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최근 몇년전까지 아웃도어 시장은 의류패션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이었다.

하지만 아웃도어의 황금기는 생각보다 짧았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인기에 경쟁은 심화되고 여기에 불황이 겹치면서 실적은 곤두박질 쳤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아웃도어 시장이 이제는 생존을 건 벼랑끝으로 내몰린 셈이다.

이에 아웃도어업체도 위기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웃도어는 등산’이라는 공식을 과감히 깨고 스포츠웨어로의 변신을 불사하는가 하면 해외시장도 적극적으로 두드리며 새로운 동력 찾기에 안감힘을 쓰고 있다.

영광은 잠깐, 한계 부딪힌 성장

아웃도어 시장이 성장을 멈추고 뒷걸음질 치고 있다.

수년동안 국내 아웃도어 시장 1위 브랜드로 꼽혔던 ‘노스페이스’의 제조사 영원아웃도어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영원아웃도어는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8.5% 감소한 3802억원, 영업이익은 44.1% 급감한 303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영원아웃도어는 실적 급감 주요원인으로 “국내 아웃도어시장 침체 및 경쟁심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노스페이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아직 아웃도어업계 결산이 집계돼지 않았지만 한자릿수 성장은커녕 제자리걸음도 힘겨울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등산복과 평상복의 경계를 허물며 아웃도어 룩이 크게 인기를 얻으며 급성장했던 아웃도어시장이 최근 몇 년사이 다시 급격한 추락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05년 1조 원대 였던 아웃도어 시장규모는 2010년 3조 2500억 원까지 3배 이상 성장했다. 당시 아웃도어 시장에 진입한 브랜드가 순식간에 100여 개에 이를 정도로 팽창했다.

2013년에는 시장 규모는 6조5500억 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전산업에 걸쳐 소비 위축가지 더해지면서 아웃도어 시장도 한계를 맞기 시작, 급격한 하락세를 맞았다.

해마다 25%에서 34%까지 매출 신장을 이어왔던 아웃도어 시장 성장률이 2013년 매출 증가율은 10%대로 떨어진데 이어 2014년에는 9.4%로 곤두박질 쳤다.

블랙야크의 지난 2014년 매출은 5823억원으로 2013년 대비 1.4% 추락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810억원으로 전년대비 26.7% 곤두박질쳤다.

뿐만 아니라 블랙야크 계열사인 마운티아·카리모어 등의 브랜드를 둔 동진레저는 같은 기간 1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영원아웃도어, FnC코오롱, 블랙야크, 네파, K2코리아 등 아웃도어업계 ‘빅5’ 모두 매출이 제자리 걸음인 채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들업체 2014년 매출은 3조2342억 원으로 전년보다 1.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844억 원에 그치며 20.5%나 줄어들었다.

활황을 틈나 너도나도 뛰어들었던 아웃도어사업에서 하나둘씩 손을 떼는 분위기로 이어졌다.

휠라코리아는 지난 9월 아웃도어 사업을 접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3년부터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 한계에 부딪히면서 전문가들도 주요 업체의 향후 실적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생존 위한 선택, 변화

이에 따라 생존을 위한 아웃도어업계의 움직임도 거세게 일고 있다. 우선 정체된 내수 시장을 돌파하기 위해 트렌드 변화를 핵심 전략으로 꺼내들었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소비패턴, 기후 변화, 사회 트렌드 등에 발빠르게 판단해 시장을 공략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를 위해 일단 아웃도어 업계는 ‘아웃도어는 산’이라는 개념을 벗어내고 일상복과 최근 부상하고 있는 운동과 레저를 결합한 애슬레저(Athleisure)룩을 내세우며 아웃도어에서 스포츠웨어 시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블랙야크는 올해 등산 관련 제품 ‘마운틴 라인’ 비중을 지난해보다 10% 줄이고 애슬레저 라인 ‘스포츠블루’ 비중은 지난해보다 5% 늘려 30%로 확대했다.

코오롱스포츠도 최근 스타일리시 시티웨어를 콘셉트로 한 새로운 브랜드 ‘K+(케이플러스)’를 론칭했다.

K2는 테크니컬웨어 라인인 ‘플라이워크’ 라인을 통해 애슬레저룩을 선보일 예정이며 밀레는 시티 아웃도어 캐주얼을 선보이는 ‘RSC 라인’을 전체 물량의 30%에 달하는 수준으로 확대하며 트레이닝웨어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아이더도 최근 애슬레저 라인인 ‘모멘텀’을 선보였다. LF의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도 올해 봄·여름 아웃도어 트렌드 ‘애슬레저(athleisur)’를 강조, ‘애슬래킹룩’ 프레시쉴드(Fresh Shield) 재킷과 리듬워크(Rhythm Walk) 워킹화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스포츠웨어 시장에 문을 두르렸다.

이 같은 변화는 정체기를 맞은 아웃도어 시장과 달리, 스포츠웨어 시장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한국에 진출한 언더아머는 매년 매출이 2배씩 늘고 있다. 데상트를 전개하는 데상트코리아는 2011년 2900억원대였던 매출 규모가 2014년 5900억원대까지 성장했다.

스포츠웨어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기업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스포츠웨어로 변한 아웃도어 브랜드도 생겼다.

지난 2013년 밀레가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브랜드로 론칭한 ‘엠리밋’은 올해부터 스포츠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새 브랜드 슬로건으로 ‘익시드 스포츠(Exceed Sport)를 선정하고 피트니스, 요가, 러닝, 워터스포츠 등 애슬레저 활동을 위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토종 브랜드, 해외 진출 계속

국내 시장에 한계를 느낀 토종 아웃도어업체의 경우 돌파구로 해외시장을 선택하는 사례도 크게 늘고 있다.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스포츠는 지난해 중국 사업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고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지난 2006년 북경에 법인을 설립하며 진출한 코오롱스포츠는 백화점과 몰을 중심으로 매장 수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현재 중국 매장 수는 250개로 국내 매장 수(280개)와 비슷한 수준이다.

매출도 이에 따라 증가하고 있다. 2013년 500억원을 기록했던 중국 매출은 2014년 700억원으로 두자릿수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00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30% 성장했다.

트렉스타 또한 일찍이 수출에 나서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1998년 브랜드 론칭과 동시에 일본, 미국 등에 진출했다. 현재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까지 진출 지역을 늘려 총 4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유럽 아웃도어 전문지인 컴패스에 따르면 트렉스타는 지난 2014년 세계 신발 판매액이 9000만 달러(1085억원)로 전세계 14위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수출 규모는 126억원을 달성했다.

블랙야크도 유럽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유럽 컬렉션이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체코 등 유럽 7개국과 아시아 및 북미 지역에 정식 유통될 계획이다.

네파 또한 지난해 프랑스 샤모니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면서 유럽시장 공략에 나선데 이어 올해 북경과 상행에 매장을 오픈, 중국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네파는 2020년까지 유럽의 주요 거점 도시 및 중국 등 글로벌 비즈니스 전개를 통해 총 500개 매장에서 2000억 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