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만 빼면 송혜교, 전지현? 거침없는 다이어트 논란

“날씬한 몸매라면 차라리 거식증에 걸리고 싶다”
다이어트 시도 청소년 6명중 1명, 비정상적 방법
성형 성수기 ‘방학중.수능 후’ 성형외고 몰리기도

[뉴스포스트=최유희 기자] TV 속 연예인처럼 날씬한 몸매, 예쁜 얼굴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10대 청소년들이 힘든 다이어트에 시달리고 있다. 다이어트는 물론, 저렴한 화장품을 이용해 화장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청소년들, 심지어 수능 직후 할인 이벤트를 이용해 성형까지 감행하는 대한민국 10대 청소년들의 외모지상주의에 빨간불이 켜졌다.

위험한 다이어트, 피부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화장, 성장이 덜 된 상태에서의 맹목적 성형 등 외모 가꾸기에 혈안이 되어있는 청소년들에 대해 알아봤다.

강박증에 무작정 굶는 10대 청소년들

▲ (사진=뉴시스)
지난 8월 사춘기 초중고 일반인 10대 자녀와 부모가 갖고 있는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내는 프로그램인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에서는 굶는 다이어트를 하는 딸이 걱정이라는 엄마가 등장했다.

이날 등장한 엄마의 고민은 움직이지도 않으면서 무리한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중학교 1학년 딸을 걱정하는 엄마 김봉희 씨가 출연했다.

하지만 스튜디오에 출연한 딸 이태림 양의 모습은 심한 다이어트를 결심할 정도로 심각해보이지 않았지만 딸은 “제가 원칙주의자다. 하루에 200그램 빼기로 결심했다”라며 나름 철저한 계획을 밝히는 등 다이어트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전했다.

공개된 관찰카메라 영상 속 이 양은 특별한 운동은 하지 않으면서 몸무게 200g을 줄이기 위해 손톱과 발톱 깎고, 머리카락을 자르기도 해 패널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또한 잠자고 일어난 이 양에 김 씨가 냉수를 건네자, 이 양은 물을 삼키지 않고 뱉기도 했다. 급기야는 “차라리 거식증에 걸리고 싶다”라는 발언으로 엄마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토록 심한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딸은 우연히 본 웹툰에서 뚱뚱한 여자와 날씬한 여자가 대학을 갔을 때 남자들로부터 차별 대우를 받는다는 내용을 보고 살을 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최근 대중 매체의 발달로 인해 TV·컴퓨터 등을 통해 예쁘고 날씬한 연예인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외모지상주의가 심각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동상이몽’에 출연한 김구라는 미디어로 인한 무분별한 외모지상주의가 청소년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한 걱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 (사진=SBS '동상이몽' 캡쳐)
또한 방송에 출연한 가정의학의 허양임은 “거식증은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는 심각한 병이다”라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자신이 생각하기에 비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심각성을 알리기도 했다.

이어 “결국은 근육이 다 빠지면서 뼈만 남고, 신체 장기들이 하나씩 망가져 급성 심장마비 등으로 젊은 나이에 사망할 수 있다”고 사망확률이 높은 병이라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양병국)와 교육부(장관 황우여)는 중고생 6만8043명이 참여한 정신건강 지표 등에 대한 제11차(2015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 결과를 지난 16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최근 비만 학생들이 늘면서 최근 한 달 내 체중감소를 시도한 학생은 3명 중 1명(32%)이었다.

올해의 경우 특히 여학생의 체중감소 시도율은 42.2%로 남학생 22.7%와 19.5%포인트의 큰 격차를 나타냈다.

다이어트를 시도한 학생들 6명 중 1명은 부적절한 방법으로 체중감량을 시도했다. 이 역시 여학생의 비율(18.5%)이 남학생(12%)보다 많았다.

부적절한 다이어트 방법으로는 설사약이나 이뇨제를 먹거나, 단식, 의사처방없이 살빼는 약 복용, 식사 후 구토, 한 가지 음식만 먹기 등이 있었다.

지난 7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특히 여름휴가철을 맞아 급하게 한 무리한 다이어트 탓에 ‘영양성 빈혈’로 병원을 찾는 10대 여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심평원은 7월9일 적혈구 수치가 정상보다 낮아지는 ‘빈혈’의 일종으로 철, 비타민, 엽산 등의 영양소가 결핍돼 나타나는 질환인 ‘영양성 빈혈’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5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여름철인 7,8월에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10대 여성은 여름철 진료 인원이 다른 때보다 2배 정도 증가해서 1~5월에 2000명대에 그치던 10대 여성 환자는 6월 들어 3500여명으로 증가하고, 7월에는 4050명, 8월에는 4523명으로 연간 최대치를 찍는다.

심평원은 “여름철을 앞두고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시도하다 식사량이 불충분해 영향성 빈혈을 보이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다이어트를 위해 평소보다 식사량을 줄이더라도 철분, 비타민, 엽산 등의 영양소들이 결핍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식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0대 청소년들, 피부에 악영향 미치는 저가 화장품 애용

▲ (사진=뉴시스)
다이어트 뿐 만이 아니다. 청소년들의 화장은 이제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소위 일진이라고 불리는 학생들 사이에서만 화장이 유행했다면 이제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당연한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특히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저렴한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아이라인 그리기는 것이 유행이라고 하니 안질환이 발생하는 사례도 많이 나타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 가운데 화장품 업계가 저가 화장품 마케팅을 펼치면서 10대 청소년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해 과도한 색조화장을 광고하면서 상대적으로 어린 10대 청소년의 모방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청소년기 화장품 오·남용이 피부건강에 악영향을 초래한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양승조 의원은 지난 9월9일 S사의 청소년 회원 가입 추이 및 현황자료를 공개했다.

이 화장품 회사의 14~16세 회원은 2012년 3만3935명, 2013년 3만7622명, 2014년 5만5180명에 이어 2015년 9월 현재 7만5668명으로 늘었다. 17세~19세 회원은 2012년 5만6314명, 2013년 6만215명, 2014년 9만2539명, 2015년 9월까지 13만3616명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즉, 올 9월 당시 중학생 회원수는 2012년의 2.2배, 고교생 회원수는 2.4배 수준이 된 것이다.

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10대 청소년 연예인 모델을 기용해 립스틱·파우더·마스카라·아이라이너 등 청소년들에게 불필요한 색조화장을 과도하게 홍보하며 사용을 권장하는 ‘상술’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양 의원이 조사한 청소년 화장품 모델 현황에 따르면, 현재 S사의 파우더화장품 모델과 P사의 립스틱 화장품 모델은 17살 고등학교 1학년이며, 과거 E사의 색조 화장품 모델은 17살이었고, L사의 경우 15살인 중학교 2학년 학생도 있었다.

스웨덴은 12세 이하 어린이의 광고 출연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모든 광고를 금지했고, 프랑스는 미성년자의 미숙함과 순진함을 이용한 광고를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의원은 “2012년 발표된 ‘여중생의 화장품 소비행동과 아이돌 연예인 모방행태’ 연구논문에 따르면, ‘아이돌 연예인이 사용하는 화장품 브랜드를 써보고 싶다’고 응답한 학생이 58.9%나 됐다”면서 “많은 청소년이 또래 연예인의 화장법에 관심이 있고 모방심리를 갖고 있다는 점을 업계가 악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화장을 시작하는 국내 청소년의 나이가 점점 어려지고 있는 것도 금도를 넘은 업계의 상술 때문으로 지적했다.

2014년 발표된 ‘청소년들의 화장품 사용실태 및 구매행동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중학교 1학년생 응답자 중 ‘초등학생 때 색조화장을 시작했다’는 답이 32.7%나 됐다.

색조화장은 무분별하게 쓸 경우 피부가 여린 청소년에게 위험하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미국 FDA의 2007년 검사 결과에 따르면 립스틱의 경우 납,카드뮴,알루미늄 등 중금속이 소량 포함돼 있어 무분별한 사용으로 체내에 축적되면 뇌병증, 암, 치매, 골질환 등의 질환을 가져올 수 있고, 아이라인, 마스카라 등은 오용 남용될 경우 안구건조증, 각막염, 결막염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양 의원은 “색조화장품은 성인을 대상으로 출시되기 때문에 청소년의 피부와 건강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어린나이부터 화장품을 사용하면 성인이 되어서 화장품으로 인해 겪을 수 있는 부작용에 더 많이 노출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래 모델을 기용하는 등 청소년에게 색조화장을 권장하는 화장품 회사들의 무분별한 광고 행태는 규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능 직후는 성형 적기? 예비대학생들 강남으로 몰려

▲ (사진=뉴시스)
‘성형의 적기는 수능 직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난 12일 치러진 2016년도 수학능력시험 이후 본격적으로 외모 가꾸기에 돌입한 예비 대학생들이 강남 일대 성형외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드림성형외과가 최근 홈페이지 방문자 246명을 대상으로 ‘수능성형’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90.2%(203명)이 수능 직후 성형을 했거나 할 예정이라고 답해 실제로 수능 후 성형을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수능 직후 성형에 대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는 ‘시간적 여유가 가장 많은 때라서’라고 응답한 사람이 47.4%(99명)으로 가장 많았다. ‘수험생 할인 이벤트가 많아서’라는 이유도 35.9%(75명)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부모님의 허락을 받을 수 있는 시기라서’가 10.5%(22명), ‘주변 친구들이 많이 하는 때라서’ 6.2%(13명)로 나타났다.

수능 후 성형하고 싶은 부위에 대해 묻는 질문에서는 66.3%(136명)가 ‘눈’이라고 응답했다. 그 다음으로 코 19.5%(40명), 얼굴윤곽 11.7%(24명), 몸매 2.5%(5명) 순이었다.

이에 드림성형외과 박양수 원장은 “10대들은 단순히 인터넷 후기나 또래집단의 분위기에 이끌려 성형을 결정할 소지가 다분하다”며 “미성년자의 성형은 부모의 동의가 따라야 하므로 자녀가 성형을 계획하고 있다면 부모님이 함께 적극적으로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능직후가 성형 적기라는 말은 모두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다”면서 “10대의 경우 개인별 성장 상태가 성형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되므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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