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대표] 국가나, 조직이나, 개인이나 모두의 최대 관심사는‘행복’이다. 어느 누가, 어느 시대가 행복을 마다했겠냐마는 유난히 지금 물질풍요의 시대를 맞아서도 그 행복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제 그 행복의 기준이 반드시 경제적인 측면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계량화된 경제수치의 행복이 아니라 계량할 수 없는 마음의 행복이다. 물질이 넘쳐나는 세상에 마음의 공허함을 채울 수 있는 무언가 자신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것을 찾아 나서고 있다. 곧 만족감과 성취감을 갈구하고 있다.

달리 표현하면 지금 추구하는 목표가 ‘사회적 출세’보다 ‘개인적 행복’이다. 점점 사람들은 화려한 성공보다는 소박한 행복을 찾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아니 오히려 화려한 출세보다도 초라한 성공을 더 추구하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자기만족의 정신적 행복은 미국의 저명 심리학자인 매슬로(Abraham Maslow)가 말하는 욕구단계 중에서 상위개념에 속한다. 정신적 부가가치가 있는 자기실현 영역의 활동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에는 대표적인 예로 예술을 감상한다든가, 취미생활을 한다든가, 아니면 자기계발에 열중하는 경우다. 물론 조직에서는 자기가 맡은 일에 전념을 함으로써 정신적 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진정한 만족과 행복의 느낌이란?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를 두 가지로 구분하였다. 기본적 가치인 하위단계 욕구로서 ‘생리적 욕구’, ‘안정 욕구’, ‘사회적 욕구’가 있다. 그리고 부가적 가치인 상위단계 욕구로서 ‘존경 욕구’, ‘자기실현 욕구’가 있다. 일종의 자기실현이라고나 할까? 사람들은 자신이 만족해하는 긍정적인 일에 빠지면서 희열을 느끼게 된다.

복잡한 현대사회 구조에서 이렇게 사람이 어떤 일에 완전하게 몰입할 때 느끼는 감정의 행복감을 추구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이것은 물질적이거나 경제적인 차원의 일시적으로 느끼는 행복감과는 성격이 다르다.

대부분 자기실현의 경지에 이르면 성격이나 품성 자체가 긍정적이게 된다. 가능한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생각이 긍정적이고 행동이 긍정적이게 된다. 그렇게 되면 모든 일에 적극적이며 자신감이 넘치는 것이다.

자기실현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하는 일에 의미를 담아 긍정의 상황을 연출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그런 사람들은 부정적인 여건이 되어도 이를 긍정적인 기대로 쉽게 떨쳐버릴 수 있다.

이것을 미국 클레어몬트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 교수는 ‘플로우(flow)’라는 개념으로 정리하였다. 현대 사회가 아무리 경제적으로 풍족한 삶을 누리게 한다 할지라도 사람들은 삶의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자주 회의를 느끼고는 한다.

이제는 스케일다운이 필요한 시대

물질 만능주의는 오히려 정신의 공허함을 가져다주었다. 그래서 사회는 더욱 퇴폐스럽게 되고 거칠어 졌다. 인간다운 감성이 메말라진 자리에는 기계적인 관성만이 가득 차게 되었다.

이제는 진정한 행복은 단발성의 이벤트적인 쾌감이 아니다. 돈을 많이 벌었고, 명예가 높아져서 느끼는 행복은 잠시잠깐이다. 그것은 더운 여름 아침녘 풀숲에 내린 이슬과 같을 수 있다.

오히려 21세기 들어 일반인이나 조직인들은 주어진 환경에서 스타카토같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만족의 느낌(a feeling of flow)을 갈구한다. 플로우는 일종의 창의적 에너지가 몸속에 ‘흐르는’ 것을 말한다.

플로우라는 영어의 뜻대로 자신이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에 심취해 있을 때 만족과 희열과 기쁨이 온 몸에 흐른다. 일반적인 행복이 쉽게 변질될 수 있는 고여 있는 물이라면 플로우는 언제나 신선하게 찰랑대며 흐르는 시냇물과 같다.

지금은 전통적인 개념의 막연한 행복이 목적이 아니다. 사람들은 디지털 첨단기술이 현대인들을 지배하고 있는 시대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고 싶어 한다. 거기에서 느끼는 행복을 이제는 진정한 삶의 가치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현대인들은 조금은 여유를 갖고 즐기며 내적인 단순함 속에서 자기만의 쾌감을 가지려 한다. 그래서 현대사회가 ‘빨리빨리’, ‘높게높게’, ‘크게크게’라는 사이클에 맞추어져 있다 보니 스케일다운이 필요해졌다.

내면에서 얻는 정신적 만족과 행복

뭔가 조금은 템포를 늦추고 생각할 여유와 삶의 가치와 목적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래서 환경이나 주위에서 얻어지는 물질적인 충족보다도 내면에서 솟는 정신적인 만족과 행복을 추구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경제적인 여유를 누리게 되면서 오히려 부유한 것과 행복한 것은 다르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였다. 첨단기술의 발전은 오히려 사람과 사람사이를 단절시키고 사회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을 희석시켰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성공과 행복한 삶의 원천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개념의 행복에 대해 각국의 심리학자들과 경제학자들이 진지한 연구를 시작했다.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사람은 자신이 하는 활동과 그 분위기에 완전한 일체가 되는 최고의 경지를 이룰 때 가장 행복하다. 이것이 바로 플로우’라고 정의 하였다.

이러한 행복감은 관심 집중, 동기 부여, 실천 기술이 균형을 이룰 때 성취될 수 있다. 달리 말해 행복은 우리사회의 재력, 권력, 명예에 대한 집착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참다운 가치인 균형, 질서, 배려, 화합, 사랑을 실천하는 데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사회에 진정한 행복감이 결여되어 있는 것은 한마디로 오로지 물질적 소유에만 매달려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정신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다양한 가치를 향유하려 한다면 행복지수가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success-ceo@daum.net〉

▷ 이 인 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필자는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과 문예진흥실장을 거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를 역임(2003년~2015년)하였다.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우수 모범 예술 거버넌스 지식경영을 통한 최다 보임 예술경영자로 대한민국 최초 공식기록을 인증 받았다. 또한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 부회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예술의전당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운영위원,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있었다.
<아트센터의 예술경영 리더십> <예술의 공연 매니지먼트>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경쟁의 지혜> <영어로 만드는 메이저리그 인생> 등을 저술했으며 한국공연예술경영인대상, 창조경영인대상, 문화부장관상(5회)을 수상했으며 칼럼니스트, 문화커뮤니케이터, 긍정성공학 전문가, 뉴스포스트 객원 논설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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