝 찍어올린 크로스를 쇄도하던 손흥민이 머리로 받아 넣으면서 추가골을 신고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라오스를 더욱 압박했다. 전반 44분에는 김창수-기성용-이재성이 짧은 패스로 석현준에게 공을 배달했고, 부드럽게 돌아선 석현준은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자신의 A매치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전반을 4-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들어서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17분 이청용(27·크리스털 팰리스) 카드를 꺼내들었고, 성과가 있었다. 이청용은 후반 22분 왼쪽 측면을 파고들어 기성용에게 공을 넘겼다. 기성용이 올린 크로스는 이재성을 거쳐 손흥민에게 이어졌고, 손흥민은 지체없는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격차를 5골로 벌린 한국은 수비진에 힘을 싣고 굳히기에 들어갔다. 후반 31분 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이 남태희 대신 투입됐다. 본업인 중앙 수비가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중원을 장악했다.
슈틸리케호에 처음 승선한 윤영선(27·성남)도 후반 42분 김기희를 대신 투입돼 수비진에 힘을 보탰다. 남은 시간 주도권을 놓지 않은 한국은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오늘 경기에서 할 일은 다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만족감을 피력했다.
그는 “이 경기를 통해 (사실상)아시아 최종예선에 진출한 점, 2019년 아시안 컵에 참가할 수 있게 된 점 등에 대해 축하한다”며 “정말 좋은 한 해를 보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