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783건 출현…종로구서 최다 출몰

[뉴스포스트=최유희 기자] # 지난 9일 오후 2시께 김해시 칠산서부동 강모(52)씨의 농장에서 사육하던 1년생 120kg 멧돼지가 사육장을 나와 민가를 배회했다. 이에 경찰은 3.8구경 권총으로 3발을 발사했으나 계속 날뛰자 다시 3발을 쏘면서 사살했다.

#지난 11일 오후 2시50분께 부산 금정구의 한 암자 인근 밭에서 멧돼지 1마리가 올가미에 걸려 있는 것을 암자 관리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을 통제한 뒤 유해조수 기동포획단, 119구조대 등과 함께 멧돼지를 포획했다. 이 멧돼지는 몸무게 130㎏에 달하며, 먹이를 찾아 밭으로 내려온 것으로 추정됐다.

인근 야산에서 내려온 멧돼지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주택가, 아파트 등에 출몰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에 환경부는 멧돼지를 마주쳤을 시에 대피요령을 공지하는 가하면 ‘멧돼지는 산으로!’라는 멧돼지 집중 퇴치 사업에 착수했다.

서울도심에 출동한 멧돼지, 월평균 30.3건 발생

▲ (사진=뉴시스)

12일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지난해 서울도심에 출현한 멧돼지로 인해 출동한 횟수가 364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월평균으로 따지면 30.3건이다.

2011년의 43건과 비교하면 불과 4년 만에 8.5배 급증한 수치다.

2011년 이후 멧돼지 출현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12년 56건에서 2013년 135건으로 2배 증가했으며 다시 2년 만에 2배가 넘게 증가한 것이다.

그렇다면 서울 내 가장 많이 멧돼지가 출현하는 곳은 어딜까. 멧돼지 출현으로 인해 출동한 총 783건 중 292건(37.3%)이 종로구에서 발생했다. 이어 은평구 (135건, 17.2%) 성북구 (120건(15.3%), 도봉구 67건(8.6%)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종로구에서 멧돼지가 자주 출몰하는 이유에 대해 인근에 주서식지인 북한산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멧돼지들은 등산객들의 유실수 채취로 인한 먹이부족, 개발과 길 조성으로 인한 서식지 감소 등으로 도시까지 내려오게 되는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북한산 내 멧돼지는 300마리 가량이 서식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멧돼지는 산으로!’ 환경부, 멧돼지 집중 퇴치 사업 착수

▲ (사진=뉴시스)

환경부가 오는 3월부터 도심에 내려와 피해를 끼치는 멧돼지 개체수를 조절하기 위해 ‘멧돼지는 산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환경부는 지난달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6년 환경보건·자연환경 분야 10대 중점과제’를 발표했다.

멧돼지 농작물 피해액은 지난 2014년 기준 42억원(유해야생동물 농작물 피해(109억원)의 40%) 이다. ‘멧돼지는 산으로’ 프로젝트는 멧돼지로 인한 인명사고와 농작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사업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상시 포획단을 운영해 멧돼지 개체수를 조절하고 멧돼지들의 서식환경을 개선하는 등 종합대책을 수립해 시행할 계획이다.

멧돼지들이 산 아래로 내려오는 주된 이유가 먹이를 구하기 위해서인 만큼 주요 서식지에 먹이를 배포하고, 탐방객들에게 멧돼지의 주된 먹잇감인 도토리를 주워가지 않도록 홍보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환경부는 우선 서울 내 주요 출몰지역인 북한산 인근 지역에서 서울시,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생물자원관, 야생생물관리협회 등과 함께 서식 현황과 주요 이동경로를 조사할 계획이다.

북한산 멧돼지가 도심으로 유입되는 주요 이동경로인 구기터널, 북악터널 상부를 차단하는 방안도 추진되며 샛길 폐쇄, 주변사찰‧민가 음식물 쓰레기 제거 등 집중 관리도 들어간다.

멧돼지 마주쳤을 때는? 접근하면 절대 안돼!

▲ 멧돼지 발견 시 상황별 행동 요령 (사진=환경부)

환경부는 도심에서 멧돼지를 마주치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 멧돼지 발견 시 상황별 행동 요령을 공지했다.

우선, 멧돼지와 가까이 마주쳤을 때에는 침착하게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멧돼지의 움직임을 똑바로 쳐다봐야한다.

뛰거나 소리치면 멧돼지가 놀라 공격할 위험이 증가하니 주의가 요구되며 가까운 나무 등 은폐물 뒤로 몸을 피하고 멧돼지의 다음 행동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또한 공격 위험이 감지되면, 멧돼지가 올라오지 못하는 높은 곳으로 신속히 이동하거나 가방 등 갖고 있는 물건으로 몸을 보호해야한다.

반면 일정거리를 갖고 멧돼지가 사람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조용히 뒷걸음질해서 안전한 장소로 피해야 한다.

무리하게 멧돼지에게 접근하지 말고, 가장 가까운 은폐물에 몸을 재빨리 숨긴 뒤 조용히 지켜본다.

멧돼지에게 돌을 던지는 등의 위협행위나 손을 흔드는 등 주의를 끄는 행동을 하게 되면 멧돼지가 저돌적으로 달려와 피해를 입힐 수도 있으니 절대 해서는 안된다.

특히 교미기간(11~1월)과 포유기(4~6월), 부상당한 경우에는 더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