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최근 다양한 언론매체에서 실시한 청소년들의 가치관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보편적으로 초등학생이나 중등학생들의 관심이 경제력에 모아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스타연예인’ ‘공무원’ ‘건물주’ 등과 같이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나 안정된 직장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창 꿈과 감성이 넘쳐야 할 청소년들이 돈과 관련된 가치관으로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가장 천연적인 마음을 지녀야 할 시기에 가장 세상적인 욕구로 훈습된 성향을 보인다고 하니 이는 어쩌면 우리사회의 풍조가 그대로 청소년들에게 투영되어 있다는 반증이다.

일찍부터 물질관이나 경제관을 갖추는 것이 세상을 살아갈 처세술을 체득하게 하는 것이라 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의식구조로 연유되는 과도한 경쟁심리가 비인성적 이기심과 배타심을 배태하는 사회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요즘 물질풍요 속에서 교육 현장과 청소년 사회의 문제가 심각한 것은 바로 이러한 개인적 인성과 사회적 품성의 결여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청소년들의 이러한 가치관은 어린 시절부터 요령과 편법에 길들여지게 만들며 이기주의적 성향과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감을 조장하기 쉽다.

그렇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성공적인 삶을 살게 되는 아름답고 따뜻한 공동체의 기본과는 어긋나게 될 것이다. 또한 행복한 사회에 필수적인 인간적 · 사회적 유대가 견고하고 튼실해질 수 없다.

통속적 물질주의 가치기준이 사회를 지배

우리 모두는 행복한 사회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기를 원한다. 여기에서 바로 그 성공은 객관적인 수치 판단에 의해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배려와 인정과 감사가 따를 때 이루어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너무 표피적이고 외형적인 기준으로 성공을 평가하는 경향이 짙다.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며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갈구하다 보니 항상 만족의 한계가 없게 마련이다. 바로 청소년들의 물질주의적 가치관은 이러한 우리사회 풍조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것은 우리사회가 추구하는 그 성공의 가치기준이 돈(재력)이 많아야 하고, 힘(권력)이 있어야 하고, 허울(명예)이 좋아야한다는 것에 있다. 이른바 이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최고의 교육을 받아야하고, 든든한 연고를 이용해야 하고, 튼튼한 돈줄을 잡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사회전체를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사회에 정통한 어느 외국 저명인사는 상류층이나 부유층일수록 나누는 대화를 살펴보면 대략 이재, 사교육, 골프와 관련된 내용이 주류를 이루더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것이 일리 있게 들리는 것이 지금까지 한국사회를 열병처럼 휩쓸었던 사회문제가 부동산과 과외요,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을 심심치 않게 낙마시키는 것이 바로 골프였다.

마치 그 부류에 들지 못하면 사회적 약자요, 소외계층이 되는 것처럼 비춰지고 그것은 곧 빈익빈부익부와 사회의 양극화라는 개념으로 정리되어 갈등과 분열의 사회 분위기를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낳기도 하였다.

최근 들어 우리사회에 중산층이 없어져버렸다는 얘기는 바로 사회 구성원들이 기대한 만큼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정서가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행복 달성

우리사회에서 진정한 성공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가 추구하는 인생의 성공은 어떻게 보면 행복을 가져다주는 참다운 가치의 성공이 아니다. 우리사회는 전형적인 출세를 갈망하고 있으며 그것이 사회 전반에 만연되어 있다.

출세(出世)는 말 그대로 남을 누르고 밖으로 우뚝 나와 서 있어야 되는 것이지 남과 같이 있으면 출세가 아니다. 그러다보니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경쟁에 내 몰리게 되어 합리성과 상식이 배척되고 수완과 요령과 편법이 득세하게 마련이었다.

이런 출세지상주의는 우리사회를 무한경쟁의 투전장으로 만들어 개인적인 가치를 존중하면서 함께 살아가야하는 공동체정신을 훼손하게 되었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보람을 느낄 때 그것이 진정 행복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그런 성공의 기준이 정착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사회적인 위계나 물질적인 위상으로 인간의 가치가 평가되고 재단되는 풍토가 된다면 그 사회는 한국적 잣대의 출세는 있을지 몰라도 참다운 성공이 존재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항상 인간의 가치를 탐구했던 러시아의 문호 막심 고리키는 성공한 사람을 이렇게 정의 했다.

“당신의 일이 비록 작은 일이라도 전력을 기울여라. 성공은 자신의 책무에 최선을 다하는 데 있다. 성공한 사람은 자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꾸준히 해나간 사람들이다.”

이제 우리는 그가 말하는 그런 성공이 사회문화체계의 기조가 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출세의 욕구가 아니라 성공의 가치를 심어주는 것은 기성세대들의 몫이다.

<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success-ceo@daum.net〉


▷ 이 인 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필자는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과 문예진흥실장을 거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를 역임(2003년~2015년)하였다.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우수 모범 예술 거버넌스 지식경영을 통한 최다 보임 예술경영자로 대한민국 최초 공식기록을 인증 받았다.
또한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 부회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예술의전당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운영위원,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있었다.
<아트센터의 예술경영 리더십> <예술의 공연 매니지먼트>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경쟁의 지혜> <영어로 만드는 메이저리그 인생> 등을 저술했으며 한국공연예술경영인대상, 창조경영인대상, 문화부장관상(5회)을 수상했으며 칼럼니스트, 문화커뮤니케이터, 긍정성공학 전문가, 뉴스포스트 객원 논설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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