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천파동 휩싸이며 무소속 출마 ‘러시’

▲ 4.13 총선이 한달도 채 남지않은 가운데 공천파문에 휩싸인 여야 현역 의원들의 무소속 출마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시계방향으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해찬 의원, 안상수 의원, 윤상현 의원, 임태희 의원.
여야 다수 유력 정치인 컷오프 탈출구 활용
윤상현 안상수 이해찬등 무소속 출마 분위기
이해찬, 친노척결 납득불가 무소속 출마굳혀
4.13총선 최대 복병.관전포인트 ‘무소속 세력’


[뉴스포스트=이완재 기자] 정치권이 4.13 총선을 한 달도 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공천파문에 휩싸여 잇단 무소속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여당의 경우 친박과 비박간 공천갈등 파열음이 심화되면서 공천배제를 당한 현역의원들의 불만표출이 노골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주호영, 조해진 의원등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사정은 좀 다르지만 자신의 막말파문으로 논란이 돼 공천배제된 윤상현 의원도 일찌감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야권의 사정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친노 좌장인 이해찬 의원은 친노척결이라는 명분 하에 자신이 희생양이 된 것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세종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여당의 유승민계 의원들은 그러나 현실적으로 박근혜정부의 강력한 비호 아래 대구지역에서 당선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천배제 수용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앞으로 남은 20여일동안 아직도 공천결정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무소속 출마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번 4.13 총선 향방은 무소속 출마자들이 어떤 결과를 낼지가 전체적인 총선 결과의 최대 복병이자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새누리, 유승민계 4인방 전부 탈락…이재오-윤상현도 낙천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의 측근들로 통하는 '유승민계 4인방'이 모조리 공천 탈락했다. 이한구 위원장은 지난 15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7차 공천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김희국(대구 중남구) 류성걸(대구 동갑) 이종훈(경기 성남분당갑)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 등 유승민계 4인방이 모두 공천 탈락했다.
반면 비박계 김상훈(대구 서구) 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은 경선에 부쳐졌다. 김 의원은 윤두현 전 수석과 윤 의원은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경선을 치른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

친박계 핵심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은 김석준, 남호균, 이철우 예비후보와 4파전 경선을 치른다. 이로써 대구 12개 지역구 중 2명의 불출마를 제외한 10곳에서 무려 6명의 현역이 무더기 컷오프 됐다.
전날 발표에선 친박계 서상기 비박계 주호영 권은희 홍지만 의원 등 4명이 컷오프 된 바 있다.
또 옛 친이계 좌장 이재오 의원(서울 은평을)도 전격 탈락했다. 이밖에 진영(서울 용산) 의원과 안상수(인천 중구동구강호옹진) 의원도 동반 탈락했다. 대신 친박계에서는 욕설 녹취록 파문의 주인공 윤상현 의원을 컷오프 시켰다. 김무성 대표의 측근인 김성태 김학용 의원은 공천을 확정지었다. 황우여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갑이 아닌 인천 서구을로 지역을 이동하는 조건으로 겨우 공천 탈락을 모면했다. 서구을은 분구 지역이다.

한편 강남 3구에서는 물갈이가 없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서초갑의 경우 유승민 측근 이혜훈 전 의원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경선을 치르는 것으로 결정났다. 이밖에 서초구을은 현역인 친박 강석훈 의원과 박성중 전 서초구청장,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정옥임 전 의원이 4파전을 치른다. 강남 갑에서는 현역 비박계 심윤조 의원과 이종구 전 의원이 맞붙고, 강남 을에서는 현역인 김종훈 의원과 권문용 전 강남구청장, 원희목 전 의원이 3파전을 치를 예정이다.

‘컷오프’ 이재오 지지자들 “살려내라” 반발

친이계 좌장인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서울 은평을)이 공천 탈락하자 그의 지지들이 16일 집회를 여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 의원의 지지자 등 15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 및 집회를 열고 이 의원의 낙천 결정을 바로잡으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상향식 공천은 온데간데 없고 폭군의 사주를 받은 망나니의 칼춤만 가득하다"며 "이 의원에 대한 낙천 결정이 재심에서 번복되지 않는다면 그 순간 새누리당은 국민들의 분노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몸소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또 "이 의원은 잃어버린 10년을 종식시키고 이 땅에 다시 보수정권의 시대를 연 주역이자 여당의 불모지인 서울 강북에서 5선의 업적을 창조해 낸 새누리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지역주의에 기대어 편안히 정치하던 자들이 감히 누굴 자르겠다고 경고망동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또 "새누리당이 이 의원이 아닌 다른 후보를 은평을에 공천한다면 반드시 우리 은평주민의 손으로 심판하겠다"며 "지금이라도 최고위는 이 의원에 대한 낙천 결정을 바로잡아 국민의 눈높이와 상식에 맞는 상향식 공천을 실천하라"고 덧붙였다

與 탈락자들, ‘연대’보다 무소속 출마 무게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전·현직 의원들이 잇따라 탈당을 선언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탈당 뒤 무소속 출마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여당에서는 현역 가운데 친박계 중진 김태환(경북 구미을) 의원이 탈당했고 17일에는 진영(용산을) 의원이 탈당을 선언한 상태다. 다른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공천탈락에 따른 인사들의 반발은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여당 일각에서는 8년전 공천탈락에 반발해 친박계가 만든 '친박연대'에 버금가는 '비박연대'가 부상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까지 한다. 하지만 당시는 박근혜 의원이라는 뚜렷한 구심점이 있었다는 점에서 현재 상황과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비박연대는 수도권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옛 친이계 인사들이 공천 탈락에 반발,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MB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경기 성남분당을) 전 의원, 한때 친이계 핵심이었던 강승규(서울 마포갑)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옛 친이계 좌장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진영(서울 용산) 의원과 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 의원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유승민계 이종훈(경기 성남분당갑) 의원의 거취도 관심사다. 따라서 이른바 공천탈락을 당한 인사들이 반발, 별도의 정치결사체 형식을 구성해 이번 총선에 조직적 행동을 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을 하나로 묶어 낼 연결고리가 없다는 점이다.
이재오 의원과 임태희 강승규 전 의원은 대표적 친이계 인사들이다. 반면 진영 의원은 원조 친박이다. 이종훈 의원은 유승민계다.  서로 딛고 서 있는 토양 자체가 다른 셈이다. 진영 의원의 경우 이재오 의원과 개인적 친분은 두텁지만 '비박연대'라는 간판을 들고 선거에 나가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종훈 의원은 옛 친이계 인사들과 정치적 지향점 자체가 다른 인사다. 문제는 이들 인사들의 출마가 '연대' 차원이 아닌 어디까지나 '각개전투' 양상이라는 것이다. 일단 현재 대구 지역 유승민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6명의 의원중 4명이 이번 컷오프에 수용하는 모습이다. 또 유승민계 류성걸(동갑) 의원과 주호영(수성을) 의원은 최고위와 공관위를 찾아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따라서 이들의 무소속 출마는 사실상 유승민 의원과 주호영 의원 정도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밖에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검토중인 강길부 의원(울산 울주)과 박대동 의원(북구)도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개별 차원이지 조직적인 연대 차원은 아니다. 친박계 중진 김태환(경북 구미을) 의원은 현역 낙천 의원중에는 처음으로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바 있지만 이 역시 개별 출마다.

‘원조친박’ 진영, 탈당…무소속? 더민주 입당? 고심중

새누리당 공천에서 컷오프 된 원조친박 진영 의원은 17일 "20년간 열정적으로 몸담았던 새누리당을 떠나려고 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오직 국민 편에서 일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 했던 지난날의 저의 선택이 오늘 저에게 이처럼 쓰라린 보복을 안겨주었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원조 친박이자 현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이지만 기초연금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갈등을 빚으며 장관직을 사퇴, 이후 박 대통령이 '눈엣가시'로 여겨왔다. 그는 이번 공천에 대해 "국민 편에서 한 것 같지는 않다"며 쓴소리를 했다.  '재심 요청' 여부에 대해서도 "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진 의원은 "탈당 전 이재오 의원과는 통화했다"며 "제가 탈당하겠다고 아침에 말했다"고 전했다. 단 "탈당한 사람들과 의견 나눈 건 없다"며 "(유승민 의원과도) 연락 안 했다"고 말했다.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을 좀 더 하고 국민들과 상의해 결정을 하면 다시 말하겠다. 결정을 안 해서 오늘 말하기 힘들다"며 즉답을 피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영입설에 대해서는 "뭐라 말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할 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결정하고 말하겠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현재 진 의원은 더민주당 입당설이 유력하게 나돌며 더민주 입당과 무소속 출마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與, 윤상현 지역구 ‘무공천’ 분위기 尹 유리한 상황

새누리당이 '김무성 대표 욕설 파문'으로 컷오프 된 친박 핵심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남구을을 무공천하는 것 아니냐는 설이 나돌며 이미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윤 의원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흐르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7일 현재까지 인천 남구을에 대한 공천 방식을 결정하지 않았다.
친박계와 비박계간 첨예한 대립으로 결론을 내지 못한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 지역구와 새누리당의 '사지'인 광주 북구갑, 광산을 지역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결론이 나지 않은 곳이다.

이처럼 후보등록일을 일주일여 앞둔 상황에서 윤 의원 지역구에 누가 투입될 것인지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자, 당내에서는 윤 의원 지역구를 무공천하는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대해 이한구 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 출근길에 "지금 그런 얘기는 내가 해줄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친박계는 '일단' 이같은 관측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친박 중진 홍문종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의원이 정말 사랑하는 새누리당을 떠날까 그런 생각도 있다"며 "정치인이기 때문에 그런(무소속 출마) 욕심을 부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쉽지 않은 결정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4년전 김성식 정태근 의원이 새누리당의 쇄신을 촉구하며 탈당하자, 두 의원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는 결정을 한 바 있다.

이해찬 “친노척결 상징 의미, 수용못해 무소속 출마 결심”


더불어민주당의 컷오프(공천배제) 결정에 불복해 탈당한 이해찬 의원은 16일 "자신의 탈당은 김종인 대표의 정략적 판단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불의를 수용할 수 없는 만큼 무소속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세종시 도담동 선거사무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은 당을 버리는게 아니라며 무소속으로 출마해 세종시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자리에서 내가 노무현 재단이사장을 맡고 있는 친노세력의 제일 선배라 공천에서 배제함으로써 친노세력 척결의 상징적 의미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지난 19대 총선에서 당이 간곡히 요청해 불모지인 세종시에 출마해 선택을 받았고 시장과 시의회 의원들도 우리당이 배출했는데 아무런 상의나 대안도 없이 정략적 판단으로 배제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춘희 세종시장도 이번 공천결과에 따라 탈당을 고민했으나 만류했다"면서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못하나 같은 마음으로 세종시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새누리당 소속 부산 사상구선거구의 4·13총선 예비후보 장제원 전 의원도 17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장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은 여론조사 결과 압도적 우위를 지켰음에도 이유없이 자신을 탈락시켰다”며 “사상구민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새누리당을 탈당, 민심공천장을 들고 총선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장 전의원은 “정당민주주의를 복원시키고 사상의 자존심을 회복시키겠다”며 “사상구민과 함께 당당하게 승리해 당원동지 여러분의 품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부산시의회 이상갑·오보근 의원과 사상구 새누리당 책임당원 2320명도 장 전 의원을 지지하며 동반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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