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지도부 다른 반응...與 '위장이혼.꼼수' 비토

金의 전격제안 배경 놓고 야권 전반 ‘술렁’
국민의당 ‘안철수vs김한길.천정배’ 시각차
잃을 것 없는 더민주...국민의당 내홍 우려
박주선 “당 무력화 노린 고도의 정치술수”
與 ‘위장이혼’ ‘꼼수’ ‘두드러기’ 강한 비토

[뉴스포스트=이완재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지난 2일 '야권통합'을 전격 제안해 야권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장장 194시간의 필리버스트(무제한 토론) 종료 시점에 불쑥 튀어나온 김 대표의 통합론에 그 배경과 그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국민의 당 안철수 대표는 강한 불쾌감과 함께 반대의견을 피력했지만, 당내 공동 지도부인 천정배 대표와 김한길 위원장은 통합에 온도차를 보이고 있어 당론 형성에 혼선이 감지되고 있다. 김 대표는 거부감을 드러낸 안철수 대표를 향해 “대권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해 반대의견을 낼 수 밖에 없다”며 거듭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결론적으로 이번 김 대표의 전격 제안 배경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승리를 위해 야권통합은 불가피하다는 인식론을 선제적으로 야권 전체에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제1야당 위상제고 및 당내 독단논란 해소까지 노린 일종의 ‘다목적 카드’ 전략으로 읽힌다. 그러나 야권 전체적으로 총선승리를 위해서는 대통합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있어 이번 김 대표의 제안이 총선 전 일정 시기에는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 시각이다.

김종인 대표,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야권통합 제안 배경은?

김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야권에 다시 한 번 통합에 동참하자고 제의한다"며 "이기심에 집착하지 말고 대의를 위해, 민주정치의 발전을 위해, 이번 총선에서 야권승리를 가져오고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결코 야권에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이번 총선 분위기를 감안하면 야권세력 통합이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선거전략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분열이 아닌 하나로 뭉친 야당으로 집권 여당,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과 승부를 벌여야만 승산이 있을 것으로 진단한 것이다.

야권이 하나로 뭉쳐 현 정부의 경제실정과 양극화 등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한다면 지지세력의 폭을 크게 넓힐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설사 이 제안이 실패한다하더라도 더민주 입장에서는 분열된 야권을 하나로 통합하기위해 노력했다는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어 제1야당으로서의 위상과 이미지를 제고하는 계기가 돼 손해볼 것이 없다.
'야권통합'론은 언제나 제1야당에 유리한 카드다. 통합에 성공할 경우 여당에 대항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고, 실패한다고 해도 군소 야당의 힘을 뺄 수 있다. 관심은 제1야당을 지향하고 있는 국민의당에 쏠린다.

국민의당은 이 제안을 즉각 거절했으나 내심 복잡한 심경일 것으로 보인다. 야권이 하나로 뭉쳐 새누리당과의 1대 1구도를 만들자는 것을 거절하는 것 자체가 '마이너스'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야권분열을 조장했다는 책임을 안을 수 있어서다.  그렇다고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새정치'를 주창하며 창당을 한 의미가 없어지는 셈이다. 특히 한 차례 창당을 접고 더민주와 합당했다가 다시 탈당해 2차 창당을 한 안철수 대표로서는 또다시 '야권통합'을 하는 것이 상당한 부담일 수 밖에 없다. 대권주자로서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김 대표의 이같은 제안에 "먼저 당내 정리부터 하라"며 "지금 이 시점에 그런 제안을 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했다. 국민의당은 아무런 물밑 조율 없이 공식석상에서 야권통합을 제안한 것은 '보여주기식 쇼'이자 '국민의당 힘빼기'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천정배 공동대표 등 야권 통합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인사들이 있어 갑론을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 지지율 하락과 지도부간 불협화음으로 내홍을 겪어온 국민의당이 야권통합 제안으로 한차례 더 흔들릴 전망이다. 당 내부적인 측면에서 야권통합 제안은 김종인 대표가 선대위 등 당 운영 방식과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 과정에서 제기된 '독단' 논란을 해소하고, 당을 결집시킬 수 있는 카드다.

김종인 "安, 대권생각 못 벗어나" 쓴소리 통합 거듭 압박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야권통합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3일 "대권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해 반대의견을 낼 수 밖에 없다"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안 대표가 부정적 입장을 보였는데, 따로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안 대표가 더민주에서 탈당한 동기는 본질적으로 '내년 대선에서 내가 후보가 꼭 돼야겠다'는 생각"이라며 "그것 때문에 나갔고,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해 반대의견을 낼 수 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이 통합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과 관련, "1당 질주를 허용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에서 김 위원장이 비교적 긍정적 신호를 보내줬다"며 "다만 그 당이 김 위원장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니 여러 사람의 의견이 일치돼야 가능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통합이 아닌 연대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연대는 선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각 지역 표차가 뚜렷하게 나타나면 후보자들간의 필요성 따라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며 "연대 이야기를 당 차원에서 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잘라말했다.  김 대표는 개별 의원의 복당 가능성에 대해 "내가 통합하자고 했기 때문에 개별적인 복당이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여권에서 야권통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그게 왜 야합이냐"며 "정상적으로 통합하자는데 야합이라고 말하면 곤란하다"고 맞섰다.

안철수 대표는 전날 김 대표의 통합 제의에 대해 "지금 이 시점에 그런 제안을 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같은 당 이종걸 원내대표도 3일 "야권연대는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대 총선은 장기집권의 토대를 만들고자 하는 극우보수세력을 좌절시킬 결정적 기회"라며 "야권이 분열된다면 박빙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수도권 의석이 112석에서 122석으로 늘어난 것이 재앙이 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국민의당 지도부 야권통합에 엇갈린 목소리 '내분 조짐'

국민의당 지도부가 2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던진 야권 통합 제안에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김 대표의 제안을 즉각 일축한 반면, 천정배 대표와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은 신중히 검토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향후 또다른 잠재적 갈등요소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이날 오전 비대위에서 "총선을 위해 야권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야권 통합을 제안했다. 김 대표가 통합을 제안한 배경에는 '3자 구도 필패론'을 바탕으로 나아가 '수도권 후보 단일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메시지가 깔려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안 공동대표는 이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안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먼저 당내 문제부터 정리하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시점에 그런 제안을 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당내 정치혁신특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문병호 의원도 안 대표와 의견을 같이했다. 문 의원은 "지금 아무런 변화 없이 야권 통합을 한다는 건 과거에 총선·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한 새정치민주연합으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선대위원장이 야권통합을 바라보는 시선은 달랐다. 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워낙 중대한 것이고, 이런 저런 문제의식이 깊은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고 의논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과반은 반드시 저지해야하는 것이고, 그 문제(통합)에 대해서는 목표에 관한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모든 문제를 그런 관점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여지를 뒀다.

김 선대위원장은 "깊은 고민과 뜨거운 토론이 필요한 문제"라며 "(우리 당이) 양당 중심정치를 극복해 보려다가 오히려 1당 독주를 허용하게 되서는 안 되겠다 하는 데 깊은 고민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국민의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3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야권 통합 제안과 관련, "국민의당 무력화를 노리는 고도의 정략적 꼼수고 정치적 술수"라고 비난했다. 박 위원은 이날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 "(더민주의) 친노 패권 청산과 수구 진보 세력의 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새정치와 중도 개혁 정책을 실천하려는 시도도 않은 상태에서 선거철만 되면 선거공학적 이합집산을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국민에 대한 도리도 아니다"라며 "국민의 무서움을 모르는 소치"라고 잘라 말했다.

이상돈 위원장, “당對당 연대 노우 후보간 판단은 글쎄?”

국민의당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은 3일 4·13 총선 연대전략에 대해 "당 대 당의 공식적인 연대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지역적으로 고려해 후보자가 판단할 일"이라며 사실상 더불어민주당과의 서울·수도권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김한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통합 제의에 관해 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는 진행자 질문에 "당 대 당 통합이 아니고 선거연대는 해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2012년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사이에 있었던 '공식적 문서에 도장을 찍는 연대', 그런 것은 절대로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그러나 서울·수도권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떤 곳에서는 야권 단일화를 하면 여당을 확실히 이길 수 있는 곳도 있다"며 "경우에 따라 (단일화에 따른) 조정을 하거나 하는 것은 과거에도 해왔던 일이다, 이는 선거연대는 없다는 기본 방침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편 김종인 대표의 통합 제의 '시점'에 대해 "이제 창당한지 한 달인데 축하는 하지 못할망정 좀 지나친 말씀"이라며 "이제 총선이라는 전장에 출정하려 하는 판에 '우리가 더 크니까 합치자' 이런 것은 순리에 어긋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또 "안철수 대표나 함께 탈당한 의원들이 가진 명분은 그대로 살아있다"며 "양대 정당의 적대적 공전관계를 깨지 않으면 한국 민주주의와 한국 정치에 발전은 없다는 우리의 문제제기는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與 “야권통합은 꼼수...국민 우롱하는 것” 성토

새누리당은 3일 전날에 이어 '위장이혼', '꼼수', '두드러기' 등의 표현을 써 가며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을 강력 비판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권연대 구태가 또 고개를 들고 있다"며 "이질성 때문에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갈라진지 겨우 반년도 안 됐다"고 꼬집었다.
원 원내대표는 "선거 단골 메뉴인 야권 연대 퍼포먼스는 이제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다"며 "이념, 정책 관심 없이 선거만을 위해 포스트잇처럼 뗐다 붙였다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선거을 위해서만 뭉친다면 야권 분열은 처음부터 연대 염두로 선거보조금을 노린 위장이혼이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야권연대의 다른 말은 무책임"이라며 "선거용 연대는 선거가 끝나면 아무도 책임을 안 진다. 상품이 고장나도 애프터서비스를 따질 곳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변칙은 정도를 못 이긴다"며 "꼼수는 기본을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다시 야권 통합 얘기를 했는데 몸에 두드러기 나는 정도의 느낌을 받았다"며 "분명히 말하지만 야권 통합제의는 꼼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합치면 승리할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과대망상"이라며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정치를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진하 사무총장 역시 "분열된 야권이 선거야합이라는 습관적 정치 꼼수를 다시 시작했다"며 "애당초 야당 분열 원인은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는데 이합집산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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