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시장 최전선 가맹점주 부진 악순환 거듭"

▲ 지난해 6월 서울 서초구 양재aT센터에서 열린 2015 제34회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이미 포화된 시장에 경기 불황까지 더해지며 프랜차이즈 시장도 부진을 겪고 있다.

아직 대형프랜차이즈와 중소형 프랜차이즈간 표면적인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무너지는 자영업 시장 최전선에 있는 가맹점주의 부진의 악순환이 거듭되면서 시장 전반에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자영업 최전선 프랜차이즈 직격탄

프랜차이즈산업 실태를 살펴볼 수 있는 가장 최근 자료인 2014년 기준으로보면 프랜차이즈산업은 총매출, 총고용 등 양적 규모는 성장했지만, 가맹본부당 평균 매출액 등 경영지표들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월 발표한 ‘2014년 기준 프랜차이즈 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맹본부 총 매출액은 편의점 등 도소매업, 외식업 등의 증가에 힘입어 전체적으로 전년대비 3.7% 증가한 50.1조원을 기록했다.

통계청 2014년 서비스업부문 조사결과 가맹점 총 매출액은 42.9조원이었다. 총 임직원 수도 전년 대비 7.2% 증가한 17만 4천명을 기록했다. 가맹본부 수는 전년 대비 6.1% 증가한 3360개로, 브랜드(영업 표지)도 전년 대비 7.5% 증가한 4199개로 나타났다.

덩치는 커졌지만 수익성은 나빠졌다. 총 실적은 늘었지만 평균치로 보면 가맹본부 매출은 2014년 1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8억원으로 8.1% 떨어졌다.

가맹본부의 총부채와 평균 부채는 전년 대비 각각 22%, 8.0% 늘어난 20조6099억원, 67억원이었다.

포화된 시장 내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맹본부 수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경쟁이 심화됐지만 그만큼 매출이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업종별 가맹점 폐업수는 2014년 기준 외식업이 9995개, 서비스업이 7575개, 도소매업이 2114개로 전반적으로 높은 폐업률을 나타내고 있다.

생명력도 짧아지고 있다. 2013년 프랜차이즈 기업의 존속 년 수는 평균 9.6년으로 나타났으며, 브랜드의 존속 년 수는 기업의 경우보다 짧은 평균 7.8년으로 나타났다.

과당경쟁 구조와 경제위기 장기화로인한 소비 침체 등 악재로 가맹점 수익률이 부진하면서 점포망을 축소하거나 주인이 바뀌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토종 커피전문점 카페베네는 외국계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뀌었고 점포도 지난해에만 30개나 줄었다.

카페베네는 지난해 12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최대주주를 기존의 김선권 회장에서 사모투자사인 K3제5호로 변경하는 등 경영권을 넘겼다. 카페베네는 2012년 2208억원, 2013년 1874억원, 2014년 1463억원 등 최근 몇년새 매출이 하향곡선을 그리는 등 경영난을 겪었다.

다른 커피전문점도 사정은 비슷하다. 엔젤리너스, 이디야, 투썸플레이스 등은 한해 8개~19개로 폐점수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한국에 오래 자리잡았던 외국계 프랜차이즈도 점차 발을 빼는 모습이다. 지난 2월 VIG파트너스는 패스트푸드시장 강자인 한국 버거킹을 2100억원대에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팔았다. 한국 피자헛은 전 직명점을 가맹점으로 전환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2100명을 퇴사시키면서 매각설에 휩싸였다.

이미 포화된 자영업 시장에 이 같은 프랜차이즈 업체의 위기는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등 소비자의 니즈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내부요인도 부정하기 힘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비슷한 컨셉트와 마케팅 전략, 특색없는 매장 구성 등으로 무리한 사업 확장에만 메달린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시장 침체를 부추기고 있다는 진단이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과의 반복되는 ‘갑질 분쟁’도 악재 요인으로 꼽힌다. 이는 가맹사업에 대한 신뢰 뿐 아니라 소비자가 바라보는 기업 이미지에도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기준 프랜차이즈 실태조사 결과 전체 가맹본부 중 30.5%는 가맹점과 갈등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대금 결제 지연으로 인한 갈등이 13.8%로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중심가 위치한 대형쇼핑몰의 카페베네 5호점 (사진=카페베네 제공)

마케팅·수출 등 다변화 모색

이에 프랜차이즈업계도 마케팅 강화 등 위기돌파를 위한 전략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타 업종과의 협력을 마다하지 않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전통적인 가맹모집 방법인 창업설명회나 광고에서 벗어나 홈쇼핑에서 가맹점을 판매하는 전략도 등장했다.

지난 2월 롯데홈쇼핑을 통해 ‘김가네 가맹점 모집’ 방송이 송출됐다. 지난 2014년 세븐일레븐도 롯데홈쇼핑을 통해 편의점 가맹점주를 모집하는 방송을 진행키도 했다.

또 금융권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한 창업자금 대출 지원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창업비용의 저리 대출을 지원하거나 인테리어 등을 창업비용도 낮추며 가맹점 유치를 유도하는 분위기다.

포화된 국내 시장에서 눈을 돌려 해외 시장을 돌파구로 삼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산업부 실태조사 결과 가맹본부의 6.8%는 해외에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75.4%가 중국으로 쏠렸다. 업종별로 보면 한식(24.6%), 치킨(19.3%), 커피(10.5%), 분식김밥(7%) 순이었다.

특히 골목상권 보호정책으로 신규 출점에 제약을 받는 가운데 고령화 및 내수 부진으로 성장 한계에 부딪힌 주요 업체들의 해외진출은 더 확대되고 있다.

파리바게뜨를 운영 중인 SPC그룹은 미국, 중국, 프랑스 등에서 가맹점 사업을 준비 중이다. 특히 프랜차이즈의 본고장인 미국에선 연내 1~2개 가맹점을 열고 2020년까지 매장을 1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밖에 BBQ, 카페베네, 뚜레쥬르, 할리스, 육칠팔, 설빙 등도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최근 사업 부진으로 사모펀드에 경영권을 넘겼던 카페베네는 최근 재도약 발판으로 해외시장 공략을 선택했다.

지난해 출자전환에 따른 재무구조개선으로 재기의 발판을 구축한 카페베네는 최근 말레이시아, 사우디 등 이슬람권은 물론 베트남, 싱가포르 등지에 매장을 연속 오픈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조직적인 움직임도 눈길을 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지난 2월 중국 연변주정부 문화관광국과 ‘K-프랜차이즈 중국 공동진출을 위한 협약서’을 체결, 미국에 이어 중국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앞서 협회는 글로벌 외식 프랜차이즈의 본고장인 미주시장에서 중소프랜차이즈 해외진출센터인 미국 서부지회를 개설한 바 있다.

조동민 협회장은 “우리 경제가 최근 저성장으로 인해 장기 불황이 이어지고 있어 해외진출이 절실하지만 정부의 지원책이 미미해 민간 차원에서 나설 수 밖에 없다”며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 프랜차이즈 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해 우선순위를 정해놓고 적극적인 활로개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프랜차이즈 시장 발전을 위해서 해외진출 뿐 아니라 영세한 산업 구조, 브랜드 난립 등 국내 프랜츠이즈 시장의 건전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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