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설석용 기자] 오는 4월 13일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주요 핵심 지역구 쟁탈전이 주목받고 있다. 먼저 새누리당은 28일 공천 면접 심사를 마치고 후보자 심사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뒤따라 지역구 후보군 선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대 국회에서 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의원직 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 마포을을 꿰차고 들어온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지난 27일 11시간 40분 동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해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정 의원은 평소 거친 말투로 언론과 언론의 질타를 받기도 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진보성향이 강한 야권 핵심 인물로 떠오르면서 그에 대한 주목이 커져가는 양상이다. 기득권 보수층을 향한 ‘쌈닭’ 기질을 발휘할 수 있는 주요 야권 정치인이라는 설명이다.

그가 지키고 있는 마포을에는 먼저 같은 당 정명수 정책위 부의장이 다시 정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은 19대 총선에서 만나 경선을 한 차례 치른 바 있다.

정 부의장은 경선 탈락 이후 4년 동안 골목 민심을 챙겨왔다며 경선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 쌈닭 정청래, '김무성 나와라' 강한 자신감 내비쳐

또한 정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마포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여권 유력 정치인들에 대한 험지출마론이 언급되면서 마포을 역시 그 분류에 속한 지역구가 됐다.

새누리당 수뇌부가 정 의원을 잡기 위해 김태호 최고위원에게 마포을 출마를 권유한 것에 대한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25일 정 의원은 곧바로 자신의 SNS를 통해 "김무성 대표라도 상대해 드리겠습니다. 두려워말고 오세요"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새누리당 누구라도 좋습니다. 제일 강한 멘탈의 소유자를 보내십시오"라면서 "바로 멘탈 붕괴를 선물하겠습니다. 지금 마포을에서 뛰고 있는 허약한 후보들 말고 좀 더 쎈 선수를 선발해 보내세요"라고 맞대응하기도 했다.

특히 김 대표를 정조준해 "김 대표에게 권고한다. 비겁하게 심약한 김태호에게 마포을 권하지 말고 본인이 나와라. 편하디 편한 부산 영도 버리고 험지 중 험지인 마포을 정청래에게 도전하라. 멋지게 한판 붙어보자. 안대희도 피해 갔으니 용기 있게 나서라!"라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평소 야권에서 쌈닭 역할을 맡아왔다. 그는 필리버스터 릴레이 토론에서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 제20대 국회의원 총선 서울 마포을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이채관(좌), 김성동 예비후보.

새누리, 마포을 탈환 작전 '정청래 잡아라'

한편, 새누리당에서는 김성동 전 한나라당 의원, 이채관 전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비서실장, 황인자 의원 등이 마포을 예비후보군에 올라와있다.

또 최종진 서강대 교수와 최진녕 전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이 등록을 마쳤다. 정 의원을 잡기 위한 새누리의 집결이 시작된 것이다.

먼저 이채관 전 비서실장은 '이회창 키즈'로 부리는 대표 측근이다. 이 전 비서실장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에는 이회창 전 총재와 측근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도 자리해 관심이 집중됐다.

일각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청와대 참모 출신 친박계 의원들과 비교해 선저할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지난 달 27일 거센 말투로 논란을 일으킨 정 의원에 대해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고, 마포 주민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막말정치는 머지 않아 준엄한 민의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마포을은 전쟁터가 아니다. 특정인의 저격수가 되겠다는 핑계로 낙하산 공천을 기도한다면 이는 그간 정청래 의원의 막말정치로 자존심에 상처받아온 마포구민을 무시하고, 한국정치의 정상화를 가로막는 반국민적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그럼에도 일방적으로 불순한 정치공략을 시도한다면 정치생명을 걸고 새누리당 마포을 당원과 주민과 함께 강력하게 싸워나갈 것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에 등록된 '2016년 국회의원 선거 서울 마포(을) ARS여론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4월 총선에서 김성동 후보와 정청래 의원이 맞붙을 경우 김 전 의원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44.9%를 차지했다.

정청래 의원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20.7%를 차지, 김 예비후보에 비해 24.2%p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김성동 예비 후보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시대정신연구소가 실시했고,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마포구(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1029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방식(유선전화 100%)으로 진행됐다. 피조사자는 유선전화번호 자체구축 DB에서 무작위로 추출했고, 2015년 11월말 기준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을 적용해 성, 연령, 지역별 가중치를 부여, 오차를 보정했다.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1%p다.

더불어 비례대표인 황인자 의원의 재선 지역구로 마포을을 결정하면서 새누리당 내 경선은 더 치열해 질 전망이다.

황 의원은 지난 22일 출마 선언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후반기를 뒷받침할 20대 국회에서 저 황인자는 23년간의 공직경험을 바탕으로 검증된 능력, 준비된 일꾼으로 안보위기, 경제위기, 저출산위기에 대한 강력한 대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전했다.

정 의원의 막말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새누리당의 마포을 탈환 작전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마포갑을 선택한 안대희 전 대법관과 함께 마포 작전은 20대 총선에서 눈여겨 볼만한 지역으로 나뉜다. 거친 언행으로 비판도 많고 받고 있는 정 의원의 마포을 수성이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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