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이재원 기자] 올해 최초로 V-리그 올스타전이 크리스마스에 열려 선수들과 팬의 한바탕 축제로 진행됐다.

NH농협 2015~2016 V-리그 올스타전이 2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렸다.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배구 열기를 자랑하는 천안에서 처음 치러진 이번 올스타전에는 5172명의 만원 관중이 자리해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에 환호를 보냈다.

올해 올스타전은 네이버 라인프렌즈의 인기 캐릭터 이름을 따 '브라운'과 '코니'팀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 현대캐피탈(이상 남자부), IBK기업은행, 현대건설, GS칼텍스(이상 여자부)이 팀 브라운으로 나섰다. 삼성화재, 대한항공, KB손해보험, 우리카드(이상 남자부), 한국도로공사, 흥국생명, KGC인삼공사(이상 여자부)는 팀 코니로 호흡을 맞췄다.

세트당 15점제로 1,2세트에서는 여자 선수들이, 3,4세트에서는 남자 선수들이 맞대결을 펼쳤다.

여자부는 데뷔 2년차 쌍둥이 선수들인 이다영(현대건설)과 이재영(흥국생명)이 지배했다. 두 자매들은 나란히 경쟁이라도 하듯 세러머니를 쏟아냈다.

동생 이다영의 세러머니 대상에는 성역이 없었다. 동료들과의 화끈한 춤사위는 당연했고 급기야 심판과 코치들까지 춤판에 끌어들였다.

1세트 초반 9-12로 끌려가던 팀코니는 남자 선수인 그로저(삼성화재)를 투입해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하지만 팀브라운은 평소보다 느린 그로저의 서브를 가볍게 받아낸 뒤 배유나(GS칼텍스)의 오픈 공격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팀브라운에서는 마스코트인 브라운이 나섰다. 어설픈 서브로 실수를 범한 브라운의 정체는 현대캐피탈의 리베로 여오현.

얼굴을 감춰주던 탈을 벗고 본격적으로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한 여오현은 깔끔한 후위 공격으로 공격 본능을 자랑했다.

그러나 팀코니 사령탑 박미희 감독이 비디오 판독 끝에 여오현의 후위공격 라인오버 반칙을 이끌어내며 득점으로 인정 받진 못했다.

2세트에서도 줄곧 끌려가던 팀코니는 남자 선수인 최부식을 넣어 수비를 강화했다.

팀코니는 최부식과 김해란(KGC인삼공사), 임명옥(한국도로공사)의 리베로들로 리시브 라인을 구성하면서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내리 5점을 뽑으며 전세를 뒤집었다.

이에 팀브라운은 시몬(OK저축은행) 카드를 꺼내들었다. 경기 내내 서브 범실과 공격 실패로 체면을 잔뜩 구겼던 시몬은 14-14에서 2연속 블로킹으로 세트를 정리했다.

3,4세트를 치른 남자 선수들은 예능보다는 경기력에 초점을 맞췄다.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지만 최고의 선수들 답게 여러차례 화려한 플레이를 만들어냈다.

평소 공을 올려만 주던 노재욱(현대캐피탈)은 이민규(OK저축은행)의 토스를 받아 깔끔한 속공으로 손맛을 봤다.

최부식과 부용찬(KB손해보험) 등 리베로들은 공격의 한을 풀었다. 부용찬은 호쾌한 시간차를 꽂아 넣은 뒤 상대편 코트로 건너가 송명근을 도발하는 익살스러운 장면도 연출했다.

출산을 앞둔 문성민(현대캐피탈)은 3세트 막판 득점에 성공한 뒤 공을 유니폼 속에 넣고 만삭의 아내 앞에서 재롱을 부리며 금술을 뽐냈다. 얌전하기로 소문난 문성민이었지만 아내 앞에서는 달랐다.

경기에서는 팀브라운이 팀코니를 합계 63-52로 제압했다. 선수들은 경기 종료 후 코트에서 사인회를 개최하며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남녀 MVP는 문성민과 배유나에게 돌아갔다.

문성민은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유효표 18표 중 13표를 받았다. 2012~2013시즌 이후 3년 만이자 두 번째 수상이다. 문성민은 만삭의 아내를 향한 세러머니로 남자부 세러머니상까지 거머쥐며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여자 선수 중 가장 많은 7점을 쏟아낸 배유나는 총 유효표 9표를 독식했다. 배유나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MVP 트로피를 차지했다.

여자부 세러머니상은 시종일관 몸을 가만히 두지 않았던 이다영이 가져갔다. 이다영은 18표 중 17표를 받았다.

한바탕 축제를 마친 V-리그는 오는 27일 OK저축은행-KB손해보험전을 시작으로 후반기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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