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올해 1월 초부터 가장 관심을 가진 전시회가 바로 미국 라스베가스 세계 가전전시회인 CES이다. 자율주행차로 대표되는 미래의 지동차에 대한 관심은 바로 이어 개최된 디트로이트 모터쇼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관심이 연초부터 두 전시회로 이어진 것은 미래의 먹거리를 미리 가늠한다는 측면에서 당연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개최되는 동안 일본 도쿄에서는 1월 15일부터 사흘간 튜닝모터쇼인 도쿄오토살롱이 개최되었다.

일반 모터쇼가 완성차 위주의 전시회인 반면 튜닝모터쇼는 튜닝된 완성차와 각종 부품은 물론 관련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성과 적용 범위 측면에서 훨씬 인기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일반 백화점 느낌의 일반 모터쇼에 비하여 튜닝 모터쇼는 장터 같은 재래 시장 느낌과 백화점 같은 고급스런 느낌은 물론 직접 물건을 사고 만져보고 느껴볼 수 있는 체험 위주의 구경꺼리도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세계에서 대표되는 도쿄오토살롱은 규모면에서도 우리 서울모터쇼와 유사한 규모를 자랑한다. 그러나 단 사흘간만 개최되어 준비기간에 비하여 짧은 전시회가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집중도를 높여 활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특징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첫날은 프레스 데이여서 특별 초청을 받은 사람만 입장하는 특성을 고려하면 일반인의 입장은 단 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거대한 규모를 생각하면 너무 아쉽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현장에 가보면 그 열기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첫 날 프레스 데이임에도 7만 여명이 입장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3일간 전체 입장객은 35만명이 넘는 인기를 자랑한다. 솔직히 두 번째 날부터는 차량보다는 사람을 구경하는 것이 나을 정도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붐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회부터는 일반인의 입장을 고려하여 저녁 8시까지 개방하여 더욱 인기를 끌었다고 판단된다. 아침 9시에 문을 여는 시간부터 보이지 않을 정도로 줄을 서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더욱이 개최장소인 마쿠하리 메세는 도쿄에서 전철로 1시간 30분 이상 소요되는 외곽지역이어서 그 부지런함이 더욱 놀랍다고 할 수 있다.

매년 꼭 참가하는 필자는 이번에도 전시회는 물론 주관사 담당자, 튜닝 관련 단체 관계자와 만나면서 여러 튜닝 활성화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최근에는 완성차에서 전시회 참가 요청이 쇄도하여 고민이 된다고 하였다. 개방하여 주고 있지만 아기자기하고 아이디어 넘치는 중소기업 제품 등이 주요한 역할을 하는 관계로 더 많은 기회 제공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양한 튜닝제품과 아이디어가 넘치는 재치 등 흥미진진한 튜닝제품이 전체 전시장에 전시되어 있어 시간가는 줄을 모를 정도이다. 여기에 이벤트 장에서는 다양한 튜닝과 모터스포츠가 진행되어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튜닝제품과 함께 적극적인 일반 관객의 참가는 우리에게 부러운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은 튜닝산업 규모만 연간 약 15조원을 넘는 매머드급 규모이다. 우리의 규모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약 5천억원 정도여서 크게 비교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규모가 가능한 이유는 자동차 애프터마켓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자동차 튜닝에 대한 열기와 관심을 반영하여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이 즐비하다는 것이다. 특히 약 37%에 이르는 경차를 고려하여 경차 튜닝이 상당한 흥미를 자아낸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고급, 고가의 고성능 튜닝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 차량에 대한 경쟁력 높은 제품군이 많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안전, 배기가스, 소음 등 3대 요소를 제외하고 낮은 규제가 더욱 활성화를 촉진시킨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우리는 구조변경제도가 너무 높아서 목까지 오는 한계성으로 운신의 폭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높은 규제와 부정적인 시각의 일반인 인식, 아이디어 제품의 부재와 민간 차원의 인증제도 부재와 전문 튜닝기업의 부재, 관련 튜닝 전문가 부족과 프로그램 부재 등 모든 문제점이 중첩되어 있는 실정이다. 일본과는 차원이 다른 제한조건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지난 3년간 정부에서는 자동차 튜닝산업을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간주하여 성장을 주도하겠다고 하였지만 가시적인 효과는 매우 미흡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자동차튜닝산업협회를 맡고 있는 필자가 느낀 점은 한계점에 와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중앙정부의 하고자 하는 의지가 굳건하고 함께 하자는 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부처간의 이기주의와 기득권이라는 인식을 타파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현 시장에 대한 정확한 상태와 무엇이 필요한지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선진형 튜닝산업의 활성화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본은 우리보다 약 30년을 앞서간 자동차 튜닝산업을 자랑하고 있다. 규모도 대단하지만 관련 제도의 정립과 체계적인 촉진책은 우리가 확실히 벤치마킹하여야 할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세분화된 자료와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대한 제품화와 실제 적용은 물론이고 이를 애용하고 활성화하고자 하는 일반인의 인식은 튜닝산업의 흐름을 만들어준다고 할 수 있다. 우리와 문화적 감각이 많이 다른 서양과는 달리 일본은 우리와 같은 동양적인 색깔과 인식을 공유하고 있고 다양한 사례를 경험하여 우리에게는 큰 사례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좋은 것은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튜닝 전시회부터 관련 제도와 각종 프로그램과 자료를 분석하여 우리 한국형 모델 정립에 활용하고자 한다. 추상적인 사례가 아닌 구체적인 적용 사례를 비교하면서 발전된 우리 튜닝 사례가 정립되어야 한다. 최근 튜닝 전문기업 인증과 세계적인 원천기술을 가진 튜닝기업의 연구개발 사업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서두르고 있다. 여기에 일본 사례를 비교한 정책 세미나 등을 통하여 본격적인 튜닝시장을 열어보고자 한다. 최소한 이번 정부가 바뀌기 전에는 튜닝산업에 대한 흐름을 만들고자 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auto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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