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임신, 출산 때문에 직장 그만둔 여성 늘어나

[뉴스포스트=최유희 기자] ‘참소주’라는 브랜드로 대구·경북 지역 소주 시장에서 80%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는 주류업체 ‘금복주’가 최근 결혼 한다는 이유로 여직원에게 퇴직을 종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해 대구지역 여성단체연합은 금복주 본사 앞에서 사측을 규탄하는 집회를 벌였으며, 불매운동까지 반발의 움직임은 점점 번지고 있다. 이에 금복주는 의혹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정작 해고하겠다고 압박했던 여직원에게는 사과의 뜻을 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복주, ‘결혼 여직원에 퇴사 압력’…결국 사과

▲ (사진=SBS 뉴스 캡쳐)

금복주는 지난 16일 박홍구 대표이사(부사장) 명의로 발표한 사과문에서 “결혼을 이유로 여직원에게 퇴사를 종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관계기관에서 해당사건을 조사 중에 있다”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그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 앞으로 바람직한 노무관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당사는 여성근로자의 근무여건 등 노무관련 사항을 개선 향상시키는데 노력을 다하겠다”며 “남여고용평등법에 의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범적인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사과문에는 여직원에게 퇴사를 종용한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은 없었으며 사과를 받는 주체도 여직원이 아닌 대구 여성회 및 대구경북여성단체 회원들이다.

이렇듯 정작 피해 여직원에게는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앞서 이 회사 여직원 A씨는 결혼을 앞두고 회사에서 퇴사 압박을 받았다며 지난 1월 대구 서부고용노동지청에 회사 측을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2011년 사무직으로 입사한 A씨는 지난해 10월 직장 상사에게 “두 달 뒤에 결혼한다”고 알렸더니 퇴사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회사 관계자는 “창사부터 50년이 넘도록 생산직이 아닌 사무직에 결혼한 여직원은 없다”면서 “회사 일을 못 해서 나가는 게 아니라 결혼하고 난 뒤 다니는 여직원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관례를 이유로 여직원에게 퇴직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는 회사 측의 퇴사 압력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해 남녀의 성별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도록 한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금복주 김동구 회장 등을 대구지방 서부고용지청에 고소했다.

대구 서부고용노동지청은 “고소 내용을 바탕으로 혐의가 확인되면 금복주 김동구 회장 등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력단절여성들이 직장 그만둔 이유 1위 ‘결혼’

▲ (사진=통계청)

이번 금복주 사태와 같이 결혼, 임신, 출산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여성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상반기 경력단절여성 현황’에 따르면 그해 4월 기준 경력단절여성은 205만 3000명이었다. 경력단절여성은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일자리를 잡지 못한 기혼 여성이다.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는 ‘결혼’이 75만 7000명(36.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육아’가 61만 4000명(29.9%), ‘임신·출산’이 50만 1000명(24.4%), ‘가족돌봄’이 10만 1000명(4.9%), ‘자녀교육’이 8만명(3.9%) 등이었다.

특히 임신·출산 때문에 경력단절여성이 된 경우는 1년 새 6만 5000명(14.9%)이나 급증했다.

육아 때문에 퇴직한 여성은 같은 기간 1만 3000명 줄었지만 전체 경력단절여성 중 비중은 0.6% 포인트 늘었다.

205만 3000명의 경력단절여성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30~39세가 109만명(53.1%)으로 가장 많았으며, 40~49세(61만 1천명, 29.8%), 15~29세(17만 7천명, 8.6%), 50~54세(17만 4천명, 8.5%) 순으로 나타났다.

기혼여성 대비 경력단절여성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난 연령대는 30~39세로 37.5%를 차지하였으며, 50~54세는 8.5%로 가장 낮았다.

비취업여성 대비 경력단절여성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난 연령대도 30~39세로 74.5%를 차지하였으며, 50~54세는 24.8%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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