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건선 환자, 30대가 30.6%로 가장 많아”

▲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박수정 기자] 만성 난치성 피부질환으로 꼽히는 건선피부염은 납작하고 도톰한 동전 같은 형태의 붉은 발진과 함께 각질, 가려움, 진물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이러한 건선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며 만성화하기 쉬운 경향이 있기 때문에 만성 난치성 질환으로 꼽힌다.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 건선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소아·청소년 건선도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피부 건선을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선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인의 건선은 어떤 양상을 보이고 있을까?

건선 단일 질환만 치료하는 강남동약한의원 의료진은 지난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제4회 세계건선학회’에서 한국인의 건선에 관한 논문을 보고했다.

논문에는 우리나라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건선에 관한 다양한 정보가 담겼다. ▲성별·연령별 환자 분포 ▲건선 증상이 처음 나타난 연령에 따른 환자 분포 ▲남녀 간 가족력 차이 ▲초발 연령에 따른 가족력 여부 ▲건선이 잘 생기는 부위에 관한 통계 ▲처음 나타난 건선피부염의 종류 및 형태 ▲기타 건선에 동반된 증상 ▲건선의 발병 원인에 따른 환자 분포 ▲계절에 따른 건선 증상의 변화 등 현대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건선에 관한 다각적인 분석을 자세한 수치로 보여줬다.

논문 저자인 이기훈 박사(강남동약한의원)는 “이 연구를 통해 한국인에게 건선피부염이 어떠한 양상으로 발생되고 있는지에 대한 종합적 이해가 가능해졌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환자의 건선 유병기간은 평균 9년으로, 많은 환자들이 이미 건선이 만성화된 상태다. 스테로이드를 건선 치료에 사용한 기간은 평균 6년에 달할 정도로 환자들의 스테로이드 의존도가 심각한 상태라는 것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논문의 또 다른 저자인 양지은 강남동약한의원 원장은 “우리나라 건선 환자는 30대가 30.6%로 가장 많다. 단 최초로 발병하는 시기는 20대가 35%로 가장 많아 20대에 발병한 피부 건선이 30대까지 이어지는 양상이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건선 종류 중 우리나라 환자에게 가장 흔한 것은 물방울 건선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화폐상 건선이나 판상 건선으로 악화되는 양상이 관찰됐다. 비듬처럼 떨어지는 인설을 제외하고 건선피부염에 가장 흔히 동반되는 증상은 가려움(43%)이다. 이는 피부 건선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증상 중 하나다. 건선이 가장 잘 생기는 부위는 다리로, 평소 손이나 얼굴만이 아니라 다리 부위의 상처와 보습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인 건선에 관한 이번 연구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건선이 생긴 나이가 어릴수록 가족력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부분이다.

이 박사는 “소아·청소년 건선을 유전 성향으로 해석하기보다는 가족이 함께 즐겨먹는 음식이 유독 기름지지는 않은지, 다 같이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거나 가족 전체의 스트레스가 심하지 않은지 등의 생활환경을 검토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양 원장은 “실제로 중학생 딸의 건선치료를 위해 한의원을 방문한 한 가족의 경우 아이를 위해 담백하게 식단을 바꾼 결과 아이의 건선 증상만이 아니라 아버지의 지방간까지 개선됐다. 이는 가족이 공유하는 식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피부 건선 증상이 있을 경우 만성화하기 이전에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를 시작하고, 환자 스스로도 식단 관리에 유의하면서 충분한 휴식을 통해 피부의 회복을 돕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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